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의 손’ 정용진, 신세계백화점에 떠넘긴 ‘아픈 손가락’ [마포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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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의 손’ 정용진, 신세계백화점에 떠넘긴 ‘아픈 손가락’ [마포나루]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3.05.04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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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랑호리조트, 신세계센트럴시티에 사업 모두 넘겨
“마이너스의 손 정용진 리스트 하나 늘었다” 입방아
“SNS 개인 노출 자제하고 경영에 열정 쏟아야” 지적
신세계영랑호리조트 홈페이지에 리조트 영업양도에 따른 개인정보 이전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사진=신세계영랑호리조트 
신세계영랑호리조트 홈페이지에 리조트 영업양도에 따른 개인정보 이전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사진=신세계영랑호리조트 

잇단 사업 철수로 인해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오명이 따라다니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번엔 영랑호리조트를 신세계백화점에 넘긴다는 소식이다. 이마트가 수익성이 낮은 리조트 계열사를 정리해 유동성을 늘리고 영랑호리조트를 품은 신세계백화점은 호텔·리조트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것이다. 사실상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리조트 사업을 모두 떠안는 모습이다.

신세계센트럴시티는 지난달 28일 신세계영랑호리조트와 리조트 사업 부문 일체에 대한 영업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신세계센트럴시티는 748억5600만원을 지불하고 6월 30일자로 영랑호리조트 자산과 부채를 모두 넘겨받는 내용이어서 리조트 사업부를 매각한 신세계영랑호리조트는 법인 청산 수순이 예상된다. 영랑호리조트는 지난해 말 자본총계 274억원, 부채 230억원으로 자산총액이 504억원이라고 공시한 바 있다.

신세계영랑호리조트 전경과 객실. /사진=신세계영랑호리조트
신세계영랑호리조트 전경과 객실. /사진=신세계영랑호리조트

속초에 위치한 영랑호리조트는 2012년 이마트가 동양그룹으로부터 약 400억원에 인수했다. 이마트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인수 직후 만년 적자를 이어오다 지난해 처음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매출액 95억원, 영업이익 5억원을 기록했으며 누적 결손금은 136억원이었다. 이번 계약이 이마트의 자산 유동화 차원이라는 분석이지만, 업계에선 과거 정 부회장의 ‘아픈 손가락’들을 거론하며 영랑호리조트가 리스트에 또 오르게 됐다고 입방아다.

SNS를 통한 소신 발언과 적극적 소통으로 대중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기도 한 정용진 부회장이 도전했다가 접은 사업들은 이제 한 손으로는 꼽을 수 없을 정도다.

팔로워들 사이에 '용진이형'으로 불리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들 사이에 '용진이형'으로 불리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정 부회장은 2016년 참이슬과 처음처럼에 맞설 수 있는 소주 브랜드를 만들겠다며 190억원을 투자해 제주소주를 인수하고 소주사업에 진출했다. 그러나 제주소주는 6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670억원을 더 쏟아붓고도 사업을 접었다.

2018년 6월엔 일본의 유명 잡화점 ‘돈키호테’를 모방한 ‘삐에로쇼핑’을 론칭했다. 당시 ‘정용진의 야심작’이라며 언론에서 대대적 홍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21개월 만에 사업을 철수해야 했다.

정 부회장은 그보다 앞선 2017년엔 헬스와 뷰티가 새로운 트렌드라며 ‘부츠’ 브랜드를 영국에서 들여왔다. 점포숫자를 33개까지 늘렸지만 치열한 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2020년 마지막 매장을 폐점하며 점포가 사라졌다.

‘남자들의 놀이터’를 구호로 2018년 선보인 패션 편집숍 ‘쇼앤텔’도 1년6개월 만에 접었고 같은 해 문을 연 가정간편식 매장 ‘PK피코크’는 2년만에 문을 닫았다. 둘 다 엄청난 적자를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SNS 소통으로 보폭을 넓히며 인플루언서로서도 영향력이 큰 정 부회장에 대해 대중의 호불호는 크게 갈린다. 개인적 성향이나 사생활을 노출시키면서 되레 기업에 악영향을 주는 일도 많았기 때문이다. 기업 CEO의 위치에선 개인의 생각 공유보다 기업인으로서의 능력을 보여주는게 우선일 것이다. 물론 CEO가 새로운 사업을 하다보면 실패하는 아이템도 부지기수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SNS상에 떠돌며 얘깃거리가 되는 일은 드물다. 정 부회장이 SNS 활동을 조금은 자제하고 경영에 더 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는 모습을 보여야만 대중의 부정적인 시선도 잠잠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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