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못차린’ 한샘, 또 불매 가나… 투자자는 무슨 죄
상태바
‘정신 못차린’ 한샘, 또 불매 가나… 투자자는 무슨 죄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11.02 12: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페이퍼 컴퍼니에 2년간 44억원 협찬” 폭로… 계약 서류에 회장 서명도
한샘 “회사 차원 비자금 조성 의혹 사실 아니다… 개인 차원 비리 조사 중”
주가 폭락… 사내 성폭력 사건 3년 지나 회복 중에 또 다시 불매 목소리
사진=한샘
사진=한샘

“고객으로부터 사랑 받고 사회로부터 존경 받는 한샘을 만들겠다.” 최양하 전 한샘 회장이 2017년 12월, 현재의 상암동 신사옥에 입주하면서 다짐한 말입니다. 하지만 이는 헛된 구호였습니다.

2017년 사내 성폭력 사건으로 창업 이래 최대의 위기에 처했던 국내 가구업계 1위인 한샘이 또 다시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휘청거리는 모습입니다. 비자금 조성 의혹에는 회장이 개입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주가에도 충격이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데요. 문제는 경영진 리스크로 인해 투자자들이 그 대가를 감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2017년 사내 성폭력 사건 당시 일었던 불매운동이 재연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한샘의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이 알려진 것은 내부 고발자를 통해 지난달 29일 MBC에서 보도하면서입니다. 광고 대행사 4곳에 2년간 44억원이 넘는 협찬금을 지급한 대외협력실 내부 문건이 공개됐는데요. 그런데 이 광고대행사들 모두가 실체가 없는 유령회사 즉, ‘페이퍼 컴퍼니’라는 내부자 폭로가 나온 것입니다. 실제로 이들 광고대행사의 주소지가 호텔, 가정집 등이었습니다. 이 협찬금 중 일부가 비자금으로 빼돌린 게 아니냐는 의혹입니다.

다른 회사들을 이용해서 기업이 자금을 유용하는 이런 행위들은 사주들이 비자금을 조성하는 데 사용하는 전형적인 수법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한샘 측이 이 광고대행사들과 계약을 맺은 서류에는 한샘 회장의 서명까지 있어 최고 경영진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2년 전인 2018년에는 최양하 전 회장이 한샘을 이끌고 있었고, 현재 회장을 맡고 있는 강승수는 지난해 12월 취임했습니다.

광고대행사 사내이사이자 현직 한샘 상무는 광고대행사 계약은 회장이 승인했다고 시인까지 했습니다. 이 광고대행사는 한샘 상무와 팀장이 전·현직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었습니다.

한샘 측은 다음날인 30일 입장문을 통해 개인 일탈로 몰아갑니다. 한샘 측은 “회사 차원의 불법 비자금 조성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개인 차원의 비리 등 다른 문제가 있었는지 면밀히 자체 조사 중이며 외부 기관의 조사에도 성실히 협조해 결과에 따라 즉각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입니다. 현재 경찰은 이 사안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한샘은 비자금 조성 의혹 외에도 부정청탁 의혹도 불거졌는데요. 자사에 불리한 기사를 막기 위해 많은 언론인들을 관리해온 사실이 드러난 것입니다. 대외협력실에서 관리해온 특별 할인 관련 비밀 문서가 알려진 것인데요. 특별 관리대상에는 언론사 임원과 기자 그리고 경찰 등 70여명이 나옵니다. 문서에 등장한 구매자들은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짜리 제품을 구입하면서 평균 20% 할인, 심지어는 공짜로 가구를 받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특별 할인 혜택을 받은 관리대상자들이 해명도 내놓았는데요. 구차한 변명 수준입니다. “정말 나는 억울해요. (후배) 도와주려다가…전혀 이익도 없어요.” “(한샘에서) 소파 곰팡이 낀 거 보내주고, 식탁에 박음질 박다 만 그걸로 보내줬지. 나 살다가 붙박이장 안에 시트지가 떠 버린 거예요.”

내부 고발자는 “우리 기사를 좀 막아 달라 라든지, 그런 용도로 이런 할인을 미리 해주고 있는 것이다. 전화를 돌려서 기사를 내리거나 아니면 헤드라인을 바꾸거나 하는 경우는 많다”라고 폭로했습니다.

한샘 이모 상무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온라인 이런 매체들 안 해주면 기사를 이상하게 쓰고 광고도 요청한다”며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샘은 2017년 사내 성폭력 사건으로 국민들로부터 ‘불매운동’을 맞으면서 휘청거렸던 경력이 있습니다. 매출 하락은 물론 주가도 폭락하면서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았죠. 2017년 11월 사내 성폭력 사건이 발생할 때쯤 17만원 선이던 주가는 계속 하락해 2018년 10월에는 4만원 선까지 추락한 것입니다.

매출 역시도 처참하게 추락했습니다. 결국 2017년 매출액이 2조625억원으로 사상 첫 2조원을 돌파하는 기록까지 세웠지만 사내 성폭력 사건이 불거지면서 이듬해부터 실적이 추락하기 시작합니다.

2018년 매출액 1조9285억원으로 2조원대가 무너지더니 2019년에는 1조6984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칩니다. 2017년에 비해 무려 17.7%나 빠진 것입니다. 영업이익도 2017년에 1405억원에서 2018년에는 전년에 비해 무려 60%나 빠진 560억원을 올리는데 그칩니다. 2019년에는 558억원으로 더 쪼그라듭니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양상을 보이는데요. 2017년에 959억원에서 2018년에는 900억원으로 줄더니 2019년에는 전년에 비해 반토막도 안 되는 427억원까지 폭락합니다.

하지만 이같은 국민들의 분노는 3년이 지나면서 서서히 사그라들었고 이는 실적에도 반영되면서 본 궤도에 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한샘의 올해 1분기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926억원, 119억원으로 전년대비 11.32%, 2.59% 증가했습니다. 단, 영업이익은 171억원으로 7.57% 감소했지만 코로나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인테리어 수요가 늘어나 매출 실적에 반영됐습니다.

2분기도 매출액, 영업이익이 각각 5172억원, 230억원으로 전년대비 25.9%, 172% 증가했고, 3분기 역시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149억원, 2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25.4%, 236.3% 신장하는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언택트 소비 트렌드로 인해 온라인 부문 매출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입니다.

한샘의 실적은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올해 3월 23일 52주 신저가(4만6000원)를 기록했으나, 2분기 깜짝 실적에 7월 9일 52주 신고가(10만7000원)를 갱신까지 했습니다. 이날 한샘의 주가는 11만1000원으로 전거래일 보다 1만6400원(17.34%) 증가해 장을 마감했습니다. 7월 14일에는 올해 최고가인 11만7500원까지 상승했습니다. 이후 10만원 대를 등락하다가 10월 14일에는 11만8500원으로 또 다시 올해 최고가를 갈아치웁니다. 이후에도 10만원 선에서 오르락 내리락 하다가 비자금 의혹 보도가 나온 10월 29일 전일대비 0.2% 오른 10만원에 거래를 마쳤는데요. 비자금 의혹 보도가 나온 시간이 장을 마감한 오후 8시 10분 경에 나온 탓에 주가는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최근 3개월간 한샘 주가 흐름
최근 3개월간 한샘 주가 흐름

하지만 다음날 바로 주가에 반영이 됐습니다. 한샘 주가는 30일 오전 9시 2분께 전 거래일 대비 6500원(6.80%) 하락한 9만3000원에 거래되다가 오전 9시 24분에는 전장 대비 8000원(8.00%) 내린 9만2000원에 거래되면서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의 파장이 주가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이날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5.8%(-5800원) 하락한 9만4200원에 장을 마치면서 결국 10만원선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주가 하락의 피해는 결국 투자자들의 몫이 됐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매출과 주가하락에 이어 불매운동 조짐도 나오고 있습니다.

누리꾼들은 “방송국 기자가 이정도 파악하면 한국 경찰이나 검찰이 수사시작하면 금새 자세한 스토리를 알겠네요. 어디 한번 어떤 얘기가 나오나 한번 두고 봅시다” “한샘 주문취소 완료. 기본이 안 된 기업에 완성도 높은 물건을 기대할 수 없겠죠”라는 불매운동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한편 조창걸 명예회장은 실적과 무관하게 현금배당을 받고 있습니다. 2017년 매출 2조원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둘 당시 한샘이 지출한 배당금 211억5500만원은 실적이 추락한 2018년과 2019년에도 동일한 금액을 현금배당 합니다. 2019년에는 현금배당성향이 무려 49.5% 이릅니다. 당기순이익의 절반을 배당금으로 지출한 것입니다.

지분율에 따라 배당금이 분배되는데요. 조창걸 명예회장의 지분율은 15.45%입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챙긴 현금배당금은 156억7000만원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