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금융’ 덩치 키운 카카오뱅크와 연체이자율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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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금융’ 덩치 키운 카카오뱅크와 연체이자율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8.2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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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2018년 1월 18일 당시 최종구 금융위원장(왼쪽 2번째)은 지나치게 높은 연체 이자율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자료사진=금융위원회
2018년 1월 18일 당시 최종구 금융위원장(왼쪽 2번째)은 지나치게 높은 연체 이자율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자료사진=금융위원회

“3년간 연체이자만 따져도 원금의 절반은 갚고도 남겠다.”

황금개의 해가 시작된 2018년 1월 18일, 문재인정부 첫 금융위원장이 발언을 이어갑니다. ‘취약 및 연체 차주 지원을 위한 간담회’ 자리입니다. 금융위원장은 “연체금리 부담을 합리적으로 경감하고 가혹한 추심행위를 일정 기간 유예하겠다”라고 밝힙니다. 빌린 돈을 갚지 못해 더 내야 하는 이자 부담이 1년 만에 원금의 25% 수준까지 차올랐기 때문입니다.

‘직접금융’. 기업이 경영에 필요한 자금을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해 조달하는 것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은행 등 금융기관을 거치는 간접금융보다 이자 부담이 없어 기업들이 선호하는 자금조달 방식입니다. 주식 발행이라는 직접금융을 통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카카오뱅크 등 대형 IPO(기업공개) 영향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주식 발행 규모는 전월에 견줘 73.3% 증가했지만 회사채 발행은 12.3% 줄었다. /자료=금융감독원
지난달 주식 발행 규모는 전월에 견줘 73.3% 증가했지만 회사채 발행은 12.3% 줄었다. /자료=금융감독원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주식 발행 규모는 모두 4조554억원(17건)으로 한 달 만에 1조7151억원(73.3%)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기업공개가 3조2083억원으로 3조888억원(2584.8%)이나 늘었습니다. 코스피 2건(카카오뱅크·에스디바이오센서), 코스닥에서 5건(오비고·큐라클·맥스트·에브리봇·한화플러스제2호기업인수목적)의 주식을 발행한 데 따른 것입니다.

특히 카카오뱅크(2조5526억원)와 에스디바이오센서(5176억원) 등 코스피 상장을 위한 대형 기업공개로 발행 규모가 크게 확대됐습니다. 반면 유상증자의 경우 8471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3737억원(61.9%) 감소했습니다. 아울러 지난달 회사채 발행 규모도 16조9660억원으로 전월에 견줘 2조3727억원(12.3%) 줄었습니다.

지난달 주식 발행 규모는 모두 4조554억원(17건)으로 한 달 만에 1조7151억원(73.3%) 증가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지난달 주식 발행 규모는 모두 4조554억원(17건)으로 한 달 만에 1조7151억원(73.3%) 증가했다. /자료=금융감독원

발행 기관별로 보면 ▲KB국민은행 1조4200억원 ▲우리은행 8000억원 ▲현대카드 7300억원 ▲신한은행 5800억원 ▲우리금융캐피탈 5400억원 ▲삼성증권 4400억원 ▲케이비캐피탈 4300억원 ▲케이비국민카드 4300억원 ▲현대캐피탈 4100억원 순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일반 회사채는 4조8230억원(62건)으로 한 달 새 3750억원(8.4%) 증가했습니다.

채무상환 목적의 중·장기채 위주의 발행이 이어지고 시설자금이 확대된 데 따라 순발행 기조를 지속한 것입니다. 이밖에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 발행은 6.8% 줄어 136조895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CP는 32조6944억원으로 1.2% 줄었지만, 단기사채가 104조2006억원으로 8.5% 감소한 데 따른 것입니다.

지난 6일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카카오뱅크 일반 공모주 청약에 58조원 가까운 증거금이 모였다. /사진=KB증권
지난 6일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카카오뱅크 일반 공모주 청약에 58조원 가까운 증거금이 모였다. /사진=KB증권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카카오의 영토 확장을 놓고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습니다. 증시 속도조절론과 은행점포 무용론 등 여러 주장도 쏟아내고 있습니다.

“카카오가 상장하는 건 뭐라 안 하겠는데 기업부서를 여러 개로 쪼개서 고평가 상장하는 건 문제가 많은 거다. 카카오는 기업을 운영하는 게 아니라 한탕 해 먹으려는 게 너무 눈에 띈다. 고마해라” “삼성처럼 카카오도 커지는 건가;; 무섭네;; 중소기업이나 다른 기업들은 뭐 먹고 살라고 대기업들이 다 장악을 하는지;;” “카카오 실적이나 나오고 다시 와라 ㅋ 실적이 그게 뭐니 ㅋㅋ”.

“이제 속도조절 좀 하자. 더 하면 증시가 버티지 못한다. 다시 2000으로 가고 싶나?” “개인 주주들 상장 호구로 만들어 놓고서 세금 걷어가니 그렇게 좋냐. 금감원은 주주 보호에 필요한 법들 제도화에 힘쓰게 노력 안 하냐? 중국기업 한국 상장주들 한국을 호구로 보고 있잖아”.

“은행점포는 확 줄어들 거야. 테슬라 봐라. 자동차도 점포 없이 팔고 있다며. 쓸데없는 비용이 된 거지. 소통 피드백기술의 실시간화 등의 발달로 효율이 안 나옴 죽어야지 경쟁에서”.

제로금리 시대 이후 대출 금리가 내린 것과 대조적으로 시중은행 대부분의 연체이자율은 최고 15%에서 요지부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제로금리 시대 이후 대출 금리가 내린 것과 대조적으로 시중은행 대부분의 연체이자율은 최고 15%에서 요지부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한편 간접금융 조달 기관인 은행의 연체이자율은 꿈쩍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로금리 시대 이후 대출 금리가 내린 것과 대조적입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4일 기준 시중은행 대부분의 연체이자율은 최고 15%입니다. 이보다 낮은 곳은 우리은행(가계대출에 한해 12%)과 IBK기업은행(대기업 13, 일반기업 11%) 정도입니다.

은행들은 연체이자를 통한 이익이 미미한 수준이라고 주장합니다. 아울러 코로나 금융지원으로 이자 납부를 미뤄주는 만큼, 당분간 연체이자율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머리글에 언급한 것처럼 당국의 지시에 앞서 시장 상황을 반영한 유연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누리꾼의 예상처럼 이자율이 오른다면 문재인정부 마지막 금융위원장이 나설까요.

“26일 기준금리 올리면 기다렸다는 듯 또 올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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