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통사태에 환불사고까지… ‘난리 난’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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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통사태에 환불사고까지… ‘난리 난’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3.19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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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지난 1월 20일 경북 안동의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연구원들에게 손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청와대
지난 1월 20일 경북 안동의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연구원들에게 손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청와대

“공모주 5주를 배정받아 하루 만에 50만원이 넘는 수익을 내고 있다.”

2018년 식목일, 특허청에 상표등록출원서가 접수됩니다. 상표는 회사의 모그룹 상징색과 무늬를 그대로 따옵니다, ‘붉은 계통 색깔에 나비 문양’. 화학과 제약·바이오 사업이 주력인 회사에서 떨어져 나오며 새로 상표를 등록한 것입니다. 백신을 전문으로 만드는 이 자회사는 2년11개월 하고도 2주 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28위 기업으로 존재감을 알립니다.

‘접속장애’. 인터넷 망 관리 용어로 정보를 전달하는 통신로가 물리적인 고장을 일으켜 제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상태를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상장하자마자 코스피 시총 30위권에 진입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 이틀 만에 거래 수요가 폭증하면서 일부 증권사 거래시스템에서 접속장애가 발생했습니다.

◆ SK바이오사이언스 거래 폭주로 증권사 먹통사태 잇따라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장 시작 직후부터 미래에셋대우와 NH·토스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오류가 나타났습니다. HTS뿐 아니라 MTS까지 접속장애가 발생한 미래에셋대우는 아예 로그인조차 되지 않아 주식 매수·매도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잦았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계속 이어지다 오전 10시 40분쯤 복구됐습니다.

NH투자증권에서도 MTS에서 매도 오류가 발생해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주문량 급증으로 인해 주문내역 및 체결 조회 반영이 지연되고 있다”라는 긴급 공지문을 띄웠습니다. 토스증권도 이날 오전 9시 3분부터 9분가량 MTS 접속 지연이 발생, 서버를 긴급 증설해 장애 현상을 해결했습니다.

19일 오전 9시 15분 현재 MTS에서 접속장애 현상을 보이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19일 오전 9시 15분 현재 MTS에서 접속장애 현상을 보이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 접속장애 앞서 ‘2100억원’ 청약증거금 환불사고 발생

SK바이오사이언스로 인한 증권사들의 사고는 이번만이 아닙니다. 앞서 하나금융투자가 지난 12일 2100억원 규모의 청약증거금 환불사고를 일으켰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계좌로 2000억원을 환불해야 하는데, 전산 시스템 오류로 2100억원을 추가로 송금한 것입니다.

이후 잘못 보낸 자금을 모두 회수했다는 하나금융투자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공모주 청약에 몰리다보니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면서 더 많은 금액이 환불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하나금투가 사후 처리를 어떻게 했는지 보고, 업무 처리 과정에서 조치할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겠다”라고 밝혔습니다.

◆ 첫날 SK바이오사이언스 싹쓸이한 ‘상따팀’ 다음날 전량 매도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첫날 유통물량 대다수를 독식했던 교보증권이 다음날 장 초반 물량 대다수를 팔아치워 눈길을 끌었습니다.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전날 SK바이오사이언스 물량 76만여주 가운데 53만여주를 사들였던 교보증권은 다음날인 이날 장이 열린지 10분여 만에 48만여주를 매도한 뒤, 오전 9시 30분 무렵에는 모두 54만여주를 순매도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는 이 같은 배경에 속칭 ‘상따(상한가 따라잡기)팀’이라는 전문 투자세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상한가 따라잡기란 당일 상한가 종목이 다음날에도 상승세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상한가 종목을 최대한 많이 확보한 뒤 다음날 적게는 3%선에서 많게는 10~20%선까지 수익을 남기고 되파는 수법을 뜻합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 첫날 '따상'에 성공했다. 사진은 지난 10일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이 이뤄진 NH투자증권 여의도 본점. /사진=NH투자증권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 첫날 '따상'에 성공했다. 사진은 지난 10일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이 이뤄진 NH투자증권 여의도 본점. /사진=NH투자증권

‘증권사 접속장애’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증권사들에 분통을 터뜨리며 모두 보상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거래량 폭주가 아닌 다른 문제 원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아침에 빡쳐 죽는 줄” “어플도 먹통이었는데 어케 보상함?” “증거자료?? 스샷??? 나참 어이가 없네 증거자료 없으면 보상 안 해 준답니다~~미에대 문제가 아주 많네요” “쓰레기 증권회사. 절대 메인 계좌로 안 쓰련다” “로그인 접속기록 있으면 보상해야지” “주문폭주 같은 개소리 하고 있네. 다른 주식 일억주 이억주 거래될 때도 문제 없더니 sk바사 800만주거래에 폭주로 인한 장애라니 풉. 최근 앱 업데이트하면서 기술적인 문제가 생겼겠지”.

‘하나금투의 환불사고’에 대해선 평소 불만까지 쏟아냅니다.

“웃겨~~나, 내 하나은행 통장 다른 사람 통장에 들어간 2000만원을 결국 못 돌려받았다오. 3심까지 갔는데, 사회비용이 더 크다나, 통장관리를 내가 잘못 했다나 뭐라나 하면서. 더러워서 소송비용 400만원까지 싹 돌려주고 끝냈지만. 뭐 골드클럽 직원이 증언하기를 차명이 자기가 하루에 다루는 것만도 300개라나. 온갖 궤변억지논리를 늘어놓고는 결국 못 돌려준다로 끝내더니 이번에 자기네는 어찌 돌려받았나요? 그거 안 돌려줘도 되는 돈이요. 실수 좋아하네요. 왜 실수가 생겼을까? 그것부터 증명하라고 해야합니다. 은행직원들의 비리만땅” “어떻게 돌려받았단 거냐? 지네 착오라 안 돌려줘도 되는데 다 돌려받았다는 증거 있음 대보라 하길”.

‘교보증권 상따팀’에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며 증권사에 비난을 퍼붓고 있습니다.

“주식하면서 저짓 모르는 개미 있나?” “이래서 주식시장 투기판 안 만들려면 상하한가 제도 없애야 함” “참나 주식을 미래가치보고 투자하라고 백날 말하면 뭐해 저런 것들이 투기판 도박판을 만들어버리는데” “이거야 말로 수사해야 할 거리 아닙니까? 분명 속칭 작전인 셈 인데,,,신도시 투기범들 처럼 처벌할 법이 없는 것도 아니고” “저것도 주가조작, 투기 아닐까?” “그러니 개미들은 뭐하러 주식을 하는지 모르겠다 누구 배불리려고”.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 추이.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 추이.

금투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1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거래비중은 60.7%입니다.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연속 64%를 웃돌았고, 지난해 7~9월 70%를 넘었던 것과 견주면 많이 쪼그라들었습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낮을 것으로 보입니다. 코스피가 약세를 보이자 동학개미운동이 시들해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장애가 일어났을 때 이용 고객에게 보상이 이뤄질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 증권사들의 전산장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1월에만 첫 거래일인 4일과 코스피가 장중 3200을 넘은 11일, 여러 증권사에서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동학개미를 되돌아오게 하려면 보상 기준과 함께 하루 40조원이 넘게 오가는 시장규모에 걸맞은 시스템 구축이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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