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화재 불안감’ 불씨 커지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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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화재 불안감’ 불씨 커지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4.08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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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ESS에서 ‘불’… 지난해 6월 이후 화재 3건 가운데 2건 제조사가 LG
미국과 호주서 가정용 ESS 잇따라 화재… LG 배터리 장착 자동차에서도
업계 “LG의 배터리 결함 문제는 LG뿐 아니라 K배터리 기술 신뢰성 우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미국과 호주에 이어 국내에서도 잇따라 화재가 발생하면서 품질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 급성장 중인 ESS(에너지 저장장치) 진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8일 충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충남 홍성군 광천읍 태양광 ESS 시설에서 불이 나 4억4000만원의 재산피해를 내고 3시간40분 만에 진화됐습니다. 이 시설에 사용된 ESS는 LG에너지솔루션이 2018년 설치한 조양 태양광 7·8·9호 제품 중 7호로 알려졌습니다. 7호의 설비용량은 497.61kW(킬로와트)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화재 현장에 있는 ESS가 자사 제품은 맞지만 아직 화재 원인으로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ESS 내부에서 불이 시작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화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정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8월부터 1년 9개월간 ESS 설비에서 발생한 화재 23건 중 14건이, 지난해 6월 이후 3건 중 2건의 배터리 제조사가 LG였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ESS 화재를 자체 조사한 결과 자사 배터리셀 문제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지만 이번에 또 다시 화재가 발생하면서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여기에 화재가 발생한 코나EV 리콜로 발생하는 폐배터리를 ESS에 활용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코나EV 화재로 안전에 대한 의문이 가시지 않은 만큼 또 다시 ESS에 대한 안전성에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됩니다.

사진=호주 제품안전관리원(PSA) 홈페이지에 올라온 LG에너지솔루션 가정용 ESS 배터리 리콜 공지.
사진=호주 제품안전관리원(PSA) 홈페이지에 올라온 LG에너지솔루션 가정용 ESS 배터리 리콜 공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화재는 해외에서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호주법인은 2월 25일(현지시간) 호주 제품안전관리원(PSA, Product Safety Australia) 홈페이지를 통해 2017년 3월부터 2018년 9월 사이에 LG에너지솔루션의 특정 생산 라인에서 제조돼 현지 시장에 유통된 479개 배터리셀에 대한 리콜을 명령했다고 공지했습니다.

ESS 가정용 배터리는 주거용 에너지 태양 광 시스템의 일부로 설치돼 소유자가 태양 광 패널에서 에너지를 수집하고 저장할 수 있는 장치입니다. 리콜 대상 모델은 ▲RESU7H 타입 R ▲RESU10 ▲RESU10H 타입 C ▲RESU10H 타입 R ▲EM048063P3S4 ▲EM048126P3S7 등 6종입니다.

호주 제품안전관리원은 “(해당 리콜 제품은) 배터리가 과열돼 불이 붙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해당 리콜 대상 제품은 LG 에너지솔루션 오스트레일리아 Pty Ltd(구 LG 화학 오스트레일리아 Pty Ltd)에서 공급한 제품입니다.

앞서 LG 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가정용 ESS 관련 화재 5건이 발생해 자발적 리콜을 실시한 바 있습니다. 2017년 1월부터 2019년 3월까지 판매된 RESU10H 등 1800개가 리콜 대상에 올랐습니다.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은 원인을 규명 중이고, 무상 교체 전까지 배터리 충전 제한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2019년 미국 애리조나 변전소에 설치된 ESS에서 발생한 화재가 발생했는데요. 미국 애리조나 전력업체 APS는 화재 원인을 배터리 결함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해당 ESS의 배터리는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이 공급했습니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들이 배터리 제조결함으로 잇따라 리콜이 들어가면서 배터리 명가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르노에 이은 폭스바겐 전기차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인데요.

올해 초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홈페이지를 통해 폭스바겐의 전기차 ‘e-UP’과 폭스바겐 자회사인 스코다와 시아트의 전기차 ‘Citigo’와 ‘E-Mii’를 화재 위험이 있는 리콜 대상으로 지목했습니다. 그러면서 ‘손상된 배터리셀이 단락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고 이것이 화재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들 3종 차량의 총 213대가 리콜이 됐습니다.

이들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36.8kWh 용량의 NMC622형 배터리로 밝혀졌습니다.

지난해 4월에는 르노의 전기차 ‘조에(ZOE)’ 112대가 유럽에서 리콜됐습니다. 당시 EU는 ‘배터리 제조 결함에 따른 단락 가능성’과 ‘화재 위험이 높아질 경우 과열에 따른 전장 손상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유럽에서 리콜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탑재 르노와 폭스바겐 전기차는 총 335대에 이릅니다. 리콜 대상국은 독일, 프랑스, 덴마크, 스웨덴 등 11개국에 달합니다. 이들 차량은 모두 배터리를 전량 교체하거나 교체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배터리모듈 제작 과정에서 외관 손상이 발생한 배터리가 납품된 것을 확인해 선제적으로 회수조치를 취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월에는 현대차에서 제작 판매한 코나 전기차와 아이오닉 전기차, 전기보스 일렉시티 등 3개 차종 2만6699대에서 제작결함이 발견돼 리콜이 들어갔습니다. 리콜대상 차량에는 LG에어지솔루션 중국 난징공장에서 2017년 9월~2019년 7월 생산된 배터리가 탑재됐습니다. 국토교통부는 “고전압 배터리 중 일부에서 셀 제조불량으로 인한 내부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 됐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차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장착된 리콜 규모는 국내외 포함 8만1701건에 달합니다.

지난해에는 미국에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주차 중이던 GM의 볼트EV에서 총 3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배터리를 탑재한 미국 전기 픽업트럭 스타트업인 즈타운모터스에서는 시험차종이 도로를 주행하다가 화재를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한편 글로벌 시장에서 ESS 산업이 급성장 중인데요.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은 연평균 2025년까지 연평균 33% 성장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해외 시장 진출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결함 문제는 LG뿐 아니라 K배터리의 기술 신뢰성 문제로 연관될 수 있다”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정확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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