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잔치’ 해놓고 “안한다”… 말 바꾼 삼아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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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잔치’ 해놓고 “안한다”… 말 바꾼 삼아제약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5.0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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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배당’ 공시→배당 실시→또 ‘현금배당’ 중복공시→‘안한다’ 정정공시→공시 삭제
순이익 99% 급감한 1억원 실적에 18억원 뿌리며 ‘배당파티’… 오너 일가 66% 챙겨
사진=삼아제약 홈페이지
사진=삼아제약 홈페이지

삼아제약이 주주에 대한 현금배당을 실시해 놓고 또 “현금배당한다”고 공시했다가 “안한다”고 번복하는 정정공시를 내고, 정정공시를 삭제하는 해프닝을 벌여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립니다. 해당 공시는 현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사라진 상태입니다.

삼아제약의 배당금은 지난 4월에 이미 지급된 상태에서 중복 공시한 것을 정정 공시했다가 삭제한 것입니다.

삼아제약은 당초 지난 2월 25일 이사회 의결에 따라 보통주 1주당 300원, 총 18억3000만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3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4월 30일에 지급할 예정이라고 공시했습니다. 하지만 삼아제약은 4월 30일에도 이와 동일 한 내용의 공시를 또 냈습니다. 중복 공시한 것입니다.

삼아제약 측은 “현금·현물배당 결정은 단순 기재 착오 오류를 정정한다”면서 “현금배당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중복공시와 정정공시는 지난 3일 오후 모두 삭제됐습니다.

앞서 2월 25일 현금배당 공시한 내용은 3월 주총 승인을 받고 4월 14일 모두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편 삼아제약은 이번 현금배당을 두고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어닝쇼크’ 상태에서 오너일가는 ‘배당금 파티’를 벌였다는 것입니다.

삼아제약의 지난해 매출액은 536억5280만원으로 전년(715억6015만원) 대비 25.0% 줄어들었습니다. 영업이익 역시도 전년(103억9815만원) 대비 62.2% 감소한 39억3049만원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전년(101억9725만원) 대비 98.8%나 급감한 1억2385만원을 올리는데 그쳤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주력 분야인 소아청소년과 처방 부문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실제로 삼아제약은 코로나19로 인한 소아과 처방 급감에 따른 신규 물량과 재고량 수급 조절 일환으로 지난 2월 한 달간 문막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상태로 전해졌습니다. 문막공장은 앞서 지난해 말에도 2회에 걸쳐 공장가동을 멈췄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삼아제약은 배당금에 아낌없이 현금을 쏟아 부은 것인데요. 문제는 현금배당금이 순이익보다도 많다는 것입니다. 통상적으로 배당금액은 이익범위 안에서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삼이제약인 지난 4월에 지급한 현금배당액(18억3100만원)은 당기순이익(1억원2385만원)의 15배나 되는 금액입니다. 현금배당 성향은 무려 1505.3%나 됩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실적 부진을 기록한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문제는 배당금의 대부분이 오너 일가 뱃속을 채우는데 사용됐다는 것입니다. 삼아제약은 오너 2세인 허억 명예회장 자녀인 허준·허미애 대표가 회사를 맡아 경영하고 습니다. 허준 대표(회장)는 사업 총괄, 허미애 대표는 해외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삼아제약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 허준 대표 44.36%, 허미애 대표 13.13%, 부친 허억 명예회장은 3.29%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친인척 박진영씨는 4.8%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들 오너 일가의 총 지분은 65.58%나 됩니다.

배당금은 지분율에 따라 지급되는데, 이들 오너 일가는 총 18억원 중 12억원을 챙긴 것입니다.

업계는 “실적부진에도 이익보다 많은 현금배당을 결정한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면서 “이번 삼아제약의 현금배당은 오너 일가의 지분이 고려됐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오너 일가를 위한 고배당 정책이라며 비판이 이어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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