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제휴는 ‘민폐’, 네이버 최수연 대표와 김남선 CFO의 과제 [조수연 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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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제휴는 ‘민폐’, 네이버 최수연 대표와 김남선 CFO의 과제 [조수연 만평]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4.04.12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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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기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는 332개 법인, 10조9000억원에 이르는 타법인 출자를 하고 있으며 이 중 경영 참여형 투자는 64.8%로 약 7조1000억원이다. 특히 수많은 타법인 출자 가운데 1000억원 이상 주식 교환을 통해 전략적 파트너십 또는 제휴를 한 곳은 단 6개로 1.8%에 그친다. 사전적으로 ‘전략적 제휴’란 기업 간 상호협력관계를 유지하여 다른 기업에 대하여 경쟁적 우위를 확보하려는 새로운 경영전략이다. 단순 업무 계약이나 양해각서(MOU) 체결을 넘어 굳이 금전 투자도 아니고 자사 주식을 교환하는 이유는 사업 협력을 통해 상호 기업가치를 높여 지분투자에서도 서로 이바지할 수 있다는 약속을 표현하는 것이다. 네이버는 이를 통해 적극적 업무 제휴를 도모하는 효과를 노리는데, 상대 기업도 거대기업과 전략 제휴를 통해 앞으로 닥칠 유형, 무형의 이익에 기대가 클 것이 틀림없다. 그러면 전략 제휴의 결과는 어떠했을까?

네이버와 전략 제휴에 참여한 기업의 투자 결과는 참혹하다. 최근 사업보고서에 공시한 지분율 기준으로 지난달 말 시가총액을 반영한 네이버의 전략적 제휴 기업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하면 대부분 마이너스 30~50% 규모의 평가 손실을 확인할 수 있다. 기업의 주가는 경영의 총체적 가치 제고 활동의 결과이다. 네이버의 전략 제휴 기업이 아무리 열심히 사업 협력을 했어도 네이버의 경영진이 기업가치 제고에 실패하며, 네이버 주가가 하락하자 다수 전략 제휴 기업에 민폐를 끼치고 말았다. 2017년 투자한 미래에셋증권만 누적 손실을 면했으나 단지 4.7%의 누적 투자 평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약 7년 동안의 인플레이션과 기회손실 등을 고려하면 미래에셋증권도 사실상 ‘마이너스 투자’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네이버도 이들 전략 제휴 기업 투자로부터 같은 규모의 평가 손실을 기록했다. 결국 전략적 제휴 기업도 잘한 것은 없어 보인다. 이면에 네이버와 전략 제휴 기업들이 얼마나 많은 무형의 이익이 있었는지 모르나 공시 회계 기록과 시장평가로는 네이버가 이끈 전략 제휴 투자는 ‘폭망’에 가깝다고 보는 데 무리가 없다. 전임 한성숙 대표가 꼬아놓은 실타래를 신임 최수연 대표와 김남선 CFO가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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