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독립경영은 꿈?… 중흥 ‘서면 약속’ 거부
상태바
대우건설 독립경영은 꿈?… 중흥 ‘서면 약속’ 거부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2.01.13 1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우건설 노조 “법적 구속력 가진 ‘서면 합의서’ 작성하자” 요구
중흥그룹 “대우건설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간 더 필요하다” 불가
노조 “대우건설 위한다는 가면 쓰고 중흥왕국 구축하려는 검은 속내”
중흥그룹이 독립경영 약속에 대한 서면 합의서 작성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서진=대우건설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독립경영 약속에 대한 서면 합의서 작성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대우건설

중흥그룹이 구두로 약속한 대우건설의 ‘독립경영’이 물 건너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우건설 매각 종결을 눈앞에 두고 대우건설 노조와 중흥그룹 간 협상이 파행으로 치달으면서 심상찮은 기류가 흐르고 있는 것인데요.

중흥그룹이 지난해 ‘독립경영 방침’을 구두로 약속한 것을 ‘서면 합의서’로 작성하자는 대우건설 노조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양측의 협상이 결렬된 것입니다. 대우건설 노조는 중흥그룹을 상대로 총력 투쟁을 경고했습니다.

대우건설 노조는 12일 조합원들에게 성명서를 보내 중흥그룹 인수단이 대우건설을 위한다는 가면을 쓰고 중흥왕국을 구축하려는 검은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중흥그룹은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대우건설의 독립경영과 고용승계 보장, 그리고 내부 출신 사장 승진을 약속했습니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지난달 9일 대우건설 지분(50.75%)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식에서도 “저는 그동안 대우건설에 대한 독립경영과 임직원에 대한 고용승계 보장을 약속한 바 있다”며 “대우건설 임직원들이 자신의 역량을 맘껏 발휘할 수 있도록 내부승진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대우건설 노조는 이 약속을 ‘구두’가 아닌 법적 구속력을 가진 ‘서면 합의서’로 남기자고 요구했으나 중흥그룹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진 것입니다. 대우건설 노조는 성명서에서 “중흥그룹 인사단과의 협상이 파행으로 종결됐음을 공식 선언한다”며 “모든 역량을 동원해 중흥그룹과의 총력 투쟁을 선포한다”고 밝혔습니다.

대우건설 노조가 서면 합의서 작성을 원하는 항목은 독립경영을 담보하기 위한 ▲대표이사 내부승진 원칙 ▲사내 계열사 외 집행임원 선임 외 인원 제한 ▲인수 후 재매각 금지 ▲본부 분할매각 금지 ▲자산매각 금지 등입니다. 대우건설 노조에 따르면 이 모든 내용을 문서상으로 약속할 수 없다는 것이 중흥그룹 인수단의 입장이라는 것입니다.

노조는 “정창선 회장과 정원주 부회장이 언론을 통해 약속한 독립경영 보장 등 본인들의 입으로 직접 국민들에게 공표한 내용조차 서면 약속은 불가하다는 입장만을 내세우고 있다”며 “노동조합을 지속적으로 기만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중흥그룹 측은 구두 약속의 서면 합의서 작성이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3일 본지가 입수한 중흥그룹 인수단이 대우건설 노조에 보낸 문건에는 서면 합의서 작성 불가 이유로 ▲대우건설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대주주로서의 법적 권한이 없다 ▲주주권, 경영권,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에 노조 측은 ‘궤변’이라고 일갈했습니다. 노조 측은 “고의적인 시간 끌기와 함께 본인들의 언행을 손바닥 뒤집듯 바꿔가며 대우건설 임직원을 대표해 협상을 하고 있는 노조를 지속적으로 기만해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대우건설 노조는 12일 신임 대표이사로 내부 승진한 백정완 주택건축사업본부장의 내정에도 석연찮다는 의혹을 제기합니다.

노조는 “문서상 약속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부 승진 발표는 협상 과정 중 합의된 대로 현시점에서 내부 승진은 시키지만 향후 언제든 본인들 입맛대로 바꿀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당장 달콤한 사탕으로 훗날 뒤통수를 치기 위한 위선의 가면을 쓴 중흥그룹의 말을 절대로 신뢰할 수 없다”며 “우리는 위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모든 사항을 서면으로 약속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노조는 대우건설 본사와 중흥그룹 광주 본사 앞에서 무기한 천막 농성을 진행할 것을 예고했습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