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횡령액 압도적 1위, 환수율은 꼴찌… 우리은행 ‘횡령 대명사’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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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횡령액 압도적 1위, 환수율은 꼴찌… 우리은행 ‘횡령 대명사’ 확인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4.07.03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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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00억원대 사고 이어 올해에도 100억대 횡령 사고 발생
내부통제 쇄신 수차례 공언에도 한해도 거르지 않고 사고 이어져
우리금융그룹 본사. /사진=우리금융
우리금융그룹 본사. /사진=우리금융

지난달 100억원대 금융사고를 낸 우리은행이 최근 10년간 은행권 횡령사고 발생액과 횡령 가담 직원 수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 환수율도 5대 은행 가운데 꼴찌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우리은행에서 이 기간 발생한 횡령 사고 금액 772억원 가운데 환수한 돈은 13억원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손실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14~2023년 국내 은행별 횡령 사건 내역> 자료에 따르면, 해당 기간 외국계은행과 국책은행을 포함한 17개 국내 은행 중 횡령액이 가장 큰 곳은 우리은행으로 총 772억7780만원의 횡령이 발생했다. 경남은행은 612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 기간 은행 17곳에서 발생한 횡령액은 모두 1643억원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127억원을 환수해 사고 금액 중 7.7%만 건졌을 뿐이다. 우리은행의 사고금액 772억원은 전체 횡령액의 47%에 달하고, 2위 경남은행의 612억원과 합치면 두 은행이 전체 횡령액의 84%를 차지했다.

우리은행의 횡령 규모가 특히 큰 이유는 2022년 발생한 707억원 규모의 대형 금융사고 때문이다. 우리은행 직원 전 모씨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에 걸쳐 고객돈 707억원을 해외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빼돌리는 방식 등으로 횡령했다. 이 사건으로 직원 전씨와 공범인 그의 동생은 대법원에서 각각 징역 15년과 12년이 확정됐다.

당시 이 사건이 충격적이었던 것은 한 부서에서만 10년 가까이 근무한 직원 전씨가 장기간에 걸쳐 고객 돈에 손을 댔을 뿐만 아니라, 부서가 바뀌면 횡령 사실이 드러날까봐 금융위원회 명의로 ‘파견근무’ 문서를 위조하기까지 한 사실이었다. 또 파견 근무를 핑계로 1년 넘게 무단 결근했지만, 은행에선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횡령액뿐만 아니라 횡령에 가담한 직원 수도 31명으로 가장 많았다. 횡령액 2위인 경남은행에서 10년간 적발된 인원 수는 5명에 불과했다.

또 우리은행의 횡령액 환수율은 최하위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사고금액 706억원 가운데 13억원만 되찾아 환수율이 1.7%에 그쳤다. 전씨 형제가 빼돌린 707억원 중 되찾아 온 금액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검찰이 추징한 약 80억원을 제외하면 나머지 횡령금은 거의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이 횡령사고를 제외한 횡령금 환수율도 13.3%에 그쳐, 5대 은행 중에서 환수율이 최하위였다. 10년간 직원들이 횡령한 85억7520만원 가운데 63.1%를 환수한 하나은행과 대비된다.

우리은행에선 2018년을 제외하고 단 한 해도 빠지지 않고 횡령사건이 발생했다. 사고 때마다 “내부통제 시스템을 쇄신하겠다”고 강조해왔지만 지난해에도 2건의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지난달 대리급 직원이 100억원대 고객 대출금을 빼돌린 사실이 적발되는 등 사고가 끊이지 않고있다. 이번 사고 이후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라고 밝혔다.

금감원도 지난달부터 우리은행에 대한 현장검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유난히 대형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것과 관련해 구조적 문제가 없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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