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 최성환, ‘아버지 구속’이 승계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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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 최성환, ‘아버지 구속’이 승계 타이밍?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10.15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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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원 회장 구속 이후 지분 1.82%까지 확보, 개인 최대주주로… ‘SK서 계열분리’ 전망도
최신원 회장이 구속되자마자 장남 최성환 총괄(사진)이 SK네트웍스 주식을 사들여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사진=SK네트웍스
최신원 회장이 구속되자마자 장남 최성환 총괄(사진)이 SK네트웍스 주식을 사들여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사진=SK네트웍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2000억원대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되자마자 장남인 최성환 사업총괄이 SK네트웍스 지분을 사들여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지주사인 SK(주)의 주식은 있어도 SK네트웍스 주식은 1주도 없었기 때문인데요. 재계에서는 SK로부터 계열분리를 염두에 두고 승계에 시동을 걸고 있는 것으로 봅니다.

최성환 총괄이 SK네트웍스 주식을 처음 사들인 시기는 올해 2월 23일입니다. 이때 15억7000만원을 들여 29만3264주를 매입하는데요. 아버지인 최신원 회장이 구속(2월 17일)된 지 엿새 만입니다. SK네트웍스 주식을 사는데 든 비용은 SK 주식을 팔아 마련한 것으로 보입니다. SK네트웍스 주식 매입에 앞서 SK 주식을 팔아버린 내역이 확인된 것인데요.

최 총괄은 SK네트웍스 주식을 사들이기에 앞서 2월 18일 SK 주식 1만4800주를 팔아 43억원의 자금을 확보합니다. 이후 23일과 24일에도 잇따라 SK 주식을 팔아 총 225억원의 자금을 마련하는데요. 이 돈은 모두 SK네트웍스 주식을 사는데 든 것으로 보이는 흔적이 나옵니다.

최 총괄이 SK네트웍스 주식을 첫 매입한 2월 23일부터 7월 7일까지 총 18차례에 걸쳐 413만8331주의 SK네트웍스 주식을 사는데요. 이때 들어간 총 비용이 227억원입니다. SK 주식을 판 돈 전부를 SK네트웍스 주식 매입에 쓴 것입니다.

최성환 총괄은 8월 들어서도 SK네트웍스 주식을 잇따라 사들이면서 이달 12일 기준 지분율을 1.82%까지 확보하게 됩니다. 이는 최신원 회장의 0.84%를 앞서는 개인으로서는 최대 주주입니다. 반면 최 총괄의 SK 지분은 0.74%에서 0.62%로 감소됩니다. 최성환 총괄이 SK네트웍스 지분을 늘리는 데는 아버지의 구속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입니다.

재계는 최신원 회장의 구속으로 경영 공백을 메꾸는 동시에 최 총괄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문경영인 체제 아래서는 굵직한 의사결정을 추진하는 데에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 반영됐다는 설명입니다. 여기에 사업을 책임감 있게 끌고 나가기 위한 의결권 확보 작업도 동시에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재계에서는 최신원 회장의 구속을 계기로 세대교체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현재 1심이 진행 중인 재판에서 5억원 이상의 횡령·배임이 인정돼 실형을 받을 경우 형 집행 종료 이후 5년간 범죄행위와 관련된 기업에 취업이 제한되기 때문인데요. 여기에 현재 나이(70세)를 감안했을때 경영복귀는 쉽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도 이유입니다.

이런 와중에 최성환 총괄도 그룹 내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어 빠른 승계 가능성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2019년 초 기존에 맡아오던 SK BM혁신실 임원과 행복디자인센터 그룹장에 추가로 SK네트웍스 전략기획실장을 맡은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SK네트웍스가 새로 만든 직책인 사업총괄에 오르면서 SK네트웍스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SK네트웍스가 사업형 투자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것입니다.

올해 들어서는 SK네트웍스의 핵심 계열사인 SK렌터카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원회에서 기타비상무이사 자격으로 활동 중이고, SK렌터카와 함께 양대 핵심 계열사인 SK매직에서도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사실 최성환 총괄은 2009년 SKC 전략기획실 과장으로 그룹 경영에 첫 발을 내딛은 이래 아버지의 길을 따라 경영 수업을 차근차근 밟아 왔습니다. 최신원 회장과 유사하게 SKC와 SK네트웍스에서 대부분의 경력을 쌓은 것인데요. 특히 최신원 회장이 SKC 회장 재직 시절엔 회장실 임원으로서 부친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원포인트 레슨도 받았습니다.

최신원 회장의 부재로 경영 능력 시험대에 오른 최성환 총괄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업계의 이목이 쏠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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