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저축은행 한·일전’, 한국에 빨대 꽂은 SBI가 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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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저축은행 한·일전’, 한국에 빨대 꽂은 SBI가 승자?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1.31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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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규모, SBI저축은행 8조 vs OK저축은행 6조-한국투자저축은행 3조
당기순이익과 거래자 숫자는 ‘OK+한투’ 연합전선 펼쳐도 SBI에 ‘완패’
사진=각 사 CI
사진=각 사 CI

‘한·일전은 가위 바위 보도 지면 안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일전은 필승해야만 하는 숙명입니다. 그런데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戰’에서 한·일전은 완패(?)의 상황입니다.

저축은행 톱3인 SBI저축은행·OK저축은행·한국투자저축은행을 비교했을 때 한국자본인 2~3위 ‘OK저축은행-한국투자저축은행’이 연합전선(?)을 펼쳐도 일본자본인 1위 ‘SBI저축은행’에 뒤처지고 있는 형국입니다.

각 사가 전자공시시스템과 홈페이지에 공시한 실적을 분석해 보니 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습니다.

SBI저축은행은 일본 SBI홀딩스가 지분 84.27%(SBIBF,·SBICF·SBIIF 각각 22.40%, SBIAF 17.07%)를 들고 있는 대표적인 일본계 금융회사입니다. 여기에 SBI저축은행이 자기주식 14.77%, 그리고 기타 0.96% 등 지분구조를 보이는 일본 자본기업입니다.

특히 SBI그룹은 한국의 역사와 정서를 무시한 혐한 발언으로 한국 국민들로부터 불매운동의 대명사격이죠.

SBI저축은행의 모기업인 일본 SBI그룹 기타오 요시타카 회장의 발언이 문제가 많이 되고 있는데요.

기타오 회장은 2016년 개인 인터넷 블로그에 “일본의 모든 교과서에 다케시마(독도), 센카쿠를 명시하고 종군위안부 문제나 도쿄재판 등에 대한 의견을 기술한 것에 대해 ‘나는 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적었죠. 여기에 더해 “반일감정으로 돌아선 전 박근혜 대통령이 일본군 장교출신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본받아야 한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는데 중국과 한국 눈치를 왜 봐야 하는지 의문”이라는 등의 망언을 했습니다.

게다가 SBI그룹은 일본의 대표적인 혐한 사이트로 우익성향을 지향하는 ‘서치나’를 지난 2010년 인수해 운영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극우 성향의 조직이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었죠.

이런 극우적 성향의 SBI저축은행은 우리나라에서 20개의 점포를 운영하며 저축은행 업계 넘사벽 1위를 달리고 있을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2019년 3분기 기준 총자산 8조4110억원에 당기순이익(2019년 누계)은 156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21%, 13% 증가했습니다. 총자산은 3분기 누적만으로 벌써 2018년도(7조5101억원)를 넘어섰습니다. 거래자 수도 전년 84만5539명에서 94만4827명으로 증가하는 등 무려 100만명에 육박합니다.

SBI저축은행의 이같은 실적은 한국자본인 OK저축은행과 비교하면 얼마나 월등한지 알 수 있습니다.

OK저축은행은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지분 100%를 소유한 저축은행입니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대부업 자회사인 러시앤캐시를 거느리고 있으며, 재일 한국인 3세인 최윤 회장이 전 지분을 소유한 최대주주입니다.

최윤 회장은 1963년 일본 나고야 태생으로, 나고야학원대학교를 졸업 후 일본 나고야에 한식당 ‘신라관’을 운영하며 성공한 인물입니다. 이후 원캐싱 대표, 러시앤캐시 대표,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 OK저축은행 대표 등을 역임했습니다.

재일동포 3세인 최윤 회장의 국적은 ‘한국’입니다. 최 회장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저축은행 상호에서도 알리고 있습니다.

OK저축은행의 이름은 ‘Original Korean’의 약자로, ‘진짜 대한민국 저축은행’이라는 의미를 품고 있습니다.

특히 남산공원 안중근 기념관, 백범광장 일대에 우리나라 전통 화단을 조성하는 ‘OK전통화단’ 캠페인을 진행하는가 하면 국위선양을 위해 땀 흘리는 스포츠 국가대표팀 후원에도 적극적입니다.

재일동포 3세이지만 한국국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나라사랑에 남다른 최윤 회장의 OK저축은행. 하지만 실적은 SBI저축은행에 한참 미치지 못합니다.

2019년 3분기 자산규모는 6조5916억원으로, SBI저축은행(8조4110억원)의 78%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당기순이익은 747억원으로, SBI저축은행(1562억원)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거래자 수 역시 61만719명으로, SBI저축은행(94만4827명)의 65% 수준으로 3분의 2도 안 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실적이 조금은 나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년 같은기간(4조8369억원) 대비 자산규모는 36% 나아지며 건실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전년(731억원) 대비 2% 성장하는데 그쳤네요. 거래자 수는 전년(52만9931명)보다는 15% 늘었습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동원그룹 내 금융업을 하는 한국투자금융지주의 계열사로, 역시 우리 자본으로 설립된 저축은행입니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주식 100%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대표이사는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20.24%) 부회장입니다.

업계 3위인 한국투자저축은행 실적 또한 SBI저축은행에 비해 3분의 1 수준 밖에 되지 못하고 있더군요.

2019년 3분기 자산규모는 3조3797억원으로, SBI저축은행(8조4110억원)에 비해 절반도 안 되는 40%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당기순이익은 차이가 더욱 벌어집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410억원인데 반해 SBI저축은행은 1562억원으로, SBI저축은행의 26%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문제는 당기순이익이 전년 448억원에서 하락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산규모는 전년(2조6538억원)보다 27% 올랐네요.

거래자 수는 전년(12만7738명)보다 19% 늘어난 15만1894명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SBI저축은행(94만4827명)에 비해서는 16% 수준입니다.

특히 OK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을 합하면 총자산(9조9713억원)만 앞설 뿐 당기순이익(1157억원)과 거래자 수(76만2613명) 모두 SBI저축은행에 뒤집니다.

저축은행업계 국부유출이 심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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