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이번스 품은 이마트… 최태원도 정용진도 ‘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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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이번스 품은 이마트… 최태원도 정용진도 ‘쓱’?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1.2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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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마케팅과 ESG 경영’, 이해관계 맞아 떨어져… 이마트·신세계 주가는 ‘쓱’↓
2007년 10월 29일 SK 와이번스는 창단 후 첫 우승을 차지했다. 현대 유니콘즈에 이어 인천 연고 프로야구팀의 두번째 우승이기도 하다. /자료사진=SK 와이번스
2007년 10월 29일 SK 와이번스는 창단 후 첫 우승을 차지했다. 현대 유니콘즈에 이어 인천 연고 프로야구팀의 두번째 우승이기도 하다. /자료사진=SK 와이번스

“대한민국 원조 야구도시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2007년 10월 29일,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플레이볼을 외친 도시가 열광의 도가니가 됩니다.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인천 연고팀 SK 와이번스가 창단 이후 처음 우승컵을 품은 날입니다. 청보 핀토스, 태평양 돌핀스, 현대 유니콘즈로 이어진 ‘야도’의 명맥을 되살린 것입니다. 1982년 2월 5일 인천상공회의소에서 삼미 슈퍼스타즈가 창단한 지 사반세기 만입니다.

유통기업 이마트가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인수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1990년 말 외환위기 때 쌍방울이 SK에 인수된 것처럼 모기업 경영난 때문에 야구단이 팔린 사례는 있었지만 이번에는 아니어서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는 본업과 연관이 없는 인수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이번 매각을 놓고 관련 업계에서는 SK와 신세계그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입니다. 프로야구단 인수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신세계와 야구단 운영을 지속해야 하는 SK의 고민이 맞아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합니다. 야구단 인수를 밝힌 이마트와 신세계그룹 계열사의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마트는 어제(26일) SK텔레콤이 소유한 SK와이번스의 지분 100%를 1352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주식 1000억, 야구연습장 등 토지·건물이 352억8000만원으로 인수가격이 매겨졌으며 다음 달 23일 본계약을 체결하기로 했습니다. 시장 예상 가격인 1800억~2000억원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인수가 이뤄졌다는 게 업계의 평가입니다.

이마트가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인수한다고 밝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각사
이마트가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인수한다고 밝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각사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4일 신년사에서 “지지 않는 싸움을 하겠다는 관성을 버리고 ‘반드시 이기는 한 해’를 만들어달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2016년 8월 스타필드 하남 개점을 앞두고서는 “유통업의 경쟁 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신년사에서 밝힌 ‘공격 경영’의 선택지가 4년여 전에 이미 정해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오린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오프라인 플랫폼이 가지고 있는 체험·경험 등의 기능을 기존 신세계그룹 유통 채널과 결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프로야구 관중의 주축이 20~30대 연령층이며 여성 관중 또한 증가하고 있어 향후 소비를 주도할 세대를 마케팅 측면에서 봤을 때 타깃으로 (설정) 가능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공격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던 SK그룹이 갑자기 프로야구단을 매각한 배경도 궁금증을 키우고 있습니다. 와이번스의 지분 100%를 보유한 SK텔레콤 쪽은 이번 매각에 대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조하는 그룹의 방향과 연결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태원 SK 회장은 이달 초 신년사에서 올해 경영 기조로 ‘ESG’를 내세웠습니다.

업계에서는 SK의 이러한 분위기 속에 ‘과연 프로야구단 운영을 계속 이어가는 게 맞느냐’는 견해가 힘을 얻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여기에 야구단 인수를 검토 중인 신세계그룹이 유력한 원매자로 등장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양쪽 수장들이 신년사에서 밝힌 올해 경영 턴어라운드 행보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프로야구 팬이 가상으로 신세계를 뜻하는 'SSG'를 넣어 합성한 유니폼. /사진=MLB 파크
프로야구 팬이 가상으로 신세계를 뜻하는 'SSG'를 넣어 합성한 유니폼. /사진=MLB 파크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나름의 분석과 함께 새로운 야구팀 이름에 대해 갑론을박하고 있습니다.

“SK가 와이번스를 매각한 진짜 이유는 적자를 싫어하는 기업문화 때문일 것이다. SK는 스스로 창업을 하여 성공시킨 회사가 별로 없다. 그래서 창업기업가적 DNA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평가된다. SK는 흑자가 발생되는 공기업 등을 돈을 주고 사서 인수하여 운영하는데 특화된 그룹이다. 와이번스가 인수 후에도 계속 적자를 발생시키니 매력이 없었을 것이고 그렇다고 팔아치우자니 국민들 눈치가 보여서 보유하고 있다가 코로나로 인해 관중도 없고 이익도 더 줄어들어 지금은 팔아치워도 비난을 덜 받을 수 있다라고 하는 계산도 작용하였을 것이라고 추측해본다”.

“야구 이야긴 아니지만 일례로 현 기업들은 아무래도 소위 말해 돈이 안되는 사업들은 바로 배제시키는 것 같습니다. 두산이 몰락한 이래 보고 느낀 게 있겠지요. lg도 핸드폰사업 축소화 시킨다고 하고 sk도 돈만 잡아먹는 스포츠구단 접으니 말이죠. 3년 내에 또 한번 전세계적 금융위기가 올 법 합니다” “신세계야 잘나가는 sk 놔두고 만년 꼴데나 좀 인수하시지”.

“이마트 붙이지 말아달라고 하는데 이마트 안 붙일 거면 왜 인수했겠냐. 이마트 이미지를 친숙하게 하기 위함인데 생각들을 좀 하자” “슼에서 쓱으로 달라지는 게 거의 없네” “이마트 코스트코스” “발음하기는 이마트 노브랜스가 좋은데” “SSG와이번스가 되겠네”.

이마트와 신세계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이마트와 신세계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한편 야구단 인수 소식이 전해진 첫날 하락으로 마감한 이마트와 신세계그룹 계열사의 주가는 이틀째 내렸습니다. 전날 4.9% 빠진 이마트(139480)는 오늘도 2.01% 하락했습니다. 신세계(004170)도 1.81% 내렸고,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와 광주신세계(037710)도 각각 1.08, 1.27% 떨어졌습니다. 야구단을 매각하는 SK텔레콤(017670)도 1.18% 하락 마감했습니다.

이번 이마트에 팔리는 SK 와이번스의 새 이름으로 ‘SSG’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마트’나 ‘신세계’는 마케팅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게 이유입니다. SSG는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쇼핑 통합 브랜드입니다. 2014년 출범 당시 발음 그대로 한글로 옮긴 ‘쓱’도 이미 브랜드가 됐습니다. 야구단을 사고파는 두 기업의 주가가 앞으로 ‘쓱’ 올라갈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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