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지시’ 김현미 대책은?… “과거를 묻지 마세요”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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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지시’ 김현미 대책은?… “과거를 묻지 마세요”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7.03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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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체코 프라하에 있는 프란츠 카프카(맨오른쪽)의 동상 및 조형물. /사진=픽사베이
체코 프라하에 있는 프란츠 카프카(맨오른쪽)의 동상 및 조형물. /사진=픽사베이

“밥벌이가 필요했다. 쓰기 위해서는.”

법학도 출신 작가는 스물넷의 나이에 보험회사에 취업합니다. 글쓰기라는 실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계가 먼저였습니다. 노동자 상해보험회사에서의 업무는 그의 표현대로 ‘밥벌이(Brotberuf·독일어)’이자 좋은 글감이었습니다. 이러한 불안과 불행의 삶은, 곧 작품 속에 고스란히 투영됩니다. 오늘(7월 3일)은 <변신>을 쓴 프란츠 카프카의 탄생 137주년입니다.

“30대 맞벌이에겐 언감생심.”

지난달 17일 문재인정부의 스물한번째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서 내 집이 없는 젊은 층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자녀 한명으로는 아파트 청약은 꿈도 꾸지 못하는데 전셋값마저 덩달아 올랐기 때문입니다. 한국감정원이 어제 발표한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6% 올라 4주 연속 상승했습니다. 서울의 모든 구가 올랐고 경기 김포는 풍선효과로 0.9%나 뛰었습니다.

/자료=한국감정원
/자료=한국감정원

‘공급확대’. 어떤 재화나 용역을 일정한 가격으로 사려고 하는 욕구, 즉 수요에 맞추기 위해 제공하는 일이나 상품의 양을 늘리는 것을 뜻하는 네 글자입니다.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직접 불러 주택 공급확대 등 추가 부동산대책을 지시한 가운데 국토부가 이행방안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김 장관에게 지시한 방안은 ▲실수요자·생애최초 구입자·전월세 거주 서민에 대한 지원방안 마련 ▲주택 공급물량 확대 ▲집값 불안 시 즉각적인 추가대책 마련 ▲다주택자 등 투기성 주택 보유자 부담 강화 등 네 가지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공급 측면에서 ‘생애최초 특별공급’은 문 대통령이 콕 집어 물량 확대를 지시한 부분입니다.

생애최초 특공은 집을 소유한 적 없는 무주택자가 공공분양 물량의 20% 내에서 우선 배정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민간분양 아파트는 생애최초 특공은 없으나,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전체 물량의 20% 이내를 특공으로 공급합니다. 이런 물량이 늘어나면 청년·신혼부부도 새집을 첫 집으로 얻을 기회가 커집니다.

김현미 장관(가운데). /자료사진=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가운데). /자료사진=국토교통부

이에 따라 청약 기준을 조정하거나 특공 비중을 늘리는 등 청약 문턱을 낮추는 식으로 정책이 펼쳐질 가능성이 큽니다. 생애최초 주택 구입 시 세금 감면과 관련해선 취득세를 줄이는 방안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행 생애최초 주택구입 취득세 감면 적용 기간을 추가 연장하거나 감면율을 높이는 방안, 그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예상됩니다.

이와 함께 강력한 추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지도 주목됩니다. 우선 투기세력 유입 차단을 위해 경기, 김포 등으로의 규제 지역 확대가 유력합니다. 수도권 규제지역 안에서도 집값 상승세가 나타나는 만큼 일부 지역은 수위가 높은 투기과열지구로 상향될 가능성도 나옵니다. 아울러 부산과 충북 등 지방으로 규제 범위를 넓힐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다주택자 및 고가주택 보유자에 대해서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을 높여 공세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무산된 종부세 강화 방안이 재추진 중입니다. 1주택자라도 고가주택·실거주 여부 등에 따라 보유세 부담을 달리 두는 방안도 고려됩니다. 이와 함께 주택임대차보호 3법 개정안도 올해 국회에서 다뤄질 예정입니다.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 실거래가격이 30억원이 넘는다.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 실거래가격이 30억원이 넘는다.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임대사업자 및 다주택자 규제, 대출 완화, 차별 없는 지원혜택’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쑈하지말고 다주택 금지시켜라” “취득세 감면이 아니라 집값을 잡으라구요. 취득세를 모두 면제해줘도 집값이 2~3배 올랐는데...정말 달나라에 계시는 거 맞죠?” “임대주택사업자 세제 혜택이 있는데 다주택자들이 퍽이나 집을 내놓겠다” “다주택자 누진세를 적용해야지요. 소득이 많으니 세금도 많이 내야 합니다. 무주택자는 밤잠도 못자고 불안하게 하루하루 실거래가 조회하며 살고 있습니다”.

“1주택에 한해서 파격혜택을 주되 대출을 풀어야지. 세금은 액수가 적어서 소용없어. 모르지 않잖아” “대출한도를 풀어주는 게 맞을듯 무주택은” “대출규제 좀 풀어라 그게 제일 큰 도움 됨” “취득세 감면이 아니라 담보대출 허용해야지. 최초 구입이라면” “대출을 해줘야 집을사지. 대출은 막아놓고 세금은 깎아준다고??집을사야 취득세도 내지~~”.

“40대 이상은 죽으라는 이야기냐..” “생애 최초 주택구입 무주택자? 청년 신혼부부??또 돈 있는 백수집 애들 공공물량 우선 배정 받고 풍악을 울리겠네~~ 진짜 돈 없어 집없는 서민도 펑펑 울리고~” “신혼부부보다 무주택자 30대40대50대나 더 챙겨라 맨날 이 정권은 신혼부부 위주냐?” “청년 신혼만 챙기지 말고 무주택자들에게 반값 아파트 분양해라”.

2019년 주거실태조사 '점유형태 비율'. /자료=국토교통부
2019년 주거실태조사 '점유형태 비율'. /자료=국토교통부

지난달 1일 국토교통부가 전국 6만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자가점유율은 58.0%를 기록했습니다. 전년보다 2.3%p 늘어 2006년 이후 최고 수준이지만 집이 없는 가구도 42%에 달합니다. 자가점유율은 자신이 소유한 주택에 거주하는 비율로 수도권 자가점유율은 50.0%로 정확히 절반입니다. 2가구 중 1가구는 ‘남의집살이’입니다.

지난해 전체 주택의 점유 형태는 자가 58.0%, 보증금 있는 월세 19.7%, 전세 15.1% 순이었습니다. 2014년 이후 자가는 계속 증가하는 반면, 임차 가구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세에서 자가로 가거나, 월세에서 자가로 가는 주거 상향이동을 하는 가구의 비중(28.6%)이 하향이동(8.2%)하는 가구보다 많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장벽은 무너지고 강물은 풀려, 어둡고 괴로웠던 세월도 흘러, 끝없는 대지 위에 꽃이 피었네’. 한국전쟁이 끝난 지 6년 뒤, 노래 한곡이 같은 이름의 영화와 함께 국민가요로 불립니다. 휴전선 장벽이 무너지고 꽃피는 세상을 꿈꿉니다. 절반 국민의 ‘남의집살이’가 하루빨리 과거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오늘은 작곡가 전오승이 세상을 떠난 지 4주기입니다.

“한 많고 설움 많은 과거를 묻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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