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증에 부동산 거래… 블록체인과 ‘어린왕자의 꿈’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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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증에 부동산 거래… 블록체인과 ‘어린왕자의 꿈’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6.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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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어린 왕자. /사진=픽사베이
어린 왕자. /사진=픽사베이

“다른 사람이 프로젝트를 인수할 것이다.”

2011년 4월 23일, 한 개발자에게 이메일이 도착합니다. 암호화폐 ‘비트코인’이 마운트콕스라는 거래소에서 1달러를 막 돌파하기 시작할 때입니다. 이메일을 보낸 이는 비트코인 개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 가명을 쓰는 그는 일본에 사는 1975년 4월 5일생 남성이라고 주장하지만 지금까지도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블록체인. /그래픽=픽사베이
블록체인. /그래픽=픽사베이

‘블록체인(Block Chain)’. 데이터를 저장하는 블록을 연결한 모음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이 기술이 쓰인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비트코인입니다. 국토교통부는 오늘(29일) 블록체인 기반의 부동산 거래 플랫폼을 2024년까지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투명하고 빠르게 부동산종합증명서 등을 열람하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계획입니다.

현재 부동산 거래는 물건확인, 계약체결, 대출신청, 등기변경 순으로 진행하며 거래단계마다 공인중개사, 은행, 법무사 등 참여자가 거래에 필요한 서류를 종이형태로 발급받아 확인·제출하는 절차로 이뤄집니다. 따라서 공문서 위·변조 범죄 위험에 노출돼 있고 오프라인 중심 거래로 불편함이 가중됐던 게 사실입니다.

국토부는 앞서 지난 3일부터 이 같은 플랫폼 구축을 위한 정보화전략계획 사업에 착수했습니다. 정보화전략계획을 통해 비대면 부동산 거래 서비스를 도입해 부동산 거래의 안전과 편의를 제고한다는 계획입니다. 아울러 2022년까지 사업 내용의 구체화, 단계별 세부 계획 수립, 세부 예산 등을 산출할 방침입니다.

블록체인 데이터 연계 및 공유방식. /자료=국토교통부
블록체인 데이터 연계 및 공유방식. /자료=국토교통부

남영우 국토부 국토정보정책관은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거래 플랫폼 구축 사업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부동산 정보 보유·활용기관의 적극적인 블록체인 네트워크 참여가 필요하다”라며 “민관협력체계를 기반으로 실효성 있는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4일 부산시와 함께 ‘블록체인 기반 지역 디지털 화폐 도입’을 시범사업으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오는 2022년까지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의 실증특례를 활용해 ‘블록체인 기술 기반 지역 디지털 화폐’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비대면 거래 결제 방식으로 활용하기로 한 것입니다.

한국은행은 내년 중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파일럿테스트(예비시험)를 계획 중이며, 블록체인 기술 활용 여부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한편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시가총액 1위 비트코인은 오늘 오후 12시36분 기준 전거래일보다 0.37%(4만1000원) 내린 1092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사진=픽사베이
비트코인. /사진=픽사베이
비트코인 시세. /자료=업비트
비트코인 시세. /자료=업비트

블록체인을 통한 부동산 거래 플랫폼 구축 소식에 누리꾼들은 중개수수료 폐지와 함께 직거래 시스템 구축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중개수수료나 없어지는 세상이나 만들어라” “바라건대 하루 빨리 탐욕스러운 부동산 중개인들 통하지 않고 부동산 직거래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빨리요...” “부동산 중개 수수료나 낮춰라. 크게 하는 일도 없는데 수수료 넘 비싸고 집값이 비쌀수록 수수료를 많이 받으니 집값에도 영향을 미친다” “부동산 복비가 비싸긴 너무 비쌉니다. 부동산은 돈을 너무 쉽게 벌고 있습니다. 집값이 올랐으니 복비 적용 비율 변경해야 합니다” “집을 공유화시키면 다 해결일 텐데 뭐 어렵게 하냐”.

‘공인 가상화폐 도입’ 소식에는 기대보다 걱정이 앞섭니다.

“가상화폐 세금도 거두자고 법 만들었으니 보호나 사기로 피해 보는 건 일단 모르겠고 어디 장 한번 펼쳐보자 어떤지. 이런 기분이 든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단 1개의 가상화폐만 있으면 되지. 뭔 각국에서 다 가상화폐 중구난방 만들면 현지통화 계좌송금이랑 뭐가 다르냐” “정부에서 막아놓고 지자체에서 코인 발행?” “현금 외에 다 없어질 가짜들” “동백전도 어영부영 어설프게 관리하면서 가상화폐까지?” “ㅋㅋ 딱 보니 가상화폐는 버리고 각국 나라의 디지털화폐 계념으로 만들어서 사용하겠군. 비트코인은 투기와 등락폭이 불안정해서 역시나 버블 ㅋ”.

모바일운전면허 확인서비스 시연 모습. /사진=KT
모바일운전면허 확인서비스 시연 모습. /사진=KT

경찰청과 이동통신 3사는 지난주부터 국내 최초로 블록체인 기반의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를 상용화했습니다. 모바일 면허증은 술과 담배를 살 때 미성년자 확인에도 사용되고 다음 달부터 전국 운전면허 시험장에서도 사용 가능합니다. 아울러 다른 사람의 사진이나 정보로 면허증을 위·변조하려는 시도 또한 효율적으로 차단할 수 있게 됩니다.

‘160개 언어로 1억부 이상 팔려나갔다’. 오늘은 <어린 왕자>를 쓴 생텍쥐페리의 탄생 120주년입니다. 그는 누구보다 하늘을 사랑했고 하늘만큼 어린이의 꿈을 사랑했습니다. 마흔다섯의 마지막 비행에서 하늘로 착륙한 그의 꿈이 궁금합니다. 블록체인 등 인류의 신기술이 구속의 사슬이 아닌 ‘연대의 맞손’이 되길 원했던 건 아니었을까요.

“타인과 협력할 때에야 비로소 위대한 것이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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