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부결… “사자랑 토끼 사육사랑 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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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부결… “사자랑 토끼 사육사랑 같나”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0.06.30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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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머리 토끼. /자료사진=픽사베이
사자머리 토끼. /자료사진=픽사베이

내년에도 최저임금은 모든 업종에 동일하게 적용될 예정이다. 최저임금위원회 표결 결과 업종별 차등적용 방안이 무산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어제(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3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적용 안건을 표결에 부쳤으나 찬성 11표에 반대 14표(기권 2표)가 나왔다고 밝혔다. 투표에는 위원회를 구성하는 27명 전원이 참여했다.

코로나19 위기로 취약업종에는 차등적용이 필요하다는 경영계 주장에 노동계가 반대를 표하고, 공익위원 중 과반이 노동계를 거든 결과다. 이에 따라 경영계 반발로 인상률 논의에 진통이 예상된다.

사용자위원 간사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앞서 모두발언에서 “최저임금법에는 최저임금을 사업별로 구분해 적용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라면서 “지금까지는 구분 적용할 수 있는 여건, 환경이 되지 않아 공전을 거듭했지만 지금처럼 코로나 사태 한복판에 서 있는 상태에서는 구분 적용할 수 있는 법 취지가 충분히 성립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은 “(차등적용은) 업종 선정 문제와 업종 간 갈등으로 인해 고용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라며 “최저임금은 저임금 노동자 보호제도이지, 고용주 보호제도가 아니다”라고 정면 반박했다.

이 총장은 이어 “지난 2차 회의에서 노사 최초 요구안 제출을 요구 받았다. 오늘 노사가 제출할지는 모르겠지만, 근로자위원들은 법정 최저임금 결정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저임금 노동자를 위한 수준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날은 위원회가 내년 최저임금을 의결해야 하는 최저임금법상 심의 기한이었다.

이에 대해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은 노사 모두발언이 끝난 뒤 “위원회 일정이 이렇게까지 지연돼 개인적으로 큰 책임을 느낀다”라며 “앞으로 분발해서 속도감 있고 내실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올해도 시한을 지키지 못한 위원회는 적어도 고용노동부 장관이 내년도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하는 기일인 8월 5일로부터 2~3주 전(대략 7월15일)까지는 합의를 마쳐야 한다.

2020년 최저임금 고시액. /자료=고용노동부
2020년 최저임금 고시액. /자료=고용노동부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화’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역설적으로 때로 차별이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업무 강도나 중요도가 다른데 다 같은 것이 평등일까요? 경비아저씨들 무인화로 집단 해고되고 마트에서 일하는 여사님들 업주간 협의해서 4명을 3명이 일하게 하고 저 같은 경우 마트에서 작은 코너 운영하다 3년 전 인건비 감당 안 돼서 폐업했습니다. 최저임금이 근로자의 생활을 보다 좋게 한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최저임금이 때론 해고의 사유가 되고 그 부담이 폐업의 사유가 됩니다. 전종별이 똑같을 필요가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1시간에 주유소 세차 10대 하는 직원하고 1대 하는 직원하고 급여가 같으면 되나. 동물원에서 호랑이 사자 사육사 하고 토끼 사육사 하고 급여가 같으면 되나. 요즘 지게차 기사도 최저임금 시대다. 업종별 직종별 다르게 적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부에서 정한 직종은 노임 단가표대로 지급되도록 감독해야 합니다.”

“이 시기에 최저임금 올리면 자영업은 죽으란 소리에요 결국 가족끼리 죽어라 하고 있는 사람들은 다 내보내야 합니다..결과적으로 일반 알바생들은 일자리가 지금보다 더 없을 거예요. 이러나저러나 양쪽 모두에게 마이너스입니다. 제발 최저임금은 이번에 동결해주세요. 참고로 저는 식당하고 저희신랑은 월급쟁이입니다. 월급쟁이 입장에서도 이건 아니라도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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