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 눈치만 보는 금융위, ‘2월 17일’ 결론?
상태바
‘공매도 재개’ 눈치만 보는 금융위, ‘2월 17일’ 결론?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1.20 17: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학개미 불만 폭발, 당정도 ‘추가 연장’ 검토… 다음 달 금융위 회의서 결정할 듯
새해 들어 공매도 관련 청와대 국민 청원은 하루에 한 건 꼴로 올라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마지막 날 청원 게시판에 오른 ‘영원한 공매도 금지를 청원합니다’에는 20일 오전 11시27분 현재 16만818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정부 공식 답변 요건인 20만명 돌파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새해 들어 공매도 관련 청와대 국민 청원은 하루에 한 건 꼴로 올라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마지막 날 청원 게시판에 오른 ‘영원한 공매도 금지를 청원합니다’에는 20일 오전 11시27분 현재 16만818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정부 공식 답변 요건인 20만명 돌파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금 증시에 문제가 단 한개라도 있느냐.”

신축년 새해를 하루 앞둔 지난 달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영원한 공매도 금지를 청원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옵니다. 공매도 폐지 요구와 함께 공매도를 부활하려는 의도가 뭔지 밝혀달라는 것입니다. 해당 청원은 오늘(20일) 오전까지 16만818명이 서명에 참여했습니다. 올해 들어 이 같은 공매도 관련 청원은 모두 17건, 하루 한 건 꼴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7일 자신의 SNS에 ‘국무총리도 무시하는 금융위 관료들, 불공정한 공매도 제도개선 완벽하다고 자신하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7일 자신의 SNS에 ‘국무총리도 무시하는 금융위 관료들, 불공정한 공매도 제도개선 완벽하다고 자신하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금융위는 금융당국의 역할을 망각하고 있다.”

공매도 폐지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은 지난 17일, 박용진 의원은 SNS에 <국무총리도 무시하는 금융위 관료들>이라는 글을 올립니다. 금융위원회가 끼워 맞추기식으로 공매도를 재개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공매도 재개는 기획재정부 차관, 금융감독원장 등 정부 인사들이 모인 금융위 회의 의결로 결정이 내려진다”라며 금융위의 ‘월권행위’를 꾸짖습니다.

‘3월 공매도 재개’가 공식 입장이라던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주일도 안 돼 “재개도, 금지도 미정”이라며 슬그머니 입장을 바꿨습니다. 이에 코스피 3000 시대를 앞당긴 개인투자자들은 ‘대주주 요건 완화’에 이어 또 다시 동학개미가 승리할지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반면 ‘서학개미’는 새해 들어 해외 주식을 3조원 가까이 사들여 국부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8일 올해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다음 달 안으로 공매도 재개 여부와 관련한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자료사진=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8일 올해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다음 달 안으로 공매도 재개 여부와 관련한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자료사진=금융위원회

그제(18일) 은성수 위원장은 “정부가 공매도 재개를 확정했다거나 금지를 연장하기로 했다는 단정적 보도는 시장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라며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11일 밤 기자들에게 보낸 ‘공매도 금지 조치는 3월 15일 종료될 예정’이라는 문자메시지가 공식 입장이라던 지난주와 분위기가 확연히 바뀐 것입니다.

은 위원장이 일주일 만에 모호한 태도로 돌아선 것은 공매도 재개를 거듭 강조한 뒤 여론이 더욱 나빠지면서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게 당국 안팎의 시각입니다. 여기에 지난 14일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나서 “(공매도는) 개인적으로 좋지 않은 제도”라며 은 위원장을 압박한 것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이 이번에도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될지 촉각을 세우고 있는 이유입니다.

시장조성자 제도 개선 방안.
시장조성자 제도 개선 방안.

개인투자자들은 앞서 공매도 금지 추가 연장, 금융투자 양도세 및 대주주 요건 완화 등에 대해 유리한 방향으로 결과를 이끌어낸 바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의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하듯 현재 정부와 여당은 공매도 금지 연장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15일 종료 예정인 공매도 금지 조치의 운명은 다음 달 결판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2월에는 17일 하루만 금융위 정례회의가 열리는데, 이날 금융위원들은 ‘공매도 재개, 부분 재개, 금지 연장’ 등 선택지를 놓고 하나를 고를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위는 위원장, 부위원장, 상임위원 2명, 비상임위원 1명, 당연직 4명(기획재정부 차관, 금융감독원장, 예금보험공사 사장, 한국은행 부총재) 등 총 9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은 위원장은 앞서 지난 18일 새해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공매도 관련 사항은 9명으로 구성된 금융위 회의에서 결정해 왔다. 앞으로도 (금융위 회의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공매도 금지 조치 종료일이) 3월 15일이니까, 예상컨대 2월 중에 (공매도 관련 결정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2월 17일’이 공매도의 운명이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불법 공매도 적발 시스템. /자료=금융위원회
불법 공매도 적발 시스템. /자료=금융위원회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영원한 공매도 금지’ 요구와 함께 금융당국을 성토하고 있습니다.

“영원한 공매도 금지를 청원합니다. 지금 증시를 봐주세요. 공매도가 없다고 증시에 문제가 있나요?” “여러분 증권사에 전화해서 대차서비스 해제 신청하세요. 내 주식을 나도 모르게 외인이나 기관에 빌려줘서 무차입 공매도에 악의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니 꼭 해지하시기 바랍니다. 증권사에서 대여수수료 0.1~5% 얻으려다 내 계좌는 박살 납니다” “국민을 위한다면 국민눈높이에 맞추고 외국인을 위한다면 공매도 허가해라. 세금은 국민이 내고 수익은 외인이 내냐” “공매도뿐만 아니라 시장조성자도 폐지하자!!!”.

“멍청한 기관X들도 무식하다. 공매도 재개라고 몇주 전 금융위에서 발표했다. 보란 듯 기관이 먼저 앞장서서 팔기 시작했다. 그리고 300포인트 가까이 폭락했다. 그렇게 눈앞의 이익에 티가 나게 매도하니 개미들이 들고 일어나지? 멍청하긴 기관의 밥줄인데 공매도 재개연장이나 폐지로 가닥 잡으면 기관 자기네 밥줄 자기네가 자른 격이다” “부패관료들이 문제다.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주가 떨어질 것 같으면 파생으로 해결하면 되잖아. 선물매도 풋매수 콜매도” “주가는 시장이 판단한다. 공매도세력이 판단하는 게 아니다, 거품이면 니네가 사서 팔아라”.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가 새해 들어 3조원 가까이를 사들이고 있다. 특히 이들은 테슬라 등 전기자동차와 관련된 해외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가 새해 들어 3조원 가까이를 사들이고 있다. 특히 이들은 테슬라 등 전기자동차와 관련된 해외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한편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손도 새해 들어 커졌습니다. 오늘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17일까지 25억5397만달러(약 2조8131억원) 규모의 해외 주식을 순매수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억6451만 달러(6216억원)의 4.5배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순매수 금액을 종목별로 보면 1위는 6억6218만달러(약 7296억원)어치를 사들인 테슬라였습니다. 2, 3위는 자율주행 전기차 출시를 알린 애플(4억3799만달러·약 4826억원)과 바이두(1억6878만달러·약 1859억원)였습니다. 서학개미는 새해 들어 ‘전기차’에 올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공매도 재개가 결정 나는 다음 달, 동학개미들은 서쪽으로 투자 진로를 바꿀까요?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