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준의 세상물정] ‘코로나’ 멈추는 날, 중국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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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준의 세상물정] ‘코로나’ 멈추는 날, 중국인에게
  • 김범준 성균관대 교수
  • 승인 2020.02.10 09: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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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맨왼쪽)이 지난달 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우한 폐렴 관련 안내문을 여행객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맨왼쪽)이 지난달 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우한 폐렴 관련 안내문을 여행객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의 확산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개나 고양이, 말과 소 등의 가축은 인간과 오랜 세월을 함께했다. 이들 동물이 가진 세균과 바이러스에 인간은 이미 상당히 잘 적응해 충분한 면역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야생의 동물이 가진 바이러스가 어떤 경로로든 인간에게 전염되는 경우는 다르다.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은 사람의 면역체계는 방금 맞닥뜨린 새로운 전염병에 속수무책일 때가 많다. 많은 이가 병에 걸리고, 일부는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2015년 중동 호흡기 증후군(메르스) 전염병의 확산이 큰 문제가 된 적이 있다. 메르스나 사스나, 그리고 이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나, 초기 단계의 전염병 확산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패턴이 있다. 감염자의 수가 지수함수를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급격히 늘어난다. 초기의 빠른 확진자수의 증가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공포에 가까운 두려움을 느끼고는 한다.

예를 들어, 첫날 1명의 환자가 이튿날에는 2명이 되고, 사흘, 나흘째에 4명, 8명으로 하루에 두 배씩 늘어나는 전염병이 있다고 하자. 이러한 기하급수적인 환자수의 증가가 한 달 동안 지속되면 첫날 1명이었던 환자는 한 달 뒤에는 2를 30번 곱한 숫자가 된다. 무려 10억 명에 해당하는 숫자다. 33일이 되면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인간이 이 병에 걸리고, 34일이 되면, 지구 밖의 사람도 병에 걸린다. 잠깐, 뭐라고? 이상한 결과다. 지구 밖에는 사람이 없다. 무언가 잘못된 계산이다.

곱셈만 알면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위 계산의 결과는 결코 현실에 적용될 수 없다. 말도 안 되는 계산이기 때문이다. 모든 전염병의 감염률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줄어들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하루에 1명을 감염시킨 질병도 시간이 지나면 이틀에 1명꼴, 사흘에 1명꼴의 식으로 감염률이 점점 줄어들게 된다.

전염병에 걸린 사람의 수는 지수함수를 따라 급격히 증가하는 초기 형태에서 벗어나 S자의 형태를 따라 최종 누적 환자수로 완만히 수렴한다. 확산 초기의 급격한 환자수의 증가를 보면서 일찌감치 너무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기하급수적인 환자수의 증가는 결국 멈추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오해는 마시라. 우리가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가 결코 아니다. 철저한 방역은 기하급수적인 환자수의 증가가 멈추는 시점을 크게 앞당겨서 최종 환자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정부의 철저한 방역 노력, 의료진의 환자 격리치료, 손 자주 씻기 등, 함께하는 모두의 노력이 모여야 확산을 막을 수 있다.

2020년 2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이 바로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다. 중국 밖의 확진자는 아직 그리 많지 않고, 대부분의 확진자와 사망자는 중국에서 발생했다. 우한시를 비롯한 여러 지역을 봉쇄하는 등의 강경책을 시행한 것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대규모로 전파되는 것을 막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최근 중국이 보여준 과감한 조치가 무척 고맙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처음 발병했다는 이유로,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중국에서 온 확진자로 인한 전파가 이루어졌다는 등의 이유로 중국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분들은 제발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우한시 한 곳의 인구만도 1000만이 넘는다. 봉쇄당한 곳이 우리나라 서울이라면 그 안에 살고 있는 나는 어떤 마음일지,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독자도 생각해보라. 지구 위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하나로 연결된 지금의 세상에서, 중국에서 벌어진 일은 우리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지구 한 곳에서 발생한 전염병은 우리 모두의 문제다. 중국의 노력이 없었다면 이번 바이러스의 전파 규모는 현재의 수준보다 수십, 수백 배가 될 수도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가 결국 멈추는 날, 필자는 큰 고통을 견뎌준 수많은 중국인에게 깊은 감사와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당신들 덕분에 우리가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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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후 2020-02-24 17:01:45
중국이 노력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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