‘갈등설’ 금감원과 한은, 케이뱅크 제대로 조사할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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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설’ 금감원과 한은, 케이뱅크 제대로 조사할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5.20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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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출연금 중단 갈등 속’ 다음 달 케이뱅크 공동검사… ‘유동성 리스크’ 집중 살필 듯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케이뱅크가 다음 달 7일부터 설립 이래 처음으로 종합검사를 받게 된다. /사진=케이뱅크
케이뱅크가 다음 달 7일부터 설립 이래 처음으로 종합검사를 받게 된다. /사진=케이뱅크

“앞으로도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은 긴밀한 협의를 통해 공동검사를 실시함으로써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지난 18일, 금융감독원 일반은행검사국이 급하게 내놓은 보도자료입니다. <‘금감원-한은, 케이뱅크 공동검사 기싸움 벌인 배경은’ 보도에 대한 참고>. 연합인포맥스는 이날 기사에서 ‘한은이 금감원에 매년 내던 100억원의 출연금을 올해부터 중단한 것을 시작으로 금융감독권을 둘러싼 갈등이 재점화할 조짐’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자 금감원이 진화에 나선 것입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의 갈등설이 불거진 가운데, 금감원이 지난 18일 케이뱅크 공동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자료=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의 갈등설이 불거진 가운데, 금감원이 지난 18일 케이뱅크 공동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자료=금융감독원

20일 금감원과 한은에 따르면, 두 기관은 다음 달 7일부터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에 대한 공동검사에 나섭니다. ‘공동검사’는 금융회사의 업무 전반 및 재산 상황에 대하여 감독기관이 실시하는 종합검사를 함께한다는 네 글자입니다. 이들 기관은 그동안 공동검사 시기 등 세부 실시방안에 대해 협의를 계속해왔습니다.

금감원은 앞서 지난달 27일에도 케이뱅크 정기검사 관련 보도가 나오자 설명자료를 냈습니다. 같은 날 연합인포맥스가 ‘금감원은 다음달 중순께 케이뱅크에 대한 정기검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검사 기간은 과거 종합검사보다 짧은 2주 내외로 계획하고 있다’라고 전하자, “검사 대상은행 및 일정 등은 확정된 바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보도에 신중해달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보도처럼 당초 금감원은 케이뱅크에 대한 정기검사를 이달 중순께 시행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지난달 28일 ‘664억원’이라는 우리은행의 대규모 횡령 사고가 터지면서 금감원의 검사 일정에 변동이 생겼습니다. 우리은행에 대한 수시검사 이후로 미뤄진 것입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자금세탁 방지 체계와 유동성 리스크 등에 대해서만 검사를 받은 바 있습니다. 따라서 경영 전반에 대한 검사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설립 초기 인터넷은행에 대한 종합검사와 은행의 자본과 자산건전성, 수익성을 평가하는 경영실태평가를 3년간 면제했기 때문입니다.

금감원은 지난달 27일 케이뱅크 종합검사 소식이 보도되자 확정된 바 없다며 보도에 신중을 기해달라는 설명자료를 내놨다. /자료=금융감독원
금감원은 지난달 27일 케이뱅크 종합검사 소식이 보도되자 확정된 바 없다며 보도에 신중을 기해달라는 설명자료를 내놨다. /자료=금융감독원

이번 케이뱅크 종합검사는 핵심·취약 부문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케이뱅크의 가장 큰 취약점은 ‘유동성 리스크’ 체계입니다. 지난 2월 금감원으로부터 경영유의 제재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은행은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위기 상황을 분석할 때 다양한 분석 기간을 확보해야 하는데, 케이뱅크는 짧은 기간만을 대상으로 리스크를 분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여기에 유동성 위기 상황 모형과 시나리오에 대한 적합성 검증도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또 은행의 영업전략·특성을 반영한 조기경보 지표를 설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케이뱅크는 가상화폐거래소와 제휴를 맺어 예수금 편중과 변동성이 커 유동성 리스크를 예의주시해야 하는데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금감원과 함께 케이뱅크 공동검사에 나서는 한은 관계자는 “검사 시기는 최근 우리은행 횡령 사고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 일정 등을 반영해 최종적으로 시기를 확정했다”라며 “앞으로도 금감원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공동검사를 실시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라고 말했습니다.

당초 이달 중순 진행될 예정이던 케이뱅크 종합검사는 우리은행 횡령사건으로 다음 달로 미뤄졌다. /사진=뉴스웰DB
당초 이달 중순 진행될 예정이던 케이뱅크 종합검사는 우리은행 횡령사건으로 다음 달로 미뤄졌다. /사진=뉴스웰DB

한편 금감원과 한은의 갈등을 보도한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창용 한은 총재는 케이뱅크 공동검사 요구안을 의결한 뒤에야 검사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은행 횡령 사고로 검사 일정이 미뤄졌다고는 하나, 돋보기 검증이 이뤄질지는 물음표입니다. 후임 금감원장도 정해지지 않은 터라 케이뱅크 검사가 부실하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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