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나 “신의 손”과 ‘주식리딩방·후기조작·김포집값’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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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나 “신의 손”과 ‘주식리딩방·후기조작·김포집값’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6.22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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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축구. /자료사진=픽사베이
축구. /자료사진=픽사베이

“신의 손으로 골을 넣었다.”

1986년 오늘(6월 22일), 멕시코 에스타디오아스테카 경기장. 170cm도 안 되는 공격수가 185cm의 골키퍼와 함께 날아오릅니다. 잠시 뒤 골인을 알리는 심판의 휘슬 소리에 환호와 탄식이 경기장을 메웁니다. 이 골로 잉글랜드는 월드컵 4강 문턱에서 피눈물을 삼킵니다.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는 16년이 지나서야 “신의 손”이란 말은 반칙이었다고 인정합니다.

오늘(6월 22일)은 빌헬름 폰 훔볼트 탄생 253주년이다.
오늘(6월 22일)은 빌헬름 폰 훔볼트 탄생 253주년이다.

“말과 생각은 떼려야 뗄 수 없다.”

사람들은 어떤 언어를, 어떻게 사용하고, 그들의 삶과 생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18세기 말, 이러한 물음을 화두로 새로운 학문이 출발합니다. 신학문은 소리와 모양 등 기존 언어 연구에서 벗어나 융합학문으로 발전합니다. “인간은 말을 먼저 배운 뒤에 생각하는 법을 배운다”. 오늘은 언어학의 창시자 빌헬름 폰 훔볼트 탄생 253주년입니다.

‘감언이설(甘言利說)’. 귀가 솔깃하도록 남의 비위를 맞추거나 이로운 조건을 내세워 꾀는 말을 뜻하는 네 글자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꾐 말’이나 ‘달콤한 말’로 바꿔 쓰기를 권합니다. 최근 SNS에서는 감언이설로 고액의 회원 가입비를 받아 챙기는 ‘주식 리딩방’이 우후죽순 생겨나 개인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됩니다.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

‘리딩방’은 리더 또는 애널리스트 등으로 불리는 자칭 ‘주식투자 전문가’가 실시간으로 특정 종목의 주식을 매매하도록 추천하는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에서의 단체 대화방을 말합니다. 이들 리딩방은 최소 50~200% 수익률 보장 등의 허위·과장 광고로, 투자경험이 부족한 일반인들에게 연간 500만~2000만원의 유료회원 가입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리딩방의 자칭 전문가들은 오픈채팅방을 통해 매일 종목을 추천합니다. 이들은 유튜브에서 ‘다음주 3000% 폭등할 바이오 관련주 긴급공개’ 등의 제목 영상을 통해 유인합니다. 그리고 유튜브 영상에 남긴 휴대폰 번호로 직접 자신의 이름을 문자메시지로 남기도록 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으로 수백명씩 끌어 모읍니다.

금융감독원은 이처럼 주식 리딩방이 성행하자 피해 예방을 위해 ‘주의’ 단계의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투자 손실은 물론이고 환불 지연·거부, 위약금 과다 청구 등의 사건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식 리딩방은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곳이 운영하기 때문에 운영자의 추천대로 주식을 매매했다가 주가조작 등 형사사건에 연루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리딩방 운영자가 1대1 투자상담 등을 통해 개별적으로 특정종목 주식의 매매를 추천하는 행위는 무등록 투자자문 행위에 해당됩니다. 금감원은 불법행위가 의심되는 유사투자자문업 심사를 강화하고 암행점검 등을 실시해 리딩방에서 이뤄지는 각종 불법행위를 적발해 수사기관에 통보하는 등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다할 방침입니다.

상품평이 좋은 후기만 게시판 상단에 노출되도록 한 7개 쇼핑몰 사업자에게 총 3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상품평이 좋은 후기만 게시판 상단에 노출되도록 한 7개 쇼핑몰 사업자에게 총 3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너도나도 ‘사기 주의’를 당부합니다.

“자기 매물 가격 펌핑시켜서 넘기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도 수익 못 내긴 마찬가지. 수백만원 월회비 내고 깡통 찹니다. 전문가만 부자 되는 거니 가입하지 마세요” “전화도 마찬가지... 종목추천 유도하고 막상 들어가면 언제 알려줄지 다른 소리만 주구장창. 전부 다 나쁜 놈들” “로또 사이트랑 똑같음~ 그렇게 본인들이 잘났으면 추천을 왜 하겠냐?? 전재산 몰빵해서 돈 벌겠지~” “안 움직일 때 먼저 사놓고 추천하고 팔아치우고 또 추천비용은 비용대로 받고. 꿩먹고 알먹는 식으로 돈 버는 인간들이다. 눈치껏 빨리 매매할 능력되면 해도 된다. 단타가 안 되면 헛돈 주며 하지마라” “절대 하시면 안돼요. 피눈물 납니다”.

오늘의 ‘베댓’입니다.

“아니 나한테 왜 자꾸 만원으로 천만원벌기 이딴 개소리 문자 보내는 놈 누구냐”.

김포의 한 아파트 단지.
김포의 한 아파트 단지.

공정거래위원회는 어제 부건에프엔씨 등 7개 SNS 기반 쇼핑몰 사업자에게 총 3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습니다. 이들은 상품평이 좋은 후기만 게시판 상단에 노출되도록 하고 불만이 담긴 후기는 밑으로 내렸습니다. 또 전자상거래법상 인정되는 청약철회 기한을 무시하고 사업자가 임의로 교환·환불 기준을 알렸습니다.

6·17 부동산대책으로 ‘풍선효과’를 누리고 있는 집값 상승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입단속에 나서고 있습니다. 김포의 아파트 커뮤니티에는 ‘정말 일부 아파트만 가격이 오른 것이지 나머지는 똑같다’ ‘당시 분양가 회복도 못했다’는 주장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정부가 추가 규제를 검토하자 이를 피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훔볼트의 영향을 받은 인류학자 에드워드 사피어와 벤저민 워프는 1920년대 ‘사피어-워프 가설’을 내놓습니다. ‘사용하는 언어가 생각을 결정한다’. 언어라는 걸음마를 시작하면 배우는 속담이 있습니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거짓말은 어디서 나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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