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주총, ‘중간배당’으로 주주 달래기?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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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주총, ‘중간배당’으로 주주 달래기?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3.24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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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금융당국의 배당자제 권고로 주주 이탈이 걱정되는 금융지주사들은 올해 정기 주총에서 중간배당 등 잇단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픽사베이
금융당국의 배당자제 권고로 주주 이탈이 걱정되는 금융지주사들은 올해 정기 주총에서 중간배당 등 잇단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픽사베이

‘중간배당’. 주식회사가 결산이 끝난 뒤가 아닌 사업연도 중간에 실시하는 배당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일반적으로 배당은 결산기가 끝난 뒤 주주총회에서 배당률을 정해 결산기 말을 기준으로 주주에게 1년에 한번 실시하고 있으나, 1997년 12월 13일 개정된 증권거래법과 1998년 말에 바뀐 상법에 중간배당제 도입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습니다.

중간배당은 다시 말해 상장법인이나 협회등록법인은 정관이 정한 바에 따라 사업연도 안에, 1회에 한해 일정한 날을 정해 이익배당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산배당은 주주총회 결의사항이지만 중간배당은 이사회 결의로 정해지며 현금배당만 가능합니다. 중간배당제도가 자리 잡힌 미국에서는 분기마다 사업보고서를 작성하기 때문에 분기배당도 다반사입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내일부터 정기 주주총회를 잇달아 엽니다. 특히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한 4대 금융지주는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배당성향을 제한한 바 있어, 어떤 주주 환원정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입니다. 이번 주총 안건으로 CEO 연임, 사외이사 선임 등도 올라와 있지만 주주들의 시선은 단연 주주환원 정책으로 쏠립니다.

앞서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최대실적 달성에도 당국의 자제 권고에 배당 성향을 전년보다 낮췄습니다. KB·하나·우리금융은 당국 권고를 따라 20%의 배당성향을 지켰습니다. 다만 신한금융은 이보다 조금 높은 22.7%의 배당성향을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주주 이탈이 걱정된 금융지주들은 올해 하반기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겠다고 미리 알렸습니다.

먼저 신한금융은 이번 주총을 통해 ‘분기배당’ 근거 마련을 위한 정관 일부 변경을 추진합니다. 정관변경 안건이 통과되면 연간 배당 이외에 분기배당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이미 중간 또는 분기배당이 가능한 KB와 하나금융은 별도의 정관 변경은 없습니다. 다만 이번 주총에서는 중간배당을 실시할지 여부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두 금융지주는 지난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간배당 등을 포함한 주주환원 제고 방안에 대해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금융은 자본준비금 4조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을 상정합니다. 배당가능 여력을 그만큼 확보하겠다는 뜻입니다. 우리금융 정관에 따르면 사업연도 중 1회에 한해 중간배당을 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당국의 배당권고는 관치금융에 다름 아니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특정 은행장 사퇴와 프로 스포츠단 운영 등 다양한 요구도 쏟아내고 있습니다.

“아니! 민간기업 배당을 이래라 저래라 해도 되는 거야? 이거야 말로 5,6공 때도 없었던 관치금융이지!” “OOO 사퇴해라” “OO금융 이사회는 펀드 및 랩상품 피해자들에 대한 사회적 책임도 않는데... 죄다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OOO은 △△금융 수익성 개선이나 기업 가치 제고에 대해서는 1도 관심이 없습니다. OOO은 △△은행이 지금같이 반관반민 비슷한 은행으로 있는 게 제일 낫죠. 수익 많이 나고 기업가치 높아지면 완전 민영화 될 테고 자기도 옷 벗어야 할 텐데 절대 노력 안할 듯” “사회환원차 프로스포츠 운영 좀 해라”.

금융지주사들의 올해 주총 안건 가운데 주주들의 관심은 주주환원 정책에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20일 열린 KB금융 임시 주주총회. /자료사진=KB금융
금융지주사들의 올해 주총 안건 가운데 주주들의 관심은 주주환원 정책에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20일 열린 KB금융 임시 주주총회. /자료사진=KB금융

한편 이번 금융지주사 주총에서는 최고경영자(CEO)의 연임 여부도 관심거리입니다. 지난달 김정태 회장의 연임을 결정한 하나금융은 김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과 박성호 하나은행장 내정자의 비상임이사 선임 안건을 다룹니다. 그동안 이사회는 김 회장과 사외이사 8명 등 9명이었는데, 박 내정자가 포함되면서 모두 10명으로 구성됩니다.

신한금융은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곽수근 서울대 명예교수, 배훈 오르비스 변호사, 이용국 서울대 교수,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 등 4명의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용국, 최재붕 후보는 지난해 신한금융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주가 된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니티에쿼티와 베어링PEA가 각각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신규 추천은 없고 노성태·박상용·정찬형·전지평·장동우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만 올렸습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1년 추가 연임 부여 건은 별도의 주총을 열어 처리할 계획입니다. KB금융은 기존 사외이사 5명의 중임을 결정합니다. 선우석호·스튜어트 솔로몬·최명희·정구환·김경호 사외이사가 그동안 활발한 활동을 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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