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 두번 바뀌어 ‘천스닥’, 금융위·거래소가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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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 두번 바뀌어 ‘천스닥’, 금융위·거래소가 ‘할 일’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1.2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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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지수, 20년4개월 만에 장중 1000P 돌파… 불법 공매도 적발 강화에도 “못 믿겠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대면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대면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천스닥, 20년 4개월 하고 10일 만이야!”

오늘(26일) 오전 9시 21분, 코스닥지수가 전거래일보다 1.50포인트 오른 1000.80을 기록했습니다. 장중 기준으로 지수가 1000선을 넘은 것은 ‘닷컴버블’이었던 2000년 9월 15일 이후 처음입니다. 코스닥시장은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 비중이 70%를 넘는 곳입니다. 새해 들어 대형주에 몰렸던 투자자들이 소형주로 시야를 넓히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코스닥지수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코스닥지수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미래가 밝은 성장주에 관심이 모이면서 코스닥시장으로의 ‘머니무브’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연기금의 투자 비중 확대와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만 공매도 재개가 점쳐지면서 코스닥의 매력은 더하고 있습니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동안 코스닥을 이끄는 종목들도 시대를 거스를 수 없었습니다. IT·통신주는 지고 제약·바이오·게임주가 뜨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코스닥시장의 시총 상위 10위권의 절반은 모두 바이오·제약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시총 22조3860억원으로 코스닥시장 전체(391조1403억원)의 5.72%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셀트리온 3형제 가운데 하나인 셀트리온제약이 6조5016억원으로 2위에 올랐습니다.

이들을 바이오 기업 에이치엘비(4억8080억원), 분자진단 전문기업 씨젠(4조4965억원), 역시 바이오 기업인 알테오젠(4조1282억원)이 따랐습니다. 코스닥 제약지수만 보면 지난해에만 83.66% 급등했습니다. 바이오·제약주 다음으로 게임 종목인 펄어비스(3조5850억원)와 카카오게임즈(3조5613억원)가 10위권에 올랐습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덕을 봤다는 분석입니다.

코스닥 시총의 이 같은 판도는 20여 년 전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입니다. 2000년 닷컴버블 당시인 12월 말일 기준 시총 상위 톱10을 보면 IT 및 통신 관련 업체가 코스닥시장을 점령했습니다. 1호 IT 서비스 기업인 쌍용정보통신(3380억원)과 전자장비 개발업체 휴맥스홀딩스(2398억원)가 빅2를 이뤘고, 한국정보통신(1648억원)도 6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밖에 통신장비 전문기업 케이엠더블유(1208억원)와 소프트웨어업체 한글과컴퓨터(1186억원)도 8, 9위를 차지했습니다. 정보통신 다음으로는 5위 GS홈쇼핑(1738억원)과 7위 KTH(1297억원) 등 홈쇼핑 업체가 많았습니다. 이들 가운데 유일하게 20년 동안 시총 상위권을 유지한 기업은 CJ ENM이었습니다. 미디어 기업인 CJ ENM은 그동안 주가만 2991.2% 뛰었습니다.

20년 사이 코스닥 시총 순위 변화.(단위 억원) /자료=에프앤가이드
20년 사이 코스닥 시총 순위 변화.(단위 억원) /자료=에프앤가이드

한편 코스닥지수가 20여년 만에 장중 1000포인트를 찍은 날, 금융당국은 최근 주식시장의 변동성 증가 가능성에 주목하며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오늘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증시로의 개인투자자 자금 유입이 늘어나며 주가지수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도 부위원장은 이어 “하지만 글로벌 재정·통화정책의 향방, 코로나19의 진행 상황 등 대내외 요인에 따른 변동성 증가 가능성이 항상 있다”라며 “장기 투자가 가능한 공정하고 매력적인 투자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도 부위원장은 특히 “불법 공매도 등 증권시장 불법·불건전 행위에 대한 적발·감시를 강화하고 주식 장기보유에 대한 세제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여당이 공매도 금지를 연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감독당국의 책임론을 강조한 것입니다. 이에 발맞춰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불법 공매도 적발 시스템을 신속하게 갖추기로 약속했습니다.

손 이사장은 오늘 유튜브 생중계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투자자 수가 크게 증가하고, 우리 시장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높아짐에 따라 투자자 보호와 공정한 시장질서의 중요성이 커졌다”라며 “공매도 사전 점검과 사후 관리를 강화하고 시장 의견을 수렴해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에 맞춰 공매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의심거래 점검 주기를 단축할 예정이며 시장조성자의 의무 위반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시장감시본부에 신규 적발 인력과 조직도 확충했고 새로운 적발기법도 개발 중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함께 “시장조성자에 대한 공매도 호가의 업틱룰 예외를 폐지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26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불법 공매도 적발 시스템을 신속하게 갖추기로 약속했다. /사진=한국거래소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26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불법 공매도 적발 시스템을 신속하게 갖추기로 약속했다. /사진=한국거래소

금융당국과 거래소 수장의 잇단 ‘불법 공매도 감시와 시스템 구축’ 발언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관련 반응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감시도 중요하지만 처벌 강화가 먼저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아울러 세제 지원보다 시장조성자 제도를 폐지하라고 촉구합니다.

“미국처럼 징역 20년 때려” “잡아내기 쉽지 않으니 법이라도 세게 만들어야지” “왜 계속 적발한다고만 하는지? 아예 못하게 시스템을 구축하라니까” “전산구축부터 하라고 이 공매도 앞잡이들아” “집어치우고 대한민국에서는 공매도 폐지해...다른 나라 비교하지 말고.. 다른 나라의 엄벌이 우리나라는 솜방망이만도 못하니 절대 폐지”.

“공매도 거래세 면제, 공매도 수익금 비과세, 공매도 예치금 없이 대차, 공매도 상환 의무기간 없음, 종목당 공매도 총량제 미도입, 공매도 업틱룰에 대해 12가지 예외 조항으로 업틱룰 미준수, 시장조성자 제도로 공매도 금지에도 무제한 공매도, 가벼운 솜방망이 처벌로 정부의 과태료와 제재에 눈도 깜짝하지 않음(불법 공매도 적발시 과태료보다 수익률이 몇십배 더 좋음),선진국은 불법 공매도시 영업정지, 징역형 처벌, 불법공매도인 증권회사 책임자(대표) 처벌, 수익률보다 몇십배 높은 과태료 부과, 상환 의무기간 설정 등 제도적 장치”.

“장기보유 세제혜택 필요 없다. 공매도 하고, 시장조성자 폐지하세요, 특히 시장조성자 폐지” “시끄럽고 주식양도세 폐지하고 상한가 하한가 VI 같은 독소조항이나 없애라. 말장난 하는 거 지긋지긋하다” “공매도 수기로 체크하는 게 너무너무 편해서 절대 전산화할 생각 없다매????ㅋㅋㅋ 안하는 이유가 뻔히 보이는구나” “장기 보유자 세제 혜택? 개뿔이다. 우리나라가 공매 때문에 장기 투자 수익이 없는데 무슨 소린지. 그런 거 필요 없으니 공매도 폐지해주는 게 개인 투자자를 위한 거임”.

/자료=서울연구원
/자료=서울연구원

서울연구원이 지난달 서울지역 표본 12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나아지기 힘든 경제 이슈는 ▲저출산 및 고령화 문제 ▲소득양극화 ▲부동산 경기 ▲가계부채 순이었습니다. 반면 가장 개선 전망이 높은 이슈는 ‘주식시장’이었습니다. 개선 전망에서 ‘실현’으로 나아가기 위한 당국의 노력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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