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로 쪼개는’ 카카오, 15일 이후 주가는?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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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로 쪼개는’ 카카오, 15일 이후 주가는?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4.09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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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다음-카카오, 26일 중대발표 예고.”

2014년 5월 25일,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모락모락 피어나던 ‘합병설’이 실체를 드러냅니다. 딴 지붕 두 회사가 이사회를 열어 한 지붕 아래 살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합병이 이뤄지면 기업가치는 4조원으로 불어날 전망입니다. 당시 다음의 시가총액은 1조590억, 카카오는 2조3500억원 이상입니다. 7년 전 네이버에 맞선 ‘IT 공룡’ 탄생기입니다.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왼쪽)와 이석우 카카오 대표가 2014년 5월 26일 서울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합병을 발표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왼쪽)와 이석우 카카오 대표가 2014년 5월 26일 서울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합병을 발표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액면분할’, 주식의 액면가액을 일정한 분할비율로 나눔으로써 주식수를 늘리는 것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예를 들어 액면가액 1만원짜리 1주를 둘로 나누어 5000원짜리 2주로 만드는 경우입니다. 보통 주가가 너무 많이 올라 유동성이 낮아졌을 때 실시합니다. 액면분할을 하면 주식 가격은 내려가고 주식 수는 많아져 거래가 활성화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카카오(035720)가 액면분할을 앞두고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거래일보다 1.82% 오른 55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음과 통합 발표 직전인 2014년 5월 25일 2조3500억원 조금 넘던 시가총액이 49조5291억원까지 불어난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카카오 상승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오는 15일 보통주 1주를 5주로 나누는 액면분할을 실시합니다. 오는 12일부터 사흘 간 거래가 정지되고, 다음 날 분할된 주식에 대한 거래가 재개되는 것입니다. 이날부터는 카카오 1주의 주가가 9일 종가인 55만8000원의 5분의 1인 11만1600원부터 거래가 시작됩니다. 이에 따라 액면분할 이후 카카오 주가에 투자자의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액면분할을 실시한 129개 종목들은 거래 재개 이후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떨어진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30거래일 이후 주가가 내린 경우가 83회로 주가가 오른 경우(46회)보다 많았습니다. 60거래일 이후에도 주가가 하락한 경우는 80회로, 분할 직후 첫날 종가와 같거나 상승한 경우(49회)보다 많았습니다.

카카오 주가 추이. 다음과 합병 발표 전날인 2014년 5월 25일 2조3500억원 조금 넘던 시가총액은 이달 9일 기준 5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사진=카카오나우
카카오 주가 추이. 다음과 합병 발표 전날인 2014년 5월 25일 2조3500억원 조금 넘던 시가총액은 이달 9일 기준 5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사진=카카오나우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다만 “실적이 좋고 호재가 있는 기업이라면 액면분할 이후 개인 투자자들이 좀 더 쉽게 주식을 살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주가가 더 상승할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카카오도 이 같은 경우에 해당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1분기 실적과 함께 다양한 호재가 맞물려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카카오 주가 상승의 가장 큰 견인차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상장 소식입니다. 카카오가 23.1%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두나무가 최근 뉴욕 증시 상장 추진을 위해 크레디트스위스,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증권사와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1분기 카카오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3.9% 늘어난 1조2493억원으로 추정합니다. 영업이익은 80.4% 증가한 1591억원을 예상합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가 보유한 두나무의 지분 가치와 자회사 클레이튼에 대한 기업 가치가 상승했다”라며 카카오의 목표 주가를 60만원에서 68만원으로 13.3% 올렸습니다.

김창권 미래에셋 연구위원도 “가상화폐 열풍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면 올해 지분법 이익으로만 1000억원 이상 기여할 전망”이라며 “코인베이스의 나스닥 상장 이후 두나무 지분 가치 재평가도 기대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여기에 카카오재팬이 운영하는 일본 웹툰·웹소설 플랫폼 ‘픽코마’가 1분기 매출 증가율 톱3 앱으로 꼽힌 것도 호재가 될 전망입니다.

이민아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 매출액 1조2600억, 영업이익 1608억원으로 영업익 컨센서스 1560억원을 소폭 상회할 전망”이라며 “카카오페이지와 픽코마 등 유료 서비스 매출 성장과 전년에 이어 양호한 매출 성장이 지속되면서 카카오의 신고가 경신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액면분할을 하면 주식 가격은 내려가고 주식 수는 많아져 비싸서 사기 힘들었던 주식을 쉽게 살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액면분할을 하면 주식 가격은 내려가고 주식 수는 많아져 비싸서 사기 힘들었던 주식을 쉽게 살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카카오 주가 전망에 대해 갑론을박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주식 보유 여부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지나친 주식 열풍에 대한 경계도 잊지 않습니다.

“액분하고 40만원 가즈아~” “액면분할하고 확 떨어지면 공포가 찾아오지” “14만 주주입니다. 목표 140만” “뉴스 나오는 거 보니 매도타이밍” “미안하지만 자료 찾아보면 액분하고 살짝 내려간다. 그리고 다시 상승한다. 잊지 마라” “삼성전자도 롯데칠성도 액분하고 바닥을 박박 기었는데 무슨 헛소리” “추세적으로 봤을 때 액면분할하고 잠깐 떨어지니까 그때 사면 됨” “다시 안 올 고점. 튀어라” “승승장구하는 카카오” “액분하고 개미에 물량 넘기며 가격 누를 듯”.

“알아서 사라 투자는 전적으로 개인책임이지. 지나봐야 안다” “이런 뉴스는 투기 조장이지 물리면 배상해줘라” “먼저 사세요. 나는 개미들 거르고 살 테니...절대 언론 말 믿지 마셈” “다 버는 거 같아도 나만 못 번다. 그게 주식이다” “주식 어렵다~~” “요즘 주식하는 애들 생각 없다. 최소한 재무재표 뭘 하는 회사인지 어떤 미래를 그리는지 차트도 어느 정도 볼 줄 알아야지 공부 1도 안하고 걍 하던데 투기하냐?” “어서들 수익 내서 대출 갚고 맘 편하게 주식하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펄어비스가 주식 액면분할을 위해 오는 13일부터 사흘 간 매매거래를 정지한다. 사진은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 /사진=펄어비스
펄어비스가 주식 액면분할을 위해 오는 13일부터 사흘 간 매매거래를 정지한다. 사진은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 /사진=펄어비스

한편 펄어비스(263750)도 주식 액면분할을 위해 오는 13일부터 사흘 간 매매거래를 정지합니다. 앞서 펄어비스는 지난 30일 주주총회에서 보통주 1주를 5주로 나누는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액면가액은 500원에서 100원으로 변경되며, 발행주식 총수는 1318만9850주에서 6594만9250주가 됩니다. 펄어비스는 이에 대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함”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가계가 끌어다 쓴 돈이 173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자료=한국은행
지난해 가계가 끌어다 쓴 돈이 173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어제(8일) 발표한 <2020년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가 끌어다 쓴 돈이 173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가계가 주식투자에 굴린 돈 역시 지금까지 가장 많은 83조5000억원에 달했습니다. 코로나가 온 세상을 덮칠 때, 가계의 부채도 돈으로 바꿔 갚을 수 있는 자산의 2.21배로 눈덩이가 된 것입니다.

“빚보다 전염성이 강한 콜레라, 황열, 천연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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