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정용진의 ‘MZ 소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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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정용진의 ‘MZ 소통법’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7.2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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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엄·진지 내던지고 소소한 일상을 SNS에 올리며 친근하게 접근
사진=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사진=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활발한 SNS 활동으로 MZ세대와 소통을 넓히면서 ‘재계 인싸(인사이더·집단의 주류)’로 등극하고 있다.

이들은 공식 석상에서 근엄하고 진지한 모습과는 다르게 SNS상에서 ‘옆집형’처럼 친근하게 다가가면서 MZ세대들로부터 ‘태원이형’ ‘용진이형’으로 불리고 있다.

SNS에서 MZ세대들과 소통의 창구를 먼저 튼 것은 정용진 부회장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SNS에서 각종 일상을 공개하면서 간혹 사회적 물의를 빚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재벌가 답지 않게 소탈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때문에 재계 총수 중에는 ‘형’이란 소리를 가장 먼저 듣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인스타그램 팔로워만 68만명을 보유한 ‘핵인싸’로 통한다. 이젠 정 부회장의 이미지가 돼 버린 SNS 활동은 홍보와 마케팅의 장으로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정 부회장이 SNS를 활발히 하게 된 동기는 지난 8일 공개된 브랜딩 스토리북 ‘노브랜드’에서 소개됐다.

정 부회장은 “사실 회사를 운영하지 않았다면 SNS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며 “개인적으로 SNS를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회사와 개인의 이미지가 중요한 시대라 이왕 하는 거 잘 활용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무작정 비즈니스 목적으로 브랜드, 상품 이미지만 업로드하면 식상하고 진정성도 없다”며 “진정한 소통을 위해 정직하게 제 경험을 공유한다. 인스타그램에서 한마디 하는 카피도 직접 쓰고, 카피가 재밌다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듣는다”고 전했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자신이 최근 인수한 야구단 SSG랜더스 홍보에 SNS를 잘 활용하고 있다. SSG랜더스 창단 전 음성기반 SNS 클럽하우스를 통해 야구단 인수 배경을 팬들에게 직접 설명하기도 했고, 구단의 명칭, 상징색 등의 힌트를 직접 주며 팬들의 관심을 끌어 모았다.

본인의 캐릭터 홍보에도 활용하고 있다. 바로 ‘제이릴라’(Jrilla)다. 제이릴라 홍보에는 일부러 어그로성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아 진짜 너무 짜증 나는 고릴라 X끼. 진짜 나랑 하나도 안 닮았고 J는 내 이니셜도 아님”이라고 적으며 제이릴라 캐릭터를 화제의 중심에 올려 놓기도 했다.

SNS를 통해 지역 경제 살리기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에 자신이 직접 광고 영상 모델로 나서 이마트가 공수하는 해남배추를 홍보하는 영상을 올린 것이다. 정 부회장이 배추밭에 직접 나와 배추도 뽑고 요리도 하는 홍보 영상으로, 일주일 만에 조회수 67망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편으로 정 부회장의 일부 표현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면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일례로 ‘미안하다. 고맙다’는 표현을 지속으로 써 세월호 유족과 문재인 대통령을 조롱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 것이다.

정용진 부회장에 이어 SNS 인사로 등장한 인물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다. 최 회장이 SNS 활동을 시작한 건 올해 3월이다. 당시 대한상의 회장 취임식이 생략되고 각계 의견을 듣는 비대면 타운홀 미팅으로 임기를 시작하면서 소통의 방법으로 SNS를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 회장이 MZ세대들과 본격적으로 SNS 소통을 시작한 것은 지난달 인스타그램을 개설해 글을 올리면서부터다.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인스타그램 SNS 계정을 연 것은 최 회장이 처음이다.

최태원 회장은 SNS 계정을 연 이후 출근길부터 야근, 해외 출장까지 다양한 삶의 모습을 공개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해외 출장 중 올린 사진에 뜬금없이 팔로워 질문이 하나 올라와 재미를 준 적이 있다.

“회장님 무례한 질문이지만 혹시 회장님도 요플레 뚜껑 핥아 드시나요?”

이 질문에 최태원 회장은 “네 그렇습니다”라고 짧으면서도 재치 있는 답변을 하자, 재밌다는 댓글 반응들이 뒤따르기도 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당연한 것” “그룹 회장도 사람이었다” “너무 진지하게 답변해서 더 웃겼다” 등의 반응이다.

또 최 회장이 머리띠로 머리를 올린 게시물에는 팔로워가 “머리숱이 부럽습니다”고 하자 최 회장은 “저도 많이 안 남았습니다”라고 답변하고, 머리띠가 잘 어울린다며 출근할 때도 착용하는 것을 추천하는 누리꾼에게는 “회사 내부에서 저항이 거셀 듯합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처럼 최 회장의 SNS는 정용진 부회장과는 달리 회사에 관한 홍보보다는 소소한 일상을 담은 게시물들이 많은 것에 더해 질문에 일일이 답변을 하면서 쌍방 소통의 장으로 이용하고 있다.

SK그룹 측은 “회장님이 평소 MZ세대를 포함한 구성원들의 생각을 제대로 이해해야 일반 대중과의 소통도 더 잘할 수 있다는 뜻을 강조해 왔다”며 “이런 점에서 MZ세대의 주류 소통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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