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창문 판 돈으로 일본 전범기업 주머니 채우는 K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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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창문 판 돈으로 일본 전범기업 주머니 채우는 KCC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5.22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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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미쓰비시은행·스미토모미쓰이은행’에 이자로 수백억 지출
일제 강점기 3대 전범기업 미쓰비시·스미토모·미쓰이 모두 연관
스미모토금속 후신인 ‘신일철주금’은 아베정부의 경제보복 중심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우리나라 대법원 확정 판결에 불복
사진=KCC 홈페이지
사진=KCC 홈페이지

유리, 창호재와 홈씨씨인테리어로 유명한 KCC그룹이 일제 강점기에 최악 전범기업으로 꼽히는 미쓰비시그룹 등에 한국에서 벌어들인 돈을 유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바로 미쓰비시그룹의 계열 은행인 ‘도쿄미쓰비시은행’과 스미토모그룹의 스미토모은행과 미쓰이그룹의 사쿠라은행이 합병한 ‘스미토모미쓰이은행’으로부터 빌린 돈에 대한 이자로, 매년 수십억원씩 일본으로 보내지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태평양전쟁 당시 최악의 3대 전범기업인 미쓰비시, 미쓰이, 스미토모 3곳에 국내에서 벌어들인 자금을 유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쓰비시는 13세 소녀들을 비롯해 10만명이 넘는 한국인을 탄광 등지에 강제로 징용했으나 한국 피해자들에게 사과와 배상을 하지 않고 있죠. 이런 추악한 일에 대해 미국과 중국에는 사과를 했지만 우리나라에만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파렴치한 전범기업입니다.

미쓰이 또한 A급 전범기업으로 지목되고 있죠. 미쓰이그룹의 계열사 미쓰이광산 등 미쓰이 계열 탄광에만 6만명의 조선인이 강제 징용됐을 것으로 일본연구자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탄광은 노동 강도가 심하고 사망률이 가장 높아 조선인 노무자들이 가장 두려워했던 작업장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곳을 일본은 반성은커녕 조선인 강제노역 흔적을 지우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을 추진하고 있어 그 뻔뻔함이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스미토모 또한 스미토모그룹이 소유했던 아시오광산 등지에서 한국인 등을 강제로 동원해 노동력을 착취한 악질 전범입니다. 아시오 광산은 강제로 동원된 근로자 2421명 중 820명이 탈출할 정도로 노동이 가혹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나라 대법원은 2018년 스미토모그룹의 스미토모금속과 신일본제철이 합병한 전범기업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1억원씩’을 배상하라는 확정 판결을 내렸지만 묵묵부답 상태입니다.

이들은 2014년 국무총리 산하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지정한 전범기업인데요.

KCC가 이런 최악의 전범기업과 손잡고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인 돈의 일부를 차입금에 대한 이자 형식으로 국부를 유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본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KCC가 2014년부터 국내외 기업과 차입한 내용이 확인됐는데요. 2014년 공시에 보면 ‘외화장기차입금’ 명목으로 스미토모미쓰이은행으로부터 당기(2014년)와 전기(2013년)에 빌린 돈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스미토모미쓰이은행으로부터 빌린 돈은 2013년부터 공시가 되고 있는 것인데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장기로 차입한 내용이 나옵니다. 이율은 ‘LIBOR(3M)+1.15%’입니다.

LIBOR는 런던 국제금융시장에서 은행들 간에 자금을 빌려줄 때 적용되는 금리로, 자금을 차입하는 국가나 기업의 신용상태에 따라 LIBOR 금리에 차등금리를 가산해 실제 적용금리가 정해지는데요. 신용 리스크가 ‘0’일 때 빌려주는 무위험이자율 USD LIBOR 3개월이 1.96%정도 됩니다.

이를 기준으로 KCC가 스미토모미쓰이은행에 5년간 차입한 금액에 대해 이자(LIBOR(3M)+1.15%)로 지출된 금액은 52억2377만1000원이 나옵니다. 매해 10억원 이상씩 지출된 셈입니다.

도쿄미쓰비시은행으로부터 차입한 시기가 공시된 것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운영자금’ 명목으로 단기차입금을 빌린 것으로 나옵니다. 이율은 1.44~1.88%까지 매년 달리 적용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율은 해마다 점점 올라가는 추세입니다. 2015년 1.77%에서 2016년에는 1.44%로 낮아지는 듯하다가 2017년부터 1.56%→1.70%→1.88%로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해당 이율에 따라 5년간 도쿄미쓰비시은행으로 지출된 금액을 계산하면 95억3956만원이 됩니다.

결국 스미토모미쓰이은행과 도쿄미쓰비시은행으로 나간 돈은 총 147억7033만1000원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KCC본사 건물 1층에 있는 홈씨씨인테리어 쇼룸/사진=KCC 홈페이지
KCC본사 건물 1층에 있는 홈씨씨인테리어 쇼룸/사진=KCC 홈페이지

글로벌 시대에 외국계 기업과 손잡고 투자를 받거나 운용자금을 차입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하필이면 전범기업이라는 것입니다.

지난해 7월 아베정부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에 나선 원인도 2018년 우리나라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조치였다는 해석인데요. 그 중심에는 앞서 언급한 신일철주금이 있습니다.

아베정부가 지난해 경제보복 조치에 나선 직후인 7월 5일 기자간담회에서 최종구 당시 금융위원장도 일본 아니어도 돈 빌릴 데가 많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달리 지금 우리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은 안정적”이라며 “설령 일본이 돈을 안 빌려준다고 해도 우리 금융기관들이 얼마든지 다른 데서 빌릴 수 있다”고 말한 것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KCC는 최 위원장의 이런 발언이 나온 후인 2019년에도 도쿄미쓰비시은행으로부터 1159억원을 단기차입금으로 빌립니다. 그것도 공시가 시작된 2015년 이후 최고 이율인 1.88%로 말입니다.

앞서 2000년에 KCC는 미쓰비시그룹 계열사인 ‘아사히글라스’와 손잡고 ‘코리아오토글라스’를 설립해 사업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지난해 1월 31일에 아사히글라스가 시간외 매매로 코리아오토글라스 지분(10%)을 전량 매도해 246억6000원을 챙겼습니다. 아사히글라스는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14억원, 16억원의 배당금도 가져갔습니다.

한편 KCC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9.4% 줄어든 2조3966억원을, 영업이익도 25% 감소한 139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당기순손실은 -1192억원으로 전년보다 5배 늘었으며, 3년 연속 마이너스 행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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