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가치’ 외쳤던 포스코가 미얀마 군부의 돈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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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가치’ 외쳤던 포스코가 미얀마 군부의 돈줄?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3.12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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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포스코인터내셔널·포스코강판, 미얀마 군부와 연결
“‘제노사이드’ 저지른 부대도 포스코 주주로 참여해 배당 수령”
유엔 “포스코, 미얀마 군부기업과 합작으로 이윤활동 하고 있다”
“자금줄 끊지 않으면 무고한 사람들 공격하는 데 사용할 수도”
지난 10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인권침해' 포스코 큐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금속노조
지난 10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인권침해' 포스코 큐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금속노조

최정우 회장 취임 이후 수년간 ‘사회적 가치’를 외쳐오고 있는 포스코가 ‘인권 학살’을 자행하고 있는 미얀마 군부와 결탁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주주로 참여한 미얀마 군부에 배당도 지급해 포스코가 자금줄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습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1일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뒤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위대를 상대로 살인과 감금, 박해 등 온갖 행위를 광범위하고 조직적으로 행하며 국제사회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데요. 참여연대와 국제민주연대 등 환경·노동·인권단체들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포스코가 이런 미얀마 군부와 결탁하고 있다고 폭로했습니다.

이들은 “포스코가 미얀마에서 쿠데타로 민주주의와 인권을 짓밟은 군부와 결탁돼 있다”면서 “관련 사업들을 조정하거나 당장 청산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와 연결돼 있는 포스코 계열사는 포스코건설,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강판입니다. 포스코건설과 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군부가 소유한 부지에 건설돼 군부에게 이익금이 돌아가고 있는 양곤 롯데호텔 프로젝트의 지분 절반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포스코 강판은 미얀마 군부 소유 기업인 MHEL과 2곳의 합작법인을 운영 중입니다. MHEL은 군 총사령관이 회장으로 있습니다.

심지어 포스코는 일명 ‘인종청소’ 행위를 하는 ‘제노사이드’와도 연결이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단법인 아디의 김기남 변호사는 “포스코는 지난해 엠네스티가 발표한 ‘미얀마 군부와의 사업 관계를 유지하고 이윤을 배당해 군부에 경제적 토대를 지지하는 다국적 기업’ 명단에 포함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심지어 제노사이드를 자행한 일선 부대들도 포스코 주주 명단에 올라있으면서 배당을 받아왔다“고 폭로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우리나라 기업이 간접적으로 제노사이드에 기여하고 있다는 우려가 국제적으로 커져가고 있다”면서 “포스코는 지금 민주주의를 위해서 인권을 존중할 것인지, 아니면 학살하는 군부를 지지할 것인지 포스코 명성에 걸맞은 선택을 하라”고 강조했습니다.

제노사이드는 국민, 인종, 민족, 종교 따위의 차이로 집단을 박해하고 살해하는 행위를 뜻하는 용어인데요. 1948년 국제연합 총회에서 채택된 ‘제노사이드 범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에 따르면 제노사이드란 ‘국민·인종·민족·종교집단을 전체 혹은 부분적으로 파괴할 의도를 가지고 실행된 행위’로 정의됩니다. 제노사이드의 전형으로는 나치스 독일에 의한 유태인 박해를 들 수 있습니다.

이들 시민단체들은 “포스코는 최정우 회장 취임 후 기업시민을 표방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기업시민 포스코의 이윤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세계시민’들의 생명이다. 일하는 노동자들과 지역주민들의 안전한 삶이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포스코가 미얀마 군부와 결탁돼 있다는 사실은 2019년 유엔 보고서를 통해 밝혀졌는데요. 유엔은 보고서에서 “포스코를 비롯한 몇몇 한국기업이 미얀마 군부기업과 합작으로 이윤활동을 하고 있다”고 알렸습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기남 변호사는 지난해 언론 기고문을 통해 포스코가 미얀마 군부와의 결탁하며 인권보다 이윤을 추구하는 사실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제노사이드를 자행한 군부와 협력 관계에서 발생한 이윤이 군부의 심각한 인권침해에 투여되거나 군부의 사회경제적 토대를 공고히 하는데 활용된다는 점은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기업의 이윤활동이라고 할지라도 이제는 최소한의 인권기준을 준수해야 하는 시대”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제노사이드를 저지른 군부와 협력해 이윤을 창출하는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한편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후 수십명이 살해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톰 앤드루스 유엔 특별 보고관은 현지시간 11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지난달 1일 이후 최소 70명이 살해됐으며, 2000명 이상이 불법적으로 구금됐다고 전했습니다.

톰 앤드루스 보고관은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미얀마 군부가 민간인을 상대로 살인과 감금, 박해, 기타 범죄를 광범위하고 조직적으로 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특히 미얀마 군부를 제재하기 위해서 군부의 자금줄을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토마스 앤드루스 보고관은 “미얀마 불법 군사 정권의 자금줄을 차단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이 자금을 그들의 범죄 사업과 무고한 사람들을 공격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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