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CEO 연임 기상도] NH 정영채 ‘공성신퇴’, 하이투자 홍원식 ‘좌불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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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CEO 연임 기상도] NH 정영채 ‘공성신퇴’, 하이투자 홍원식 ‘좌불안석’
  • 최석영 탐사기획에디터
  • 승인 2024.03.0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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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오익근, 교보 박봉권 대표 연임 확정… 한양 임재택도 4연임 가능성
DB금융투자 곽봉석 ‘맑음’, SK 김신 대표는 먹거리 발굴 위해 일선 퇴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 박봉권 교보증권 대표,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 전우종·김신 SK증권 대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 박봉권 교보증권 대표,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 전우종·김신 SK증권 대표.

이번 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8명의 증권사 CEO 가운데 아직 연임을 확정 짓지 못한 대표들의 거취가 주목된다. 특히 마이너스 실적을 냈거나 징계 리스크를 안고 있는 CEO들은 처분만 기다리며 좌불안석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CEO 임기 만료가 예정된 회사는 NH투자와 대신, 교보, 하이투자, DB금융투자, SK, 한양증권 등이다. 이들 가운데 최근 대신증권과 교보증권의 오익근·박봉권 대표는 연임안이 각사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돼 일단 연임에 성공한 듯 보인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는 최근까지 연임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본인이 퇴진 의사를 밝혔다. 정 대표는 차기 대표 잠정 후보군에 포함됐지만, 이번 주총을 끝으로 물러나겠다며 사실상 연임을 포기했다. 정 대표는 지난 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주주총회까지 역할을 하고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2005년 투자은행(IB) 대표로 출발해 최고경영자(CEO)까지 20년 가까운 세월을 보냈는데, 제대로 한 것이 있는지 많은 반성을 한다”라면서 “우리 회사도 한 단계 더 도약할 때”라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9.2% 증가한 7258억원을 거뒀고, 당기순이익도 83.4% 증가한 5564억원을 기록했다. 

연임에 가장 어두운 전망이 나오는 CEO는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다. 부동산 관련 리스크에 발목 잡히면서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해 연임이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 지난해 별도 기준 하이투자증권은 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도 2억원으로 전년(615억원) 대비 99.5% 줄었다. 더군다나 홍 대표는 지난해 ‘꺾기영업 논란’으로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회사 내 부동산 PF 임직원들의 내부통제 미흡 문제도 지적받았다. 모회사인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이 앞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 대신 용퇴를 결정한 것도 악재다.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의 연임은 결정됐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리스크를 비롯해 고금리 등 비우호적인 환경 속에서도 연결 기준 영업이익 1840억원,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8.7% 증가한 1563억원을 달성했다. 대신증권은 10호 종합금융투자사 진입을 추진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IB(투자은행) 기틀을 마련한 오 대표의 공로를 인정한 셈이다.

SK증권은 각자대표중 한 명인 김신 대표가 경영일선에서 손을 뗀다. 지난 2014년부터 SK증권 사령탑을 맡아온 김신 대표는 이날 외형적으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모양새지만, 사실상 SK증권의 신 먹거리 창출을 위한 신사업 구상에 몰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증권은 6일 오후 이사회에서 현재 각자 대표인 전우종 대표와 정준호 CRO을 신임 각자대표로 선임, 새로운 투톱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밖에 부동산 PF 사태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실적방어에 성공한 박봉권 교보증권 대표는 지난달 20일 열린 이사회에서 연임이 결정됐다. 오는 26일 교보증권은 정기주주총회에서 박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또 2018년에 취임해 3연임에 성공하며 6년간 한양증권을 이끌고 있는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도 4연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에도 자기매매(PI) 부문 운용 실적 개선 등을 이뤄내며 전년 동기 대비 46.25% 증가한 3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 전직 임원의 배임 논란과 전 부서장의 100억원 규모의 사기 행위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취임해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이뤄낸 덕에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도 연임 가능성이 크다. DB금융투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전년(238억원) 대비 74.47% 늘어난 415억원의 영업이익과 전년(107억원)에 비해 185.53% 증가한 30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 CEO들 대부분은 부동산 PF 부실 등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호실적을 거두며 실적방어에 성공했다”라면서 “내부통제 부실과 징계 리스크가 연임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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