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억클럽’ 이뤄줄 퇴직연금 운용사를 찾습니다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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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억클럽’ 이뤄줄 퇴직연금 운용사를 찾습니다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4.0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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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문제는 임직원에서 임원만 늘어난다는 것.”

지난 1일, 한 기업분석 연구소가 1700여 기업의 임직원 1인당 연간 급여를 발표하자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펼쳐집니다.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임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은 기업은 모두 68개사였습니다. 전년도의 52곳에서 30%가 늘어난 것입니다. 자신의 연봉과 비교해 만우절 거짓말 같은 소식에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애써 눈길을 돌립니다.

한국CXO연구소와 각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1700여 기업 가운데 임직원 평균 연봉 1억원 이상인 기업이 68곳으로 집계됐다. /자료=한국CXO연구소
한국CXO연구소와 각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1700여 기업 가운데 임직원 평균 연봉 1억원 이상인 기업이 68곳으로 집계됐다. /자료=한국CXO연구소

‘일억클럽’. 미등기 임원과 일반 직원을 합친 임직원의 1인당 연간 급여가 1억원을 넘는 기업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지난해 일억클럽에 가입한 기업이 68개사로 나타난 가운데, 인터넷 전문은행의 임직원 평균 보수가 8000만원 수준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연봉이 처음 공개된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는 지난해 5억64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일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공시한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카카오뱅크의 임직원 평균 보수는 7900만, 케이뱅크는 8000만원이었습니다. 평균 보수는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전체 임직원에게 지급한 연간 보수총액을 연말 기준 임직원 수로 나눈 값입니다.

최근 3년간 임직원 평균 보수를 보면 카카오뱅크는 2018년 6600만, 2019년 7100만, 2020년 7900만원으로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반면 케이뱅크는 2018년 7200만, 2019년 8200만원으로 오르다가 지난해 8000만원으로 내려갔습니다. 다만 인터넷은행의 경우 연중 경력 입사자들이 많은 편인데 이 경우 ‘연환산 금액’이 아닌 ‘실지급액’이 반영되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처음으로 연봉을 공개한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는 지난해 3억5600만원의 급여와 2억800만원의 성과급을 합쳐 5억64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사진=카카오뱅크
처음으로 연봉을 공개한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는 지난해 3억5600만원의 급여와 2억800만원의 성과급을 합쳐 5억64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사진=카카오뱅크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사업보고서를 통해 처음으로 연봉을 공개한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는 지난해 3억5600만원의 급여와 2억800만원의 성과급을 합쳐 5억6400만원의 연봉을 받았습니다. 윤 대표의 연봉에 포함된 성과급은 2019년도 평가 기준에 따라 지난해 1분기 지급된 것으로, 2017년과 2018년도의 이연성과급이 포함됐습니다.

이는 카카오뱅크 임직원의 평균 보수 7900만원의 6.4배이지만, 시중은행장과 견주면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지난해 4대 시중은행장의 급여와 상여를 합친 연봉을 보면 허인 KB국민은행장이 18억5900만원,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11억3000만원, 지성규 전 하나은행장이 10억2200만원,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5억5300만원이었습니다.

특히 시중은행 가운데 카카오뱅크와 여·수신 규모가 비슷한 한국씨티은행의 유명순 은행장은 지난해 11억3400만원을 받았습니다. 카카오뱅크 윤 대표보다 2배나 많은 금액입니다. 반면 지난해 3월 취임해 지난 1월 그만둔 이문환 전 케이뱅크 은행장의 경우, 공시 기준인 5억원 미만이어서 연봉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직원들보다 배 불리는 최고 경영인의 임금인상 이중 잣대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 대표 치고는 적은 거 아닌가. 현대자동차 정의선 대표는 임직원들 임금 동결 시켜놓고 본인은 연봉 15프로 인상시켰드만” “빈익빈 부익부....국민은행 18억이라.....아무리 다들 대표라도 직원들과 이렇게 차이가 나야 하는 건지” “연봉은 5억인데 스톡옵션이 수백억임” “전부 사회에 기부하면 멋질 것 같습니다”.

퇴직연금 연도별 적립금 및 수익률 추이. /자료=고용노동부
퇴직연금 연도별 적립금 및 수익률 추이. /자료=고용노동부

한편 직장인들의 노후자금인 퇴직연금이 해마다 불어나고 있지만 연간 수익률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날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255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4조3000억원(15.5%) 늘었습니다. 2016년 이후 5년째 10%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퇴직연금 유형별로는 확정급여(DB)형 적립금이 153조9000억원(전체의 60.2%)이었습니다. DB형은 근로자가 신경 쓰지 않아도 회사가 책임지고 퇴직 시점의 평균 임금과 근속 연수에 따라 퇴직연금 지급액을 확정하는 유형입니다. 반면 근로자가 일일이 퇴직연금을 어떻게 굴릴 것인지 지시하는 확정기여(DC)형에는 67조2000억원(26.3%)이 쌓였습니다.

연말정산 세액공제 등을 위해 개인이 추가로 가입하는 개인형 퇴직연금(IRP)에는 34조4000억원(13.5%)이 적립됐습니다. 퇴직연금의 지난해 평균 수익률은 전년보다 0.33%포인트 오른 2.58%였습니다. 1년짜리 은행 정기예금 이자보다는 낫지만 지난해 코스피가 30% 넘게 오른 것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부진한 수익률입니다.

특히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의 수익률(9.7%)과 비교하면 매우 저조한 수준입니다. 퇴직금 적립금의 대부분(228조1000억원)이 예·적금이나 저축성 보험 같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쏠려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사전 지정 운용 제도(디폴트 옵션)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디폴트 옵션은 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돈을 어떻게 굴려야 하는지 지시하지 않아도 금융회사가 알아서 돈을 굴려주는 제도입니다. 다만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손실 위험도 그만큼 커집니다. 안호영·김병욱 의원은 지난 1, 2월 디폴트 옵션을 도입하는 내용의 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일억클럽이 꿈만 같은 직장인들의 노후자금 불려줄 곳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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