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지주 산하의 금융회사 브랜드는 ‘아이엠’(IM)이다. 아이엠은 이매진 모어(Imagine More)의 약자로 DGB가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금융’으로 거듭나는 상상이라는 뜻으로 알려진다. 황병우 DG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했다. DGB금융그룹은 지난해 5월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 후 같은 해 6월 은행명을 변경하며 아이엠 브랜드를 의욕적으로 론칭했다. 그러나 DGB금융그룹의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황병우의 상상은 그저 상상에 그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DGB금융그룹이 지난달 발표한 2024년 경영 실적은 그룹의 투자자나 이해관계자가 보기에 걱정이 앞서기 충분했다. DGB금융그룹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지배주주 지분)은 전년도와 비교해 무려 43%나 감소한 2208억원이다. 지방 거점 금융지주 라이벌인 BNK가 25.5% 증가한 8027억, JB금융지주가 15.6% 증가한 6775억원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DGB금융지주의 성적은 상당한 열세를 기록했다는 평가다.
이처럼 황병우 회장을 곤란한 지경에 빠뜨린 곳은 바로 iM증권이다. DGB금융지주는 경영실적 발표에서 iM증권의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이 경영실적 부진의 원인임을 명확히 밝혔다. iM증권은 지난해 2951억원의 충당금을 추가했다. 같은 해 선임된 성무용 iM증권 사장은 독특하게 부동산학 석사 학위를 가지고 있다.
그는 지난해 3월 황병우 회장 취임 당시 iM증권 전신인 하이투자증권에 사장으로 취임했다. 성 사장은 원래 대구은행에 입행했다가 2017년 부행장직으로 물러났으며 6년 이상 쉬었다. 그런 그가 증권업 경력이 없었음에도 뜻밖에 하이투자증권 사장에 오른 것은 부동산 PF 부실 수습을 위해 DGB금융 출신 인사 가운데 부동산 전문가라고 그룹에서 평가해 발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 경영 실적을 보건대 성 사장의 부동산 석사 학력도 부동산 PF 부실 수습에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 상황이다.
iM증권이 지난해 1632억원의 적자를 기록함에 따라 새로운 회계연도를 맞이하는 성무용 사장의 어깨에 큰 부담이 지워졌음이 틀림없다. iM증권이 올해 적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면 그룹은 그에게 큰 책임을 물을 것이다. 조직 생리란 어려울 때는 책임 물을 사람을 찾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성무용 사장은 2014, 2017, 2018년 세 차례나 DGB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도전했으나, 연달아 고배를 마신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번이 성무용 사장에게 삼전사기의 기회이겠으나, 부동산 시장 여건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현실이다. 어쩌면 증권업 경력이 전혀 없는 성무용 사장이 등장한 것은 부동산 PF 충당금을 책임지게 할 ‘희생양 삼을 그룹 차원의 인사전략이 아닌가?’라는 의구심도 필자는 든다.
대구은행 입사 기준 황병우 회장보다 5년이나 후배인 성무용 사장이 DGB금융그룹에서 은행장 등 후속 승진을 이어가는 것도 황 회장의 조직 관리에 부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증권업은 높은 변동성으로 CEO의 위험 관리 능력이 아주 중대한 금융업종이다. 여러 가지 정황에 미뤄 iM증권 미래가 순탄해 보이지 않는 것은 기우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