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 극 ‘혼맥도’… 한화 김승연·김호연 형제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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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과 극 ‘혼맥도’… 한화 김승연·김호연 형제 맞아?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6.2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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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박정희·전두환 정권 당시 권력가 집안과 혼인… 이후락과도 사돈
김호연, 독립운동가 김구 선생의 손녀와 결혼… 독립 관련 다양한 직책 역임
3세인 김동관·김동환은 사내 자유연애 통한 결혼으로 아버지 세대와 다른 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왼쪽)과 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왼쪽)과 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

지난 27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큰 딸 민정씨와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큰 아들 정환씨가 약혼식을 올리면서 재벌가의 ‘끼리끼리’ 결혼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2018년 기업 경영성과 평가 회사인 CEO스코어가 국내 100대 기업의 결혼현황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재벌 가문끼리 결혼한 비율을 보니 부모세대는 49.3%, 자녀세대는 52.5%로 나타났습니다.

본지는 현대차에 이어 자산순위 재계 7위인 한화그룹의 혼맥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특히 한화그룹 2세인 김승연 한화 회장과 김호연 빙그레 전 회장(현 공군역사재단 이사장)의 처가를 살펴보면 정반대의 집안 성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쪽에선 근대의 화려한 권력 가문과, 다른 쪽에선 독립운동가의 집안과 혼맥도를 그리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상당수의 재벌기업들이 그랬듯이 한화그룹 역시 ‘적산기업’을 불하받은 기업인데요. 적산(敵産)은 귀속재산이라고도 하며, 적산불하는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에 의해 축적된 재산을 광복이후 미군정과 이승만정부에 의해 한국 내의 기업 또는 개인에게 팔아넘긴 것을 말합니다.

한화그룹의 태동은 일제강점기 일본인 소유였던 조선유지 인천공장 즉 ‘조선화약공판’으로부터 시작되는데요. 한화그룹의 창업주인 김종희씨는 조선화약공판 직원이었는데, 해방되고 일본인들이 철수하면서 당시 일본인 상무가 김종희씨에게 “네가 운영하면 어떻겠느냐”는 말이 계기가 돼 불하받았다는 일화가 전해집니다. 한화그룹의 전신인 한국화약주식회사가 조선화약공판을 불하받아 현재의 한화에 이르고 있는데요.

김종희 선대회장은 첫째 김영혜, 둘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셋째 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을 자녀로 두고 있습니다. 김승연 회장과 김호연 전 회장의 처갓집은 정 반대의 성향을 보이는데요. 김승연 회장은 당대에 소위 ‘잘나가는 집안’과, 김호연 전 회장은 ‘독립투사’의 집안과 연을 맺은 것입니다.

김승연 회장의 부인은 서영민 여사인데요. 서 여사의 부친이 서정화 전 내무부장관입니다. 서정화 전 내무부장관은 박정희정부 시절 내무부 차관을 거쳐 전두환 정권 때에는 내무부장관을 맡습니다. 서정화 전 장관은 한나라당의 5선 국회의원으로, 현재는 한화석유화학·자유한국당 상임고문을 맡고 있습니다.

또 서 전 장관의 6촌 형인 서정귀 전 호남석유 회장의 딸 서옥로씨가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의 장남 이동진씨와 혼인관계를 맺으면서, 김승연 회장은 이후락과도 사돈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여기에 서정화 전 장관의 부친 서상환씨는 6·25 당시 검찰총장에 이어 이후에는 법무부 장관까지 지냅니다. 이승만정부 시대죠. 결국 거슬러 올라가면 김승연 한화 회장은 이승만정부부터 박정희, 전두환 정권까지 막강한 힘을 지닌 집안을 처가로 둔 것입니다.

반면 동생인 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은 독립운동가 집안을 처가로 둡니다. 김호연 전 회장의 부인이 김미씨인데요. 김미씨의 부친이 김신 전 교통부장관입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 김구 선생의 아들이 김 전 장관입니다.

이런 혼맥 때문일까요. 김호연 전 회장은 독립운동가와 관련된 다양한 직책도 맡았습니다. 김 전 회장이 맡았거나 맡고 있는 직책은 ▲백범김구기념관 운영위원회 운영위원 ▲이봉창의사 기념사업회 회장 ▲매헌 윤봉길의사 장학재단 이사 ▲유관순열사 기념사업회 부회장 ▲독립기념관 이사회 이사 ▲백범김구선생 기념사업협회 부회장 ▲김구재단 이사장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 부회장 ▲이봉창의사 기념사업회 부회장 등입니다.

이들 두 형제의 아들이자 한화家 3세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김승연 장남)과 김동환 빙그레 차장(김호연 장남), 두 사촌은 사내 결혼을 하면서 아버지들과는 다른 길을 갑니다.

김동관 부사장은 지난해 10월 유럽에서 몰래 결혼식을 올렸는데요. 부인은 한화 계열사에서 근무했던 여성으로, 김동관 부사장과 2010년 비슷한 시기에 입사해 10년 정도 만남을 이어오다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김동환 차장 역시 사내에서 만난 연인과 2017년 4월 결혼했는데요. 부인은 2010년 빙그레에 입사해 식품연구소 등에서 일했으며 2015년 퇴사했습니다. 두 사람은 같은 부서에서 일한 적은 없지만 업무 협의차 동료로 알게 됐으며 이후 사랑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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