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와 LG화학의 ‘물적분할’… “BTS 없는 빅히트”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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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와 LG화학의 ‘물적분할’… “BTS 없는 빅히트”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9.18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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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연도별 미국 S&P500 시가총액 1위 기업. 사진은 스티브 잡스. /자료=BIANCO RESEARCH, 사진=애플
연도별 미국 S&P500 시가총액 1위 기업. 사진은 스티브 잡스. /자료=BIANCO RESEARCH, 사진=애플

“평생 설탕물을 팔래, 아니면 세상을 바꿀 기회를 잡을래?”

1985년 오늘(9월 18일), 사과가 그려진 컴퓨터회사 창업자가 쫓겨납니다. 2년 전 그가 데려온 ‘콜라’라는 설탕물을 만드는 사장으로부터 해고된 것입니다. 그러나 창업자는 12년의 인고를 딛고 돌아와 위기에 빠진 회사를 구해냅니다. ‘썩은 부분을 도려낸 사과’를 세계 1위로 만든 그의 사업철학입니다. “혁신은 돈이 아니라 어떤 방향으로 가느냐의 문제다”.

LG화학 물적분할 전후 지배구조. /자료=BNK투자증권
LG화학 물적분할 전후 지배구조. /자료=BNK투자증권

‘물적분할’. 어미(母)회사의 특정사업부를 신설회사로 만들고 이에 대한 지분을 100% 소유해 지배권을 행사하는 기업 분할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배터리 부문의 물적분할’이라는 LG화학의 사업방향을 놓고 시장이 등을 돌렸습니다. 어제(17일)만 주가가 6.1%나 떨어졌고, 개인투자자들은 “BTS 없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라며 청와대 청원까지 올리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LG화학은 어제 긴급이사회 이후 배터리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상장하더라도 지분율 70~80%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인적분할’을 원하는 주주들의 반발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차동석 부사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기업공개(IPO)를 바로 추진한다고 해도 1년 정도는 소요된다”라고 밝혔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출범일인 12월 1일 직후 IPO를 추진하더라도 이르면 내년 말에서 2022년 초쯤 상장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차 부사장은 이어 “IPO 관례상 비중은 20∼30% 수준”이라며 “LG화학이 절대적인 지분을 계속 보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배터리 부문의 IPO를 통해 LG화학의 주주가치에도 반영될 것인 만큼 긍정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분할방식을 둘러싼 주주들과 회사 측의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소액주주들의 불만은 물적분할로 신설회사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받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물적분할은 인적분할과 달리 기존 주주들에게 신설법인 지분을 나눠주지 않습니다. LG화학 주주들은 LG화학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을 간접 지배하는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LG화학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LG화학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이 같은 LG화학의 주장에 대해 개인투자자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 43%를 보유한 삼성물산의 주가와 SK바이오팜의 지분 75%를 보유한 SK(주)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것을 예로 들어 “한국 증시에서는 (알짜 자회사를 보유한) 모회사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라며 강력 반박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상장할 때 화학주가가 높아야 흥행에 성공해서 이익 많이 남길 수 있으니 개인들 물량 털고 나가는 것이 싫겠지만 개인들은 쇼에 참여도 못하고 들러리나 서라는 말인데 요즘 개미들 너무 똑똑해서 그리는 안되겠다! 나쁜 ***들아!” “어찌되었건 LG화학의 주가는 빠질 게 확실하네 ㅎㅎ 오늘 주가 오른 것도 외국인과 기관이 많이 매수했던데 ㅎㅎ 여론무마용으로 물타기 매입성격이 강한 듯함... 전기차 샀는데 사고 나서 배터리는 별도로 파니까 따로 사서 하라는 거하고 비슷하네 ㅎㅎ 이런 건 정말 돈도 돈이지만 소액주주는 안중에도 없다는 거 난 그나마 100만원 손해보고 손절했지만 오늘 이후로는 LG관련주는 어떤 것도 손 안댐 ㅎㅎ” “인적분할 안하면 소액주주의 돈을 훔치는 거죠 배터리부분 보고 투자했는데 그것만 빼간다는 게 말이 됩니까”.

“어떤 곱창집 아줌마가 좋은 배터리 판다고 해서 돈을 줬다. 배터리 달라고 하니 사실 서울 사는 우리 아들이 판다고 한다. 우리 아들 것이 다 내거나 같다고 말하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그럼 아들집에 가서 배터리 달라고 하면 되냐고 하니, 돈은 나한테 있어서 안 된다고! 그럼 돈 돌려 달라고 하니 우리 곱창도 열라 좋다고 맛집으로 유명해질 거라고 씨부린다. 곱창이나 먹고 짜지라고.. 이런 사기X.. %#@&**^%%”.

뉴욕타임스 기사.
뉴욕타임스 기사.

1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하던 지난 3월 19일 이후 6개월 동안(이달 17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저점 대비 65.1% 뛴 2406.17까지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77.8%였습니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수 톱10 평균 수익률은 234%를 기록, 개인의 3배에 달했습니다.

“몇몇 기술주에 지나치게 돈이 몰려 비가 내리면 진흙탕에 빠질 수 있다”. 이틀 전(16일) 한 포럼에 참석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의 전망입니다. 1851년 오늘은 미국인들이 ‘그 신문(The TIMES)’이라고 부르는 <뉴욕타임스>가 창간한 날입니다. 그 신문의 지난 3월 23일자 기사처럼 코로나에 굽히지 않는 시장경제를 응원합니다.

“경제 포기하지 않고 바이러스를 막은 것은 대한민국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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