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고용한파 ‘6만명’ [숫자로 읽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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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고용한파 ‘6만명’ [숫자로 읽는 뉴스]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0.08.2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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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가 고용 한파를 불러 오면서 올해 상반기 국내 취업자 수가 지난해보다 6만명 줄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취업자수 감소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재확산하면서 고용시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5일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2020년 상반기 고용동향 및 주요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취업자는 2679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만9000명 감소했다.

상반기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지속된 2010년 상반기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국내 취업자는 2008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27만3000명 증가했으나 금융위기 충격에 이듬해인 2009년 상반기 14만7000명 급감했다. 이후 2010년 상반기에는 전년보다 28만3000명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이후 매년 상반기 취업자는 ▲2011년 49만9000명 ▲2012년 47만4000명 ▲2013년 21만4000명 ▲2014년 67만5000명 ▲2015년 29만1000명 ▲2016년 20만7000명 ▲2017년 36만명 ▲2018년 14만2000명 ▲2019년 20만7000명 등으로 전년 대비 증가세를 유지했었다. 그러다가 올해 상반기 감소로 전환한 것이다.

취업자 감소는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시장 불안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취업자는 1, 2월까지만 해도 호조세를 보였다. 1월과 2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각각 56만8000명, 49만2000명 증가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본격화한 3월부터 급격하게 감소했다. 3월 19만5000명 감소에 이어 4월 47만6000명 급감하는 등 전년 대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이후 5월 39만2000명, 6월 35만2000명, 7월 27만7000명으로 감소폭은 다소 완화됐으나 고용 충격은 지속되고 있다.

연령별 상반기 취업자는 6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 40대(-14만4000명)의 취업자 감소폭이 가장 컸고 30대(-10만4000명), 20대(-9만7000명) 순이었다. 다만 고용률로는 20대가 -1.8%로 전년 대비 가장 크게 하락했다.

60세 이상의 경우 정부의 공공 일자리 정책 영향으로 취업자(38만8000명)와 고용률(1.2%)이 증가했다.

성별로는 남성(-2만7000명)보다 여성(-3만3000명)의 고용 충격이 컸다. 이정아 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가구 내 돌봄의 필요가 증대됨에 따라 유자녀 여성 취업자가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수단이 여성 고용 비중이 높은 부문에 큰 타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산업별로 보면 도·소매업(-3.9%), 숙박·음식업(-4.3%), 교육서비스업(-3.5%) 등의 취업자는 전년 동기보다 크게 감소했다. 이들 업종은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곳이면서 여성 고용 비중이 높은 곳으로 분류된다.

특히 올해 상반기 고용시장 특징은 ‘일시휴직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일시휴직자는 전년 동기 대비 59만1000명 늘었다. 이 가운데 여성 일시휴직자가 지난해보다 37만6000명 증가해 남성 21만5000명보다 더 많았다.

한편 올해 상반기 실업자는 119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5000명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실업률은 4.3%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이정아 부연구위원은 “이는 비경제활동인구가 늘고 취업자 중 일시휴직자와 단시간 취업자가 증가하는 등 ‘지연된 실업’의 증가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로 일단 '해고' 대신 고용을 '유지'하며 조정 상태에 들어간 일자리가 많다는 의미다.

이 부연구위원은 하반기 고용시장 지표도 부정적으로 예상했다. 그는 “일시휴직자 등 고용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조정 상태에 들어간 일자리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관리가 필요하다”며 “특히 국제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하반기에는 제조업 영향이 심화돼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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