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 3세 알박기’에 대우건설 안팎서 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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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 3세 알박기’에 대우건설 안팎서 끓는다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2.03.0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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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20대 손자가 대우건설 전략기획팀 부장 꿰차
직원들 “선을 제대로 넘었다, 공정성은 어디로 갔나”
중흥그룹 오너 3세들이 잇따라 대우건설에 낙하산으로 내려앉자 내부 반발이 커지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중흥그룹 오너 3세들이 잇따라 대우건설에 낙하산으로 내려앉자 내부 반발이 커지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을 인수한 중흥그룹이 창업주인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20대 손자 정정길씨를 대우건설 부장 자리에 앉힌 것을 두고 대우건설 내부에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최근 단행한 인사를 통해 정창선 회장의 친손자인 정정길씨를 전략기획팀 부장에 배치했다. 1998년생인 정정길 부장은 정원주 중흥토건 부회장의 아들로, 중흥그룹의 3세다.

정 부장은 고졸 출신으로, 지난해 중흥건설 대리로 입사한 뒤 1년도 채 되지 않아 대우건설로 자리를 옮기며 부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20대 창업주의 손자가 부장으로 온다는 소식에 대우건설 내부에서는 “아무리 오너 일가라도 주요 보직인 전략기획팀에 고졸 출신 20대 부장이라니 선을 제대로 넘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던 회사였다가 25세 오너일가가 부장으로 오는 인사에 적응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나티 블라인드에는 “일부 사원·대리급 직원들은 이 소식을 듣고 이탈 중” “(회사가) 구멍가게 수준으로 변신하고 있다” “가족 말고 가족 친구도 데리고 왔다” 등 비아냥대는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다른 건설사 직원들도 중흥그룹 오너 일가의 대우건설 승진 배치 비난에 가세하고 있다.

A씨는 “고졸 손자는 전역하고 중흥에 대리로 있다가 대우(건설) 먹으면서 대우(건설) 부장으로 오고, 사위 아들들은 바로 낙하산 와버리네… 재직자 형들 현타 엄청나겠다”고 꼬집었다. 이 밖에도 “완전 점렴군이네” “공정성 어디갔나” 등 목소리를 냈다.

대우건설에는 정정길 부장 외에도 외손자까지 입사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 회장 사위인 김보현 헤럴드미디어 부사장 아들인 김이열씨와 김이준씨가 대우건설 사원으로 입사한 것이다. 김보현 부사장은 정 회장의 딸 정향미씨 남편이다.

이 같은 오너 일가 알박기에 대해 대우건설의 독자경영 체제를 중시하겠다던 중흥그룹의 당초 약속과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2일 <대우건설 임직원께 드리는 글>이란 제목의 메시지를 통해 “조직개편의 핵심은 단독 대표이사 체제를 통한 독립·책임경영”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오너 일가 3세들이 주요 보직에 포진하면서 독립경영 체제에 대한 의문이 대우건설 안팎에서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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