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으로 영토 넓히는 SK 최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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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으로 영토 넓히는 SK 최태원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10.0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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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체단백질 기업 ‘퍼펙트데이’ 이어 영국·중국에도 투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체식품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퍼펙트데이 아이스크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체식품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퍼펙트데이 아이스크림

정보통신(IT)과 에너지 화학, 금융을 주된 사업 영역으로 하고 있는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대체식품 시장에도 손을 대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최태원 회장이 주목하고 있는 대체식품은 미국 푸드테크 기업 ‘퍼펙트데이’(Perfect Day)다. 2014년 설립된 퍼펙트데이는 비동물성 우유, 이른바 ‘인공우유’ 등 유제품을 생산하는 미국 대체식품 가공 스타트업이다.

퍼펙트데이는 2019년 소에서 추출한 단백질 유전자로 발효 유단백질 생산·상업화에 성공해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유니콘 기업이다. ‘발효 유단백질’은 동물에서 추출한 단백질 생성 유전자에 미생물을 결합, 이를 발효하고 증식시켜 만든 단백질로, 아이스크림, 치즈, 빵, 단백질보충제 등 다양한 제품의 원료로 활용된다.

퍼펙트데이는 2020년 ‘브레이브 로봇’(Brave Robot)이라는 자체 아이스크림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론칭해 친환경성·기술력·영양·맛 등에서 호평을 받으며 현재 미국 5000개 이상의 마트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8월 미국 출장을 다녀온 뒤 본인의 SNS를 통해 미국 현지에서 판매하는 대체식품 중 아이스크림, 고기, 우유, 치즈 등을 알리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중 1등은 단연 발효 단백질 바닐라 아이스크림”이라며 브레이브로봇 제품을 치켜세웠다. 이 아이스크림은 퍼펙트데이의 첫 브랜드다. 최태원 회장은 당시 미국 출장에서 현지 대체식품 시장을 집중적으로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최태원 회장은 퍼펙트데이를 비롯해 영국과 중국의 대체식품 기업에 잇따라 투자하면서 글로벌 대체식품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SK는 지난해 퍼펙트데이에 약 540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최근 약 650억원(5500만 달러)을 투자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추가 투자로 퍼펙트데이 이사회 의석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SK는 국내 대체식품 시장 진출을 위해 SPC삼립과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첫 협력 사례로 SK가 투자한 퍼펙트데이와 영국의 대체육 기업인 미트리스팜(Meatless Farm)의 기술력을 도입해 한국 시장에 맞춤화된 대체식품 사업을 검토 중이다. SPC삼립은 식품 생산, 유통, R&D 인프라를 바탕으로 SK와의 공동투자도 진행할 예정이다.

SK는 퍼펙트데이 외에도 대체 단백질 분야의 또 다른 유니콘 기업인 미국 네이처스 파인드에도 올해 약 29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7월에는 중국의 선도 F&B 기업인 조이비오 그룹과 조성한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통해 중국 내 유망 대체식품 및 푸드테크 스타트업 발굴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김무환 SK 그린투자 센터장은 “SK만의 강점인 글로벌 투자 역량과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사업기회 확대는 물론 ESG 대체식품 투자자로서 글로벌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SPC삼립, 중국 조이비오 그룹 등과 협업을 통해 글로벌 대체식품 기업의 아시아 시장 성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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