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쿠팡은 일본기업?… 투자자 국적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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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쿠팡은 일본기업?… 투자자 국적 보니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2.24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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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그룹 최윤 ‘한국 국적’ vs 쿠팡의 소프트뱅크 손정의 ‘일본 국적’
각 사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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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과 쿠팡은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타깃이 되면서 곤욕을 치렀던 대표적인 기업이죠. 일본 자본이 투입됐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었는데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OK저축은행은 한국인 자본이며, 쿠팡은 일본인 자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들 기업의 최대 투자자를 보면 OK저축은행은 OK금융그룹(구 아프로서비스그룹)의 최윤 회장, 쿠팡은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입니다.

최윤 회장은 1963년 일본 나고야 태생이고, 손정의 회장은 1957년 일본 시가현 도스 출생으로, 모두 재일교포 3세죠.

하지만 이 둘의 국적은 서로 다릅니다. 최윤 회장은 ‘한국 국적’인 반면 손정의 회장은 ‘일본 국적’입니다. 최윤 회장은 일본의 한국인에 대한 차별 속에서도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은 한국인으로, 한국 여권을 사석에서 공개하며 한국인임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반면 손정의 회장은 어렸을 적 일본 사회 속에서 이방인에 대한 차별과 불이익으로 인해 고통을 받다 1990년 재일교포 한국 국적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손정의 회장은 어릴 적에 ‘야스모토 마사요시’(安本正義)라는 일본식 이름으로 불렸지만 현재는 ‘손정의’라는 한국 이름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OK는 ‘Original Korean’(진짜 한국인) 약자… 뿌리도 한국

최윤 OK금융그룹 회장.
최윤 OK금융그룹 회장.

최윤 회장은 일본 나고야에서 한식당 ‘신라관’을 운영하며 성공한 이후 자신의 모국인 한국에서 일하고 싶다는 의지로 한국에서 소비자금융업을 시작합니다. 그것이 러시앤캐시죠. 이후 대부업의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를 키워 아프로서비스그룹을 일군 후 지난해 그룹 창립 20주년을 맞아 그룹명을 아예 OK금융그룹으로 변경합니다. 최윤 회장이 지분 대부분(98%)을 가지고 있습니다.

‘OK’는 2014년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예주저축은행과 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하고 OK저축은행으로 선보인 명칭입니다. OK는 ‘Original Korean’의 약자로, ‘진짜 대한민국 저축은행’이라는 의미, 즉 ‘토종 한국기업’이라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최윤 회장의 한국사랑이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최 회장은 2002년 ‘OK배정장학재단’을 출연해 매년 중학생·고등학생·대학생·대학원생을 각각 선발해 장학금을 지원하는 가하면 국위선양을 위해 땀 흘리는 스포츠 국가대표팀 후원에도 적극적입니다.

지난해 8월에는 일본 오사카 소재 학교법인 금강학원 제 2대 신임 이사장으로 취임했는데, 금강학교는 재일동포 1세들이 차세대들에게 한국문화 및 민족교육을 전파한다는 취지로 1946년 설립한 해외 한국학교입니다. 한일 양국에서 정규학교로 인정받은 한국학교는 금강학교와 건국학교 2개뿐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열악한 교육환경으로 학생들이 모국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여건이 녹록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죠.

이에 최윤 회장은 “금강학교가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는 ‘코리안인터내셔널스쿨’로 발전할 수 있도록 열과 성의를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OK저축은행은 한국 국적이름의 유래부터 한국을 뿌리로 한 토종기업이라고 업계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日 사회 차별에 한국 국적 포기… “뿌리 자존심 ‘손정의’ 이름 고집”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손정의 회장은 할아버지가 대구출신인 재일 한국인 3세였지만 1990년 일본 국적을 취득하면서 한국 국적을 포기한 일본인입니다. 한국 국적을 포기한 이유는 일본 사회에서 차별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죠. 하지만 손 회장은 뿌리에 대한 마지막 자존심으로 ‘손정의’라는 이름을 고집하며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손정의 회장이 쿠팡에 투자한 회사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인데요. 비전펀드는 손정의 회장(소프트뱅크)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세계 최대 규모인 1000억달러로 조성하기 위해 만든 펀드입니다. 소프트뱅크가 280억달러를 투자했고,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이 주주로, 사무실은 영국 런던에 있습니다. 투자자 중 소프트뱅크만이 100% 자본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채권투자로, 자본투자자로는 소프트뱅크가 최대주주입니다.

쿠팡은 이런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18년에 20억달러(2조3000억원)를 투자받은 데 이어 지난해에는 미국법인 쿠팡LCC가 투자하는 방식으로 5000억원을 추가로 받았죠.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쿠팡LCC지분 4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쿠팡LCC는 한국 쿠팡의 모기업이죠. 즉, 손정의 회장→소프트뱅크 비전펀드→미국법인 쿠팡LCC를 통해 한국 쿠팡을 지배하는 구조인 것이죠.

이 때문에 쿠팡은 일본자본으로 이뤄졌다며 불매운동 리스트에 올랐죠. 여기에 김범석 대표이사의 국적도 미국으로 알려지면서 외국 자본으로 구성된 기업이라는 인식이 커 불매 목소리에 불을 지폈습니다.

쿠팡 측은 “삼성전자와 네이버의 외국인 지분율도 60%에 가깝다. 외국계 지분율이 높다고 외국계 회사라고 할 수는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일본기업이라는 꼬리표는 떼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한편 위키백과에 국적을 표기하는 항목에 OK저축은행은 국가에 ‘태극기’가, 본사 소재지는 ‘서울’로 표기돼 있는 반면 쿠팡은 사용언어가 ‘한국어’라고만 있을 뿐 국가 항목은 표기가 없습니다.

사진=위키백과.
사진=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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