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폭증, 상여금 잔치… 포스코 최정우 회장 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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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폭증, 상여금 잔치… 포스코 최정우 회장 연임?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3.08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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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 취임 후 영업이익 반토막에도 상여금 10억원 챙겨
산재사고는 21배나 폭증… 정치권·노동계 “생명·안전 무시”
최정우 포스코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포스코가 오는 12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실적부진 속 주요 경영진의 상여금 잔치 사실이 확인된 데 이어 최정우 회장 취임 후 잇단 산재 사망사고로 정치권과 노동계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어 연임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본지가 8일 포스코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포스코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실적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으나 최정우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물론 이는 지난 3년치(2017~2019년)의 장기인센티브 지급에 따른 것이지만 직원들의 급여는 제자리인 것과 대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최정우 회장이 취임한 최근 2년 새 반토막 났습니다. 연도별로 보면 취임 첫 해인 2018년에 5조5426억원에서 2019년에 3조8688억원으로 줄더니 급기야 2020년에는 2조4030억원으로 대폭 쪼그라들었습니다. 최 회장이 2018년 7월 취임했으니 재임기간에 반토막(56.6%) 난 셈입니다.

실적이 바닥을 기고 있으나 최근 3년간 최정우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급여는 꾸준히 올랐는데요.

최정우 회장 취임 첫해인 2018년 최 회장은 급여로 총 18억2200만원을 수령했습니다. 이는 2018년 3월 포스코 사장에서 퇴임 시 지급된 퇴직금 6억4600만원이 포함돼 있는 금액으로, 이를 제외하면 11억7600만원을 받은 것입니다. 2019년에는 상여금(7억900만원) 포함해 급여로 16억1700만원을 받았습니다.

2020년에는 상여금(10억1900만원) 포함해 19억2700만원으로 대폭 늘었습니다. 전년에 비해 무려 43.7%나 껑충 뛰어 오른 것입니다. 여기에는 3년치 장기인센티브가 포함됐다고 합니다. 실적은 곤두박질치고 있으나 상여금은 매년 두둑이 챙기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정인화 사장의 총 급여는 2019년 11억4100만원에서 2020년에는 14억6900만원으로 28.7% 늘었는데, 상여금이 5억3500만원에서 8억6200만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전중선 부사장의 총 급여는 9억4800만원에서 11억2900만원으로 19.1% 증가했고, 상여금 역시도 4억2900만원에서 6억1000만원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김학동 부사장의 금여는 6억3000만원에서 9억9800만원으로 58.4% 폭증했고, 상여금은 1억9600만원에서 4억7900만원으로 늘어났습니다.

정탁 부사장의 총 급여는 6억2800만원에서 9억7700만원으로 55.6% 늘었고, 이중 상여금은 1억9600만원에서 4억5600만원으로 증가했습니다.

포스코 측은 사업보고서에 “이사보수기준에 따라 회계연도 경영성과 평가결과에 기초해 단기경영성과금으로 성과연봉 및 3년 단위 장기경영성과 평가결과에 기초해 장기경영성과금으로 장기인센티브를 지급할 수 있다”면서 “2020년 보수에는 일시지급 한 3년치 장기인센티브가 포함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포스코가 주요 경영진에 대한 상여금으로 수억원씩 늘려주는 동안 포스코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현금 확보를 위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계열사를 포함한 그룹의 연간 투자 목표액을 연결기준 6조원에서 5조2000억원으로 줄였으며 하반기에는 4조7000억원으로 낮춰 잡기까지 했습니다. 당초 금액 대비 41%나 감소한 수치입니다. 배당금 또한 1만원에서 8000원으로 20% 줄였습니다.

포스코는 지난해에 실적부진과 긴축경영 속에 주요 경영진들에게는 장기인센티브라는 명목으로 상여금 잔치를 벌인 것입니다.

주요 경영진의 상여금 잔치에 직원들은 소외됐습니다. 최근 3년간 포스코 직원들의 1인 평균 급여는 남자 직원 1억원→9900만원→9900만원이고, 여자 직원은 6800만원→6600만원→6900만원을 수령했습니다.

한편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11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최정우 회장 연임을 사실상 결정했습니다. 오는 12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최정우 회장의 연임 건을 다룹니다. 하지만 연임이 순탄치 만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 회장 취임 후 잇따른 산재 사망사고 등으로 정치권과 노동계를 중심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인데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포스코로부터 제출받은 포항제철소 재해사고 자료를 보면 2017년 2건에 불과했던 사고가 최 회장 취임 후 2018년 11건, 2019년은 43건, 2020년은 21건 등으로 폭증했습니다.

노 의원은 “최정우 회장 취임 직후부터 재해사고가 폭증하였다는 것은 결국 노동자의 생명을 경시하고 안전을 무시해왔다는 증거이다”라며 “이러한 경영 방침으로 인해 안전 수칙만 제대로 지켰다면 살릴 수 있었던 소중한 생명들이 떠나갔다”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항지부에 따르면 최 회장이 취임한 2018년 7월 이후 현장에서 노동자 14명이 숨졌고 이 중 산재 판정을 받은 인원은 9명입니다. 이들은 “포스코는 스스로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의지가 없음을 보여줘 왔다”며 최 회장에 대한 수사와 처벌을 주장하며, 지난 4일 최정우 회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여기에 포스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투자 책임 원칙) 시행에도 관심이 쏠리는데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월 “포스코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포스코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스튜어드십 코드를 제대로 시행해 달라”고 요구한 것입니다. 국민연금은 포스코 지분 11.2%를 가진 최대주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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