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한번째 부동산대책… ‘종부세 강화’는요?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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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한번째 부동산대책… ‘종부세 강화’는요?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6.18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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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작은 사진은 1985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프랑코 모딜리아니. /자료사진=픽사베이
작은 사진은 1985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프랑코 모딜리아니. /자료사진=픽사베이

“늙으면 마이너스 저축을 하게 된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보험설계사들이 활용하는 ‘라이프사이클’의 시초라면. 그것도 66년 전에 이론으로 정립했다면. 1985년 노벨 경제학상을 탄 프랑코 모딜리아니의 ‘생애주기 가설’의 핵심입니다. 늙어서 집 한채 남을까 말까 하는 보통사람들의 노후 대비를 경고합니다. 오늘(6월 18일)은 ‘정부의 시장개입’ 지지자인 모딜리아니 탄생 102주년입니다.

폴 매카트니. /자료사진=픽사베이
폴 매카트니. /자료사진=픽사베이

“이 세상 모든 가난을 과거로 만들자.”

2005년 7월 2일, 세계 순회 콘서트의 막이 오릅니다. 나흘 뒤 열리는 G8(서방선진 8개국) 정상회담에 맞춰 빈곤 해결을 촉구하는 기획입니다. ‘We are the world’로 세상을 감동시킨 20년 전 라이브 에이드의 시즌2입니다. “It was twenty years ago today~”. 전설의 비틀스 멤버였던 가수의 오픈곡이 울려퍼집니다. 오늘은 폴 매카트니 탄생 78주년입니다.

‘전세대출’. 전세 보증금을 담보로 하여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일을 뜻하는 네 글자입니다. 어제 문재인정부가 스물한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시중은행 창구에 문의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갭투자’를 막기 위해 전세자금 대출 규정을 강화하면서 이와 관련한 고객들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가운데)이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가운데)이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이번 6.17 부동산대책에는 수도권 규제 지역 확대, 대출 규제 강화와 함께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것) 방지 등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와 은행연합회, 시중은행은 대출창구의 혼선을 막기 위해 새 대책에 따른 실무지침을 만들기 위한 Q&A 작성에 나섰습니다.

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가 어제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 방안’에 따르면 주택대출을 받는 것이 더욱 까다로워졌습니다. 무주택자가 규제지역에 집을 사고 담보대출을 받으려면 6개월 안에 해당 집으로 전입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9억원 초과 주택을 구입할 때에만 1년(조정대상지역 2년) 안에 전입해야 했습니다.

앞으로 바로 들어가서 살 집이 아니면 사실상 신규대출을 해주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보금자리론도 3개월 내 전입 및 1년 이상 실거주 유지 의무를 처음으로 부과했습니다. 아울러 전세대출 기준도 강화했습니다. 앞선 12·16 대책에서는 전세 대출을 받은 뒤 9억원이 넘는 주택을 사거나 2주택 이상을 보유할 경우에만 대출금을 회수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 기준을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3억원이 넘는 아파트로 범위를 확대했습니다. 이 지역 내 3억원 초과 주택을 구매하면 전세대출보증이 제한돼 대출을 사실상 받기 힘들어진 것입니다. 따라서 전세대출을 받은 뒤 3억원이 넘는 주택을 사면 기존에 받았던 전세대출금은 바로 회수됩니다. 갭투자를 막기 위한 조치인 것입니다.

은행권은 이번 대책을 통해 전세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새로운 규제 적용시점 등에 대한 질문과 기존 전세대출을 받아 만기가 돌아오는 경우 갱신에 대한 문의가 많다”라며 “연초부터 가파르게 증가했던 전세대출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6.17 부동산대책 주요 내용. /자료=국토교통부
6.17 부동산대책 주요 내용. /자료=국토교통부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갭투자를 질타하며 빚을 내야 집을 사는 세상을 한탄합니다.

“갭투자가 내집 마련이냐?” “빚내서 집 사는 것이 당연한 세상이 됐다. 세상이 미쳤다. 이 빚의 시대가 머지않아 끝나길 바란다” “갭투자자들을 핀셋 정책으로 잡을 생각은 않고 제일 크게 피해 볼 건 1가구 1주택 집 옮기는 서민들일 듯” “대출 받아야만 집 살 수 있는 구조를 이 참에 끊어버립니다. 성실히 5~10년 정도 저축하면 구입할 수 있어야지 맞는 거죠. 언제부터 억이 우습고, 대출이 당연한 일이 됐는지 참...빚내서 평생 노예로 살기 싫으면 가진 자들이 쳐놓은 덫에 걸리면 안됩니다”.

이번 대책에서 빠진 ‘보유세 강화’를 촉구합니다.

“1가구 3주택이상 금지, 보유세강화 이 패를 안 쓰는 이유가 뭐냐? 왜 계속 빙빙 돌리냐?” “아까 뉴스쇼 국토부 관계자 다주택 보유세 얘기가 가장 많은데 어떻게 할 거냐니까 말 못하고 얼버무리다 딴 얘기해” “주택수에 따라 보유세를 올리고 양도세는 좀 낮추면 부동산 투기는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텐데~ 정책 펴는 것들이 다주택자들이다 보니 정책이 오히려 편법으로 투기만 극성하게 함 ~ 문정부는 진짜 집값을 잡고 싶긴 한 건가??” “다주택자 대책 좀 제대로 만들어라~~ㅠ”.

집없는 서민에게는 대출창구를 열어달라는 주문도 나옵니다.

“무주택자에게는 대출을 무조건 해주거라. 집 있는 놈들이 투자로 대출받아 또 사는 것이 문제이지” “LTV 70→50%로 조정되더라.. 서민은 집사면 안되냐?? 나참 더러워서” “전세 대출도 무주택자에게만 주고 주택이 있는 사람에게는 1원도 절대 대출할 수 없도록 하거라. 처음부터 했었어야 하는데 이제야 시작하네”.

/사진=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사진=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2017년 “청렴사회 구현”, 2018년 “우리의 삶을 밝힌다”, 2019년 “혁신으로 어려움 극복”, 2020년 “희망의 대한민국 열어간다”. 오늘은 1962년 정부 부처인 건설부 창립일에 맞춰 해마다 기념하는 ‘건설의날’입니다. 매년 건설인들이 다짐하는 이날의 슬로건을 볼 때마다 ‘공염불’이라는 낱말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요.

‘이곳에는 기계가 모조리 자취를 감추었는데, 기계가 진화해 인류를 위협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모든 기계의 씨를 말린 것이다’. 에레혼(Erewhon),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nowhere’를 거꾸로 쓴 풍자소설입니다. 148년 전 영국 사회도 ‘유토피아’가 그리웠나 봅니다. 오늘은 <에레혼>의 작가 새뮤얼 버틀러가 세상을 떠난 지 118주기입니다.

“Erewhon은 no-where가 아닌 now-here”. 버틀러가 바랐던 ‘here’가 대한민국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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