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산 치킨값 올린’ bhc 불똥? 투썸·버거킹 “나, 떨고 있니” [이슈&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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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산 치킨값 올린’ bhc 불똥? 투썸·버거킹 “나, 떨고 있니” [이슈&웰스]
  • 최석영 기자
  • 승인 2024.02.2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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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산 반값 닭 쓰면서 치킨값은 되레 인상… 소비자단체 불매 움직임까지
공정위 “사모펀드가 경영권 장악하며 고수익 중심 운영”… 고강도 조사 예고
투썸플레이스·버거킹·맘스터치 등 사모펀드가 소유한 프랜차이즈들 불똥 우려
bhc 매장 모습. /사진=bhc
bhc 매장 모습. /사진=bhc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간식을 꼽으라면 단연 치킨이다. 휴일 집에서 아점(아침 겸 점심)을 해결할 때나 TV를 보면서 간편하게 식사를 할 때도 치킨 배달을 시킨다. 국가대표팀 간의 A매치 축구 경기나 프로야구 빅경기를 시청할 때는 치맥과 함께하는 게 ‘국룰’이다.

최근 이렇게 온 국민이 사랑하는 치킨을 두고 농간을 부린 프랜차이즈 업체 bhc가 지탄을 받고 있다. 순살치킨의 메뉴 닭고기를 국내산에서 브라질산으로 슬그머니 바꾸면서도 가격을 올려서다.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분위기다. 

치킨 가격은 소비자들에게 초미의 관심사다. 때문에 교촌이나 BBQ등 대표적인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가격을 인상할 때 시장의 눈치를 많이 본다. 그럼에도 수년동안 1000원, 2000원씩 올린 탓에 이제 치킨값은 마리당 2만원을 훌쩍 넘었고, 고급 메뉴의 경우 3만원짜리도 흔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원료인 생닭 가격이 슈퍼마켓 기준으로 보통 7000~8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꽤 비싼 셈이다. 그런데 bhc가 국내산의 절반 가격인 브리질산 닭으로 메뉴를 제조해 놓고 가격까지 올렸다니 소비자들이 단단하게 화가 난 것.

논란이 커지자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나서 bhc를 응징할 태세다. 치킨값 논란에 농림축산식품부가 아닌 공정위까지 나서는 이유는 뭘까.

공정위는 사모펀드(PEF)가 치킨과 햄버거, 커피 등 외식 프랜차이즈 본부의 경영권을 장악하면서 과도한 소비자가격 인상이 자행되고 있다고 본다.

실제 bhc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대주주다. MBK파트너스는 2018년부터 투자를 시작해 현재 45%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해 11월에는 bhc 지주회사 이사회를 열어 박현종 대표이사를 해임했다. 그 자리는 차영수 MBK파트너스 운영 파트너가 꿰찼다.

MBK파트너스가 투자한 이후 bhc는 주요 메뉴 가격을 25~35%까지 올렸다는 것이 공정위 판단이다. bhc는 가격 인상 때마다 원자재가격과 인건비, 임대료 상승 등으로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bhc의 매출은 연평균 16.9%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30.1%로 다른 브랜드와 다른 업종에 비해 유난히 높다”라면서 “2018년 대비 2022년의 매출원가율 상승률은 약 5.7%인 반면 순이익률은 약 31.8%나 높아졌다”라고 지적했다. bhc의 주장인 ‘원가 부담으로 인한 가격 인상’이란 논리는 타당치 않다는 비판이다.

bhc의 치킨 매출은 2018년 2376억원에서 2020년 4004억원, 2022년 5075억원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07억원에서 1299억원, 2022년에는 1418억원으로 2.3배가 됐다.

bhc는 이렇게 높은 수익에도 소비자 가격을 올리면서 오히려 재료는 국내산 닭고기에서 값싼 브라질산 닭고기로 바꾼 것이다. 이에 대해 소비자단체는 ‘소비자 기만행위’라며 불매운동까지 거론하고 있다.

bhc 논란은 투썸플레이스와 버거킹, 맘스터치 등 사모펀드가 운영하고 있는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로 불똥이 튀고 있다.

2021년 11월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에 매각된 투썸플레이스는 갑질 논란으로 가맹점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투썸플레이스 가맹점협의회는 지난해 9월 본사가 가맹점들에게 과도한 물류비, 모바일 쿠폰 차액 부담 전가, 카드 결제 불가 근접 출점 등으로 피해를 줬다고 공정위에 신고했다. 점주들은 본사가 권장 품목을 시중가보다 비싼 가격에 강제로 구매하게 했다고 짚었다.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소유한 버거킹은 이미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가맹점 갑질과 수수료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당시 국감에서는 버거킹 미국의 경우 로열티, 광고비를 합쳐 8.5% 수수료를 가져가는 반면, 한국 버거킹은 로열티, 광고비, 물류 마진, 물류 배송비를 포함해 17.8%까지 수취하고 있다고 지적당했다. 또 본사가 판촉 행사나 신입사원 교육 영상 등의 시스템 운영비를 점주와 사전 협의 없이 인상해 문제가 됐다.

최근에는 패스트푸드점 맘스터치의 가맹본부 맘스터치앤컴퍼니가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3억원을 부과받았다. 맘스터치가맹점주협의회장인 가맹점주에게 가맹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물품공급을 중단한 행위 등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위반으로 공정위가 시정명령까지 내린 것. 맘스터치는 2019년부터 사모펀드 운영사 케이엘앤파트너스가 소유하고 있다.

한편 bhc 논란에 회사 관계자는 “당시 닭고기 수급난으로 브라질산 교체는 어쩔 수 없었다”라면서 “올해 상반기(1∼6월) 중 다시 국내산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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