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 구속에 ‘워커힐’ 적자… 속 타는 SK네트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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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원 구속에 ‘워커힐’ 적자… 속 타는 SK네트웍스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5.11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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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매직과 SK렌터카 합친 영업이익, 법인 전체 웃돌며 다른 사업 적자분까지 메워
워커힐은 SK네트웍스 사업 부문 가운데 유일한 적자이면서 7분기 연속 ‘마이너스’
사진=워커힐 홈페이지
사진=워커힐 홈페이지

2000억원대 배임·횡령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는 최신원 회장 때문에 머리가 아픈 SK네트웍스가 호텔사업 부진에 속이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렌탈부문 성장세에 전체 법인 실적은 호조를 보였지만 호텔 부문인 ‘워커힐’이 대규모 적자를 냈기 때문인데요. 워커힐이 법인 전체 수익성에 민폐를 끼치고 있는 것입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SK네트웍스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7538억원, 영업이익 26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2%, 35.4% 줄어든 수치입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65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습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선방했다는 평가입니다.

지난해 실적만 따지면 매출액은 전년보다 18.6% 감소한 10조6259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13.3% 늘어난 1240억원을 거뒀습니다. 당기순이익은 1226억원 적자에서 421억원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SK네트웍스의 이 같은 실적은 서자(?)들의 덕입니다. 본래 자체 사업이 아닌 지분을 인수한 자회사인 SK매직과 SK렌터카가 호실적을 거두면서 전체 수익을 이끌었기 때문인데요.

주방가전 렌탈 서비스를 제공하는 SK매직은 지난 2016년 동양매직 지분 100%를 인수해 SK매직으로 사명을 변경했습니다. 모빌리티 렌탈사업을 진행하는 SK렌터카는 2019년 AJ렌터카 지분 42%를 인수한 자회사입니다. 현재는 현물출자를 통해 SK네트웍스가 지분을 72.9% 보유하고 있습니다. 두 회사 모두 SK네트웍스의 자회사입니다.

이들의 1분기 실적은 상승세입니다. SK매직의 1분기 매출액은 25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 늘었습니다. 가전 비수기에도 호성적을 거둔 것인데요. 2년 연속 매출 1조 클럽 달성 목표에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다만 영업이익은 23.7% 줄어든 174억원을 올렸지만 외부요인에 따른 일시적인 부진으로 큰 문제는 없다는 분석입니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렌탈자산 폐기손실 회계처리 변경 기저효과와 해외법인 광고비 집행으로 부진했다”면서 “렌탈 계정수 증가와 신제품 판매량 회복으로 만회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SK매직의 렌탈 계정수는 3개월간 16만개의 신규 고객을 유치하면서 누적계정은 205만을 돌파했습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지속적인 매출 상승과 함께 렌탈 누적 고객 205만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글로벌 경쟁력 강화 기반 마련의 일환으로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SK렌터카 역시 고객 관리 강화를 통해 개인장기렌터카와 제주 중심의 단기 렌탈 서비스의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습니다. 1분기 매출액은 4642억원, 영업이익은 31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0.5%, 12.9%씩 감소한 수치이지만 코로나19 영향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입니다.

SK매직과 SK렌터카 사업이 1분기에 기록한 영업이익의 합은 492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264억원)을 웃돌았습니다. 사실상 SK네트웍스의 수익성을 넘어 다른 사업에서 나는 적자분까지 메우는 역할을 한 것입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영향 가운데서도 성장 사업인 홈케어, 모빌리티 등 렌탈 분야에서 견조한 실적을 나타냈다”면서 “미래 성장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 분기였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워커힐호텔입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9.9% 줄어든 323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지난해 코로나 국면에 접어든 이후 받아든 분기별 성적표 중 최악입니다. 영업손실은 지난해 4분기(89억원)보다 늘어난 12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SK네트웍스 사업 부문 중 유일한 적자이면서 2019년 3분기부터 7분기 연속 적자행진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객실 이용률 급감에 따라 그랜드 워커힐과 비스타 워커힐이 번갈아 객실을 임시 휴장하며 영업이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적어도 올 상반기까지는 확실한 반등을 이어가긴 힘들어 보입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호텔업은 코로나19 여파로 정부 지침에 따른 방역 문제 등으로 어려움이 크다”면서 “비용 효율성과 운영 안정성을 높이는 데 힘을 기울였다”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개인 골프장 사업 추진과 가족 및 친인척에 대한 허위급여 지급, 호텔 빌라 거주비 지급, 개인 유상증자 대금 납부, 부실계열사 자금 지원 명목으로 SKC와 SK텔레시스 등 자신이 운영하던 6개 회사에서 2235억원 상당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지난 3월 구속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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