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인수권 잘못 산 ‘주린이’… “이러니 리딩방 안 망하지”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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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인수권 잘못 산 ‘주린이’… “이러니 리딩방 안 망하지”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4.0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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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OO기업 주식인 줄 알고 샀는데 신주인수권이라니….”

‘주린이’(주식과 어린이를 묶은 낱말로 주식투자 초보자) A씨는 200만원 넘는 돈을 날렸습니다. 대박을 꿈꾸며 매수했던 500주가 신주인수권이었습니다. 청약일까지 뭉개고 앉았다 손실을 본 것입니다.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은 A씨는 다음과 같은 답변을 받았습니다. “인수권과 관련된 권리와 일정을 알림 문자 등으로 안내했기에 증권사 직원의 책임을 묻기 어렵다”.

‘금융투자’ 분야에 대한 금융민원이 지난해 7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금융투자’ 분야에 대한 금융민원이 지난해 7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금융민원’. 금융 소비자가 금융기관 및 회사를 상대로 원하는 바를 요구하는 일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금융투자’ 분야에 대한 금융민원이 지난해 7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경제활동이 활발한 30대 소비자의 민원이 가장 많았습니다. 업종별로는 씨티은행·KB국민카드·KDB생명보험·MG손해보험·동원제일저축은행·대신증권이 으뜸으로 나타났습니다.

금감원이 어제(7일) 내놓은 <2020년도 금융민원 및 금융상담 동향>을 보면, 금융민원은 모두 9만334건으로 전년(8만2209건)보다 9.9% 늘었습니다. 이 가운데 분쟁민원은 35.6%(3만2130건)로 1년 사이에 8.5% 증가했습니다. 권역별로는 보험분야가 전체의 59.0%(5만3294건)로 가장 많았습니다. 세부적으로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이 각각 2만1170, 3만2124건이었습니다.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보험분야 다음으로는 ▲비은행 18.9%(1만7113건) ▲은행 13.5%(1만2237건) ▲금융투자 8.5%(7690건) 등이었습니다. 하지만 민원 증가율을 보면 금융투자 부문이 74.5%로 가장 많이 늘었습니다. 이 가운데 증권회사 민원이 4849건으로 63.1%를 차지했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사모펀드나 파생상품과 관련한 민원 증가가 주된 원인이었습니다.

은행에 대한 민원도 1년 만에 20.6% 늘었습니다. 민원 유형별로는 여신(37.7%)과 예·적금(11.7%) 비중이 높았고, 방카슈랑스·펀드(7.8%)와 인터넷·폰뱅킹(6.9%) 관련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금감원은 “증권사와 은행에서 설계하고 판매하는 상품이 다양하고 복잡해져 관련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라며 “고령층의 불완전판매 민원이 크게 증가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인구 10만명당 연간 민원건수는 평균 143.7건이었습니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313.2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40대(220.2건), 50대(166.7건), 20대(160.3건), 60대 이상(77.1건) 순이었습니다. 특히 경제활동이 왕성한 30대는 은행과 비은행, 보험, 금융투자 등 모든 권역에서 민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민원 처리기간. /자료=금융감독원
금융민원 처리기간. /자료=금융감독원

금융권 업종별로는 고객 10만명당 환산한 민원건수를 기준으로 은행업권에서는 씨티은행이 10.7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KEB하나(7.5건), 신한(6.7건), 우리(6.3건), KB국민은행(5.8건) 순이었습니다. 이밖에 다른 업종에서는 KB국민카드(9.9건), KDB생명보험(145.5건), MG손해보험(43.1건), 동원제일저축은행(5.7건), 대신증권(9.7건)의 민원이 가장 많았습니다.

금융민원 처리현황을 보면, 처리건수는 모두 8만5649건으로 전년(5920건)보다 7.4% 증가했습니다. 처리기간은 평균 29.0일로 민원 신청 후 한 달가량 걸렸습니다. 이는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 사태와 사모펀드 대규모 분쟁민원 발생으로 전년보다 4.2일 길어진 것입니다. 반면 민원 수용률은 36.8%였습니다. 5건 가운데 2건 정도만 받아들여졌다는 얘기입니다.

금융회사별 민원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금융회사별 민원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금감원 관계자는 “라임 등 환매중단 펀드는 손해가 확정되지 않아 분쟁조정절차 진행에 어려움이 있어 처리기간이 크게 늘어났지만 사후정산방식의 분쟁조정을 통해 처리기간을 단축시켜 나가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급증하는 금융민원만큼 무턱대고 뛰어드는 투자 열풍을 걱정합니다. 은행별 품평회와 함께 당국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습니다.

“아니 최소한의 지식정도는 공부하고 투자하든가 증권사가 그런 거까지 알려줘야 되냐?” “아니 신주인수권으로 민원 넣는 건 좀... 안타깝지만 본인 과실 맞는데.. 걍 주식 처음이고 이름 같은 주식 가격 싸서 샀다가 낭패 본 케이스 아님??” “집 샀다가 집 값 떨어지면 중개사한테 왜 떨어지냐고 따지겠네” “햄버거 살 때도 무슨 맛인지 제대로 알아보고 주문하는 놈들이; 주식 주문할 때도 자기가 잘 알아보고 사야지; 직원이 일일이 무슨 맛이고 무슨 알레르기 성분이 있고 몇칼로린지 다 알려줘야 하냐?” “이러하니 리딩방이 안 망하지”.

“은행을 가봐도 OO △△은 일하는 게 다르고 □□같은 경우는 무슨 동네 백수나 알바생들이 일하는 느낌임. 감정 팍팍 드러냄” “부실 사모펀드 수십개를 팔았으니 당연함. □□은행은 은행이 아니라 부실펀드 제조공장! <SBS뉴스> 하나은행 사모펀드 부실운용, 환매중단” “금융마파아 국민들 피 빨아 먹는데도 모르쇠 하는 정부 금감원 금융위 문제지. 제발 공정한 사회 만들어라”.

헝가리 태생의 주식의 신인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가치투자와 장기투자를 철학으로 삼은 인물이다. /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헝가리 태생의 주식의 신인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가치투자와 장기투자를 철학으로 삼은 인물이다. /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부다페스트에서 피아니스트를 꿈꿨던 유대인 아들은 1924년 열여덟의 나이로 파리를 찾습니다. 아버지의 권유로 주식을 사고파는 일을 하게 된 것입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엄청난 부를 거머쥐었던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주식 입문기’입니다. 아흔셋에 시장을 떠나면서도 베스트셀러를 썼던 ‘주식의 신’이 남긴 말입니다.

“좋은 주식을 사라. 그리고 수면제를 먹어라. 10년 뒤 깨어나면 부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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