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탄 폐자재 수년째 방치, 남부발전의 ‘안전 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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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탄 폐자재 수년째 방치, 남부발전의 ‘안전 불감증’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3.23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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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와 협의 후 폐기 처리 무시하고 그대로 3년간 자재창고에 보관
발전설비 자재도 이력관리 되지 않아 출고 후에도 수량변동 확인 불가
무너진 풍력발전 출입구, 녹슨 경첩, 부서진 안전펜스… 곳곳에 ‘지뢰밭’
사진=남부발전
사진=남부발전

한국남부발전이 화재로 소실된 풍력발전 폐자재를 유휴부지에 수년째 방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자재와 시설물 관리도 엉망인 것으로 밝혀지는 등 안전사고 우려가 곳곳에 널린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본지가 입수한 한국남부발전 내부감사 자료에 따르면 남부발전이 풍력발전 화재 여파로 발생된 폐자재를 자재 창고 인근 유휴부지에 3년째 방치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남부발전은 폐자재 처리에 있어 보험사와 협의 후 폐기해야 하나 이를 무시하고 그대로 방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풍력발전은 2017년 5월 나셀 내부 아크로 인한 발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나셀 전소, 블레이드 및 타워 일부가 소실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후 해당 풍력발전을 철거하고 풍력 자재창고 인근 유휴부지에 화재소실 철거자재를 임시 보관했다.

철거자재는 계약을 맺은 재산종합보험 보험사에 통지가 됐고 보험사를 통해 철거공사 소요비용 청구 등을 진행해야 한다. 따라서 보험사와의 협의 없이 해당 풍력발전 철거자재에 대해 임의로 처리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남부발전은 소실된 풍력발전 철거자재를 풍력 자재창고 인근 유휴부지에 임시보관 후, 불용자산관리위원회 심의를 통해 폐기하는 것으로 결정하고도 현재까지 약 3년간 별다른 조치 없이 풍력 자재창고 인근 유휴부지에 철거자재를 방치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진=남부발전 감사실
사진=남부발전 감사실

실제로 감사실에서 공개한 사진에는 창고 옆에 녹슨 나셀과 블레이드가 덩그러니 버려져 있었고, 볼트류를 담은 박스는 풀과 함께 엉켜 있었다.

감사실은 “이로 인해 인근 지역주민 관광객들이 자주 이동하는 풍력 자재창고 인근 유휴부지에 화재로 소실된 폐자재가 방치돼 있어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다”면서 “고철 및 폐볼트 등 폐자재 분실 등의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풍력 자재창고 인근 유휴부지에 임시보관 중인 철거자재에 대해 보험사와 협의 후 적정한 처리방안을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관계부서는 “해당 풍력발전은 복구비용에 대해 재산종합보험 청구가 진행되고 있는 건으로, 보험사와 협의없이 철거자재 임의 처리가 불가하다는 의견을 냈다”면서 “다만 발전처, 조달협력처와 공동대응으로 보험사와 협의해 조속히 해당 철거자재를 적정 처리하겠다”는 의견을 보내왔다.

사진=남부발전 감사실
사진=남부발전 감사실

여기에 남부발전은 풍력발전 자재 관리도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물자관리규정에 따라 풍력발전 자재는 통일·표준화된 자재번호(신규는 7자리)와 품명을 부여하고 규격, 불출단위 등의 제정을 위해 정부시스템에서 자재마스터를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자재별로 구매실례가격, 검수, 저장, 교체 등 이력을 관리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남부발전은 특정 규격이 있는 유압호스에 대해 각각의 자재 마스터를 생성하지 않고 유압호스 세트 전체를 1개의 자재마스터만 생성해 관리하고 있었다. 그 결과 발전설비 자재의 검수 및 저장관리를 포함한 이력관리가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자재를 출고 후에도 수량변동도 확인할 수 없었다.

감사실은 “풍력설비 자재에 대해 규격별로 별도의 자산번호를 부여해 체계적인 자재관리를 시행하라”면서 “관리업무를 수행한 직원을 대상으로 재발 방지교육을 시행할 것”을 당부했다. 이에 관계부서는 “유압호스 등 자재에 대해 규격별로 자재 마스터를 생성해 관리하겠다”고 전했다.

남부발전은 이외에도 ▲제주도 풍력 설비 공사 중 자재를 운반하는 과정에서 돌담과 출입구가 무너지는 등 불량한 상태임을 인지했으나 현재까지 복구하지 않고 방치 ▲풍력 발전기의 출입구 경첩 등이 부식되고 고전압 표지판 관리가 되지 않았고 ▲국제풍력센터 포토존에 설치된 안전펜스가 태풍피해로 파손됐으나 현재까지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남부발전 감사실
사진=남부발전 감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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