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경제] 출퇴근하다 코로나19 걸리면 ‘산업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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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출퇴근하다 코로나19 걸리면 ‘산업재해’?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2.2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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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여러분, 세상에서 가장 긴 영어 단어는 몇자일까요? 무려 45자입니다.”

처음에는 갸웃거리던 까만 교복의 까까머리들 입에서 이내 “우와!”라는 탄성이 쏟아집니다. ‘Pneumonoultramicroscopicsilicovolcanoconiosis’. ‘진폐증’이란 단어로 폐에 분진이 깊숙이 들러붙어 염증과 섬유화가 일어난 상태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는 ‘pneumoconiosis’로 표기합니다.

산업혁명 이후 공업화가 빨라지면서 산업재해가 급속도로 증가합니다. 석탄을 캐는 광부의 직업에 의한 폐 관련 질병은 고대에도 있었으나, 산업재해로 정착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유럽에서입니다. 굴뚝청소부의 폐암, 그릇 만드는 장인들의 규폐증(진폐증의 하나로 규토가루를 마셔서 걸리는 폐의 질환) 등이 당시에 밝혀진 산업재해입니다.

‘산업재해(産業災害)’. 노동과정에서 작업환경 또는 작업행동 등 업무상의 사유로 발생하는 노동자의 신체·정신적 피해를 말하며 노동재해라고도 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공장을 멈추거나 영업장 셔터를 내리는 사업장이 속출하면서 고용노동부 상담센터에는 각종 문의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코로나19로 인한 휴업 기간 중 임금(휴업수당)은 받을 수 있는지,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가 격리에 들어가면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지 등등. 이처럼 각종 노동법과 규정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직장인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출퇴근과 관련한 것입니다.

만약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산업재해가 인정될까요? 여기에 대한 답은 개별 사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입니다. 2018년 개정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은 사고가 아니라 질병으로 분류돼 출퇴근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고용부의 해석입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반면 법조계에서는 산재에 해당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최종연 변호사는 “통상 출퇴근 재해의 해당 여부는 교통수단의 사업주 지배관리 여부, 통상적인 경로·방법의 일탈 여부만 문제가 된다”라며 “코로나19 감염도 출퇴근 재해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출퇴근길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출근금지’ 등 직장인들을 위한 대책마련을 요구합니다.

“제발 코로나 이렇게 심각한데 출근금지 좀 해주세요. 학생만 사람인가요? 회사 갔다가 집 들어오면 얼마나 찝찝한데 지옥철 지나고 와서 코로나 걸려 있을까봐 무섭다고요,, 제발 직장인들 위해 방안 좀 마련하세요. 요번주나 다음주 점점 확진자 늘어날 텐데 일주일정도 출근 금지시키세요. 더 퍼지기 전에” “출퇴근에 코로나 걸린 것은 어떻게 증명해야 하나요? 그럼 저 같은 경우 집-대중교통-회사만 왔다갔다하는 걸 사진 동영상 녹화하고, 제출을 어디에 해야 하나요. 말만 하지 말고 답을 주세요!!!!!! 방법을 알려주세요. 일본이 코로나 감염자한테 택시타고 집 가라는 거와 똑같네요” “출근 금지해줘 무서워 ㅠㅠㅠㅠㅠㅠㅠ” “출퇴근 입증??? 안주겠다는 말이네”.

/자료=고용노동부
/자료=고용노동부

고용부가 지난해 발표한 ‘산업재해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산재사고 사망자는 971명입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 485명, 제조업 217명, 서비스업 154명 등입니다. 이 통계에는 빠진 한정애 의원실 입수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18~24세 청년 중 오토바이 배달로 사망한 사람은 모두 32명입니다. 청년 산재 사망사고 으뜸이 ‘배달’인 것입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음식 배달 주문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온라인 주문을 통한 각종 생필품 배송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산재사고 없는 세상’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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