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 선 SK 오너 일가와 2인자, 이번엔 최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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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 선 SK 오너 일가와 2인자, 이번엔 최태원?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9.0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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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실트론 인수과정서 사익 편취 의혹… 최신원·조대식은 횡령·배임 공모 혐의
왼쪽부터 최태원, 최신원, 조대식.
왼쪽부터 최태원, 최신원, 조대식.

SK그룹 오너 일가가 각종 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거나 재판에 넘겨질 위기에 놓인 가운데, 그룹 2인자마저 법정에 서면서 SK그룹이 비리의 온상으로 낙인찍히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습니다.

각종 리스크에 휘말린 인물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 회장의 사촌형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그리고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입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실트론 지분 인수과정에서 사익을 취했다는 혐의로 최 회장을 검찰에 고발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공정위가 최태원 회장을 사익 편취 혐의를 잡기까지는 무려 3년의 시간이 흘렀는데요. 2017년 3월 SK가 LG그룹으로부터 실트론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이익을 챙겼다며 경제개혁연대가 의혹을 제기한 지 두 달 뒤 조사를 시작해 3년 만에 내린 결론입니다.

SK㈜는 2017년 1월 LG실트론이 가지고 있던 LG 지분 51%, 채권은행·사모펀드 지분 49% 중 LG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주당 1만8000원씩 총 6200억원에 사들였습니다. SK는 같은 해 4월 나머지 채권은행과 사모펀드가 가지고 있던 지분 49%는 이보다 30% 할인된 가격인 주당 1만2000원에 사들였는데요.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49% 지분 가운데 지주사인 SK는 지분 19.6%만 인수하고 나머지 29.4%는 최태원 회장이 사들인 것인데요. SK가 지분 100%를 인수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최태원 회장에게 싸게 지분을 사들일 기회를 넘겼다는 의혹이 나온 것입니다. 당시에는 경영권프리미엄이 반영되지 않아 매입가보다 30% 싼 가격으로 살 수 있었는데도 일부 지분만 매입하고 나머지는 최태원 회장에게 넘겼다는 것입니다.

공정거래법은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속한 회사가 특수관계인이나 특수관계인이 일정 비율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계열회사에 회사에 상당한 이익이 될 사업기회를 제공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SK가 회사에 상당한 이익이 될 사업 기회를 특수관계인인 최태원 회장에게 제공해 이익을 넘겼다는 의혹을 받는 대목입니다.

경제개혁연대는 “SK가 실트론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배경과 인수 절차 등으로 볼 때 향후 회사에 상당한 이익이 될 사업 기회 중 일부를 의도적으로 최태원 회장에게 넘긴 것으로 볼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최태원 회장의 사익편취가 있었다고 본 것입니다.

반면 SK 측은 실트론 지분 인수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다는 주장입니다. SK 측은 “회사가 이미 충분한 지분을 확보한 상황에서 독립적 제3자가 주최한 공개 경쟁입찰 절차를 통해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또 당시 중국 등 외국자본이 남은 지분을 인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최 회장이 채권단 공개경쟁입찰에 참여해 적법하게 인수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공정위는 SK 측의 주장과는 달리 최태원 회장의 사익 편취가 있었다고 보고 최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다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정위는 올해 안에 전원회의를 열고 제재 여부와 수위를 최종 결정할 방침입니다.

최태원 회장의 사촌 형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앞서 올해 2월 17일 2235억원대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최 회장은 SK네트웍스와 SK텔레시스, SKC 등 6개 회사에서 가족 및 친인척 등에 대한 허위급여지급과 개인 골프장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개인 사업체에 이를 무담보로 빌려준 뒤 제대로 상환받지 않은 혐의 등을 받고 있습니다.

최신원 회장은 지난 4월 22일 열린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사소한 혐의를 재벌 범죄로 취급한다는 이상한 논리를 펴기도 했습니다.

최 회장은 “검찰은 시의성이 떨어지는 데다 피해가 아예 없거나 대여금이 변제돼 피해가 현실화된 적조차 없는 혐의를 중대한 재벌 범죄인 것처럼 구속 기소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SK그룹의 2인자로 꼽히는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지난 5월 최신원 회장의 2000억원대 횡령·배인 사건에 연루돼 900억원 배임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조 의장은 SKC가 2012~2015년 자본잠식에 빠진 SK텔레시스의 유상증자에 두차례에 걸쳐 900억원 가량을 투자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최신원 회장과 공모해 투자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당시 SK텔레시스 대표이사는 최신원 회장이었습니다.

SKC는 2012년 6~9월 SK텔레시스가 자본잠식으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서 199억원 규모로 유상증자에 참여한 바 있는데요. 검찰은 2012년 당시 그룹 지주사 SK㈜ 재무팀장인 조대식 의장이 SKC 사외이사들에게 경영진단 결과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자구방안 등을 허위·부실로 꾸몄다는 판단입니다.

이후 SK텔레시스가 다시 부도위기에 빠진 2015년에는 SKC 이사회 의장이었던 조대식 의장이 2012년과 같은 방법으로 이사회 승인을 받아내며 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조대식 의장과 최신원 회장 사건을 병합해 재판을 진행 중입니다.

재판이 진행 중인 조대식 의장은 지난달 25일 SK텔레콤 이사회의 비상임이사를 사임해 뒷말이 무성했습니다. 오는 11월 1일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의 인적분할을 앞둔 SK텔레콤에 문제가 일어날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것입니다. 최신원 회장과 함께 비리 의혹으로 조사를 받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SK텔레콤 측은 “조대식 의장은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하기 위해 SK텔레콤 이사회에서 사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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