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법 바꾼다는데… 토스뱅크, ‘카드’도 들고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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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법 바꾼다는데… 토스뱅크, ‘카드’도 들고 나올까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1.04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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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신용카드업 겸영 대주주 요건 완화”… 인터넷은행 최초 신용카드 발급 주목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새해 금융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새해 금융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은행 등의 신용카드업 겸영허가시 대주주 요건을 합리적으로 완화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금융위원회가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을 고쳐 ‘신용카드업 겸영 허가 요건’을 완화할 예정인 가운데, 오는 7월 출범 예정인 토스뱅크가 첫 번째 수혜자가 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특히 토스뱅크(가칭)는 경력직 인력을 채용하며 카드 상품 매니저뿐 아니라 승인·발급 및 청구·회수 직종도 뽑고 있어 사실상 토스뱅크를 위한 규제 완화라고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어제(3일) 금융위는 ‘여전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습니다. 개정안에는 은행의 신용카드업 겸영 요건을 완화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현행 여전법 시행령 제6조의 3항에는 ‘은행은 대주주 자기자본이 출자금액의 4배 이상’이어야 신용카드업을 겸영할 수 있습니다. 금융위는 이를 ‘대주주 요건을 합리적으로 완화 적용’하는 방향으로 고친다는 것입니다.

금융위는 앞서 지난달 10일 열린 제5차 디지털금융협의회에서 “은행 등 겸영여신업자가 신용카드업 겸영허가를 신청할 때는 자본시장법과 마찬가지로 완화된 대주주 요건만 적용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은행의 경우 이미 엄격한 재무요건 심사를 거쳐 은행업 허가를 받은 상태인데, 전업 카드사와 마찬가지로 새롭게 요건 심사를 받는 건 과한 규제라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제3의 인터넷은행 출범과 함께 신용카드업 진출을 고민하던 토스뱅크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토스뱅크가 은행업과 함께 신용카드업 인가를 받게 되면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 직접 신용카드를 내놓는 최초의 사례가 됩니다. 현재 케이뱅크는 대주주인 비씨카드, 카카오뱅크는 KB국민카드를 통해 체크카드를 발급하고 있습니다.

토스뱅크는 경력직 인력을 채용하며 신용카드 관련 직종도 함께 뽑고 있다.
토스뱅크는 경력직 인력을 채용하며 신용카드 관련 직종도 함께 뽑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규제 완화가 토스뱅크에 편의를 봐준 것이라면서도 토스뱅크가 카드업에 진출해도 수익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카드사의 수입원은 크게 ▲카드결제 수수료 ▲대출이자로 나뉘는데, 결제수수료 수익은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정책에 따라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카드론 등 대출이자 부문도 카드사의 주요 수입원이지지만 겸영여신업자들은 금리를 높이기 어렵습니다. KB국민카드가 은행으로부터 분사한 것도 은행 안에서는 규제가 전업사보다 세기 때문에 영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반면 농협은 카드업계의 경쟁이 심화하는 데다 카드수수료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져 분사를 하려다 접은 바 있습니다.

여기에 카드업계를 둘러싼 올해 영업환경도 녹록지 않습니다. 7월부터 법정최고금리가 연 24%에서 연 20%로 내리면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연 20%를 초과한 기존 대출 건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이 논의되면서 수익 악화에 기름을 부을 전망입니다. 게다가 이달부터 카드 가맹점 수수료 산정을 위한 ‘원가분석 및 적격비용 산출 작업’이 시작됩니다.

카드사 적격비용 산출 작업은 2012년부터 3년마다 이듬해 변경된 수수료율을 반영합니다. 지난 적격비용 산정은 2018년 5월부터 진행됐는데 올해는 넉 달 가량 앞당겨 시행합니다. 당국은 법인회원에 대한 과도한 이익 제공을 제한하면서 이를 통해 절감된 마케팅 비용이 앞으로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반영될 것으로 내다보는 등 추가 인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토스뱅크는 기존 은행에서 대출 받기 어려운 이들을 대상으로 ‘챌린저뱅크’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1200만명의 신파일러(Thin filer·금융이력 및 신용이 부족한 사람)와 600만명에 달하는 소상공인이 타깃입니다. 누적 가입자 1800만명인 플랫폼 ‘토스’를 기반으로 7월 출범하는 제3의 인터넷은행이 새로운 신용카드를 들고 나올지 지켜볼 일입니다.

오는 7월 출범 예정인 '토스뱅크'는 영업 개시 이후 모든 직원들에게 1억원 가치의 스톡옵션을 부여할 계획이다. 사진은 이승건 토스 대표. /사진=비바리퍼블리카
오는 7월 출범 예정인 '토스뱅크'는 영업 개시 이후 모든 직원들에게 1억원 가치의 스톡옵션을 부여할 계획이다. 사진은 이승건 토스 대표. /사진=비바리퍼블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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