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등 밀어내고 4등 조카 뽑은” HD현대重 채용, 이게 정주영 정신? [마포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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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등 밀어내고 4등 조카 뽑은” HD현대重 채용, 이게 정주영 정신? [마포나루]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3.06.20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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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기술교육원 성적 1~3등 탈락시키고 면접서 ‘임원 조카’ 채용 의혹
‘성적우수자 채용’ 내걸고 100명 중 단 4명 합격시켜 수료생 불만 폭발
“특정인 뽑으려고 연수생은 모두 들러리 세웠냐” 누리꾼들 질타 이어져
현대重선 “당사자가 자기소개 때 친척 재직 사실 밝혀 알게 된 것”
HD현대 분당 신사옥. /사진=HD현대
HD현대 분당 신사옥. /사진=HD현대

HD현대중공업이 성적 우수자를 계약직으로 우선 채용하겠다면서 사내기술교육원인 ‘HD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을 통해 100명의 연수생을 뽑아 교육시킨 뒤, 단 4명만 최종 채용해 수료생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특히 계약직으로 채용된 4명 중 1명은 해당 연수직종 반원들 가운데 성적이 4등이었으나 HD현대 계열사 임원의 친척이라는 이유로 채용하고 1~3등은 탈락시켰다는 의혹까지 확산하고 있습니다.

HD현대 사옥 1층에 들어서면 현대 창업주 고 정주영 회장의 글귀가 벽면에 새겨져 있다. /사진=HD현대
HD현대 사옥 1층에 들어서면 현대 창업주 고 정주영 회장의 글귀가 벽면에 새겨져 있다. /사진=HD현대

현대중공업은 HD현대로 사명을 바꾸면서 지주회사를 맡고 계열사 HD한국조선해양 산하에 HD한국중공업을 두고 있는데 글로벌 1위 조선소의 위용을 되찾고 현장 필요인력 수급을 위해 ‘HD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 수료자 중 성적 우수자를 계약직으로 채용하겠다고 공표하고 연수생을 모집했습니다.

HD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의 전문 테크니션 육성과정 모집 공고.
HD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의 전문 테크니션 육성과정 모집 공고.

그런데 HD현대가 이번에 기술교육원을 수료한 100명 가운데 4명만 최종 계약직으로 채용하자 “취업사기 아니냐” “다른 곳에 취업할 기회도 있었는데 헛되이 시간과 노력만 들였다”는 등의 불만이 온라인을 달구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번에 연수 성적 4등인 사람이 면접에서 1~3등을 모두 제치고 혼자서만 계약직으로 채용된 과정에 대한 의혹에 비난과 자조 섞인 댓글이 줄을 잇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보다 성적이 우수했던 1~3등은 최종 임원면접에서 탈락했지만, 계약직으로 채용된 4등은 HD현대 계열사 임원의 조카였음이 면접 과정에서 밝혀졌다는 주장입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누리꾼들의 댓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누리꾼들의 댓글.

누리꾼들은 면접 중 면접관이 “회사에 아는 분 계시죠”라고 묻고 재차 확인하는 과정이 알려진데다, 채용된 4등은 중공업 내 현장에서 단 한번도 일을 해보지 않은 20대였다고 전하며 분노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번 기술교육원 연수 자체가 특정인을 입사시키기 위해 수료자들을 들러리로 내세운 것이고, 계약직 채용을 미끼로 젊은 사람들 위주로 현장으로 데려가기 위한 꼼수아니냐는 것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누리꾼들의 댓글.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누리꾼들의 댓글.

온라인엔 이에 대한 누리꾼들의 질타가 매섭습니다. “이럴꺼면 기술교육원 성적을 왜 공개하고 보여주기식의 각종 상장 등은 왜 줬나” “첫판부터 밑장 빼기냐?” “성적우수자 즉시채용 문구 빼라” “나이 제한 있음. 20대라고 기재해라” “빽있으면 등수 상관없이 입사라고 적어라” 등등의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누리꾼 중 1명은 계약직 뽑는데 이례적으로 1차 면접에 이어 최종 임원 면접까지 진행한 것을 두고도 “찍어놓은 특정인을 대놓고 뽑기 위한 절차 아니겠냐”며 “잠시나마 희망을 가졌던 게 서글프다”고 적었습니다.

한편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전문테크니션 수료생 가운데 연수기간 성적이 우수한 수료생들을 선발, 정규직 전환 조건부 계약직으로 4명을 최종 선발했다"며 "직무와 관련한 자격증 보유 현황, 연수 기간 각종 시험성적 등을 역량 점수를 종합해 선발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이번 온라인 댓글의 대상인 임 모씨는 게시글과 달리 용접직무 수료생 중 전체 2등의 우수한 성적이었으며 자기 소개 발언에서 친척이 재직중이라고 밝혀 면접관이 이를 듣고 사실관계를 알게된 것"이라며 "당사 직원 선발에 있어 친인척 재직 여부는 전혀 고려사항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전문테크니션 과정 수료생들에게 협력사 취업 등 다양한 취업 기회가 열려 협력사와의 상생경영 차원도 있다고 해명하지만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계열사 임원의 조카 한 명 뽑으려고 그 많은 사람들을 들러리 세운 것이냐’는 누리꾼들의 비아냥과 꾸지람이 귓가에 계속 맴돌며 씁쓸함을 느끼게 하는건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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