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700,000,000원 배당… 막내서 금융재벌로 재탄생한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 [조수연 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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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00,000,000원 배당… 막내서 금융재벌로 재탄생한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 [조수연 만평]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4.03.21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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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벌 뺨치는 소유·경영 독점 ‘한국형 금융재벌’ 완성… 금융 공공성 강조 당국에 주목

언론보도에 따르면 2024년 10대 그룹 총수 가운데 배당 1위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으로 3244억원이었고, 2위는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으로 1559억원을 받을 예정이다. 재벌가들은 3세 경영 이후 상속 재원 마련이 필요한 상황에서 정부의 주주환원 강화 의지와 공교롭게 이해가 일치하며, 이 틈에 배당을 적극 늘리고 있다. 이 같은 덕에 재벌 3세들의 지배구조는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LG그룹 구광모 회장 778억원, SK그룹 최태원 회장 650억원 등 재계 순위 5위 내 총수들도 배당 톱5에 들었다. 아들 정기선에 HD현대그룹 총수 자리를 물려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배당액도 798억원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산업재벌이 아닌 메리츠금융그룹 조정호 회장의 배당이 눈길을 끈다. 조 회장은 2022 회계연도 기준 103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이 배당금액도 일반인에게는 천문학적 금액이지만, 2023 회계연도에는 전년 배당액의 무려 23배인 2307억원을 받는다고 메리츠금융그룹은 공시했다. 조 회장은 메리츠금융지주의 지분 48.06%(2023년 12월 말 기준)를 소유하고 있는데, 급격한 배당 증가 정책의 영향으로 거액 배당 수령이 가능했다. 앞서 메리츠금융그룹은 2022년 12월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계획을 발표하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 환원하겠다고 공시했다. 메리츠금융지주의 유동주식이 44.22%임을 고려하면 주주환원의 최대 수혜자는 결국 조정호 회장이다. 이제 조 회장은 셀프 주주환원의 살아있는 신화라 해도 손색이 없다.

이러한 성공 배경에는 조 회장의 탁월한(어쩌면 불가피한) 선택에 있었다. 그는 한진그룹 조중훈 창업주의 막내로 대한항공에 입사했다가 한일증권으로 금융시장에 발을 들였고, 동양화재(이후 메리츠화재)를 거쳐서 한진투자증권(이후 메리츠증권) CEO에 올라 일찌감치 금융시장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는 조중훈 창업주가 세상을 뜨자 그의 활동 무대였던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 한불종금 등 단 3개 금융회사를 분리해 메리츠금융그룹을 출범했다. 한진가의 막내이다 보니 한진그룹의 본무대에 오르기에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메리츠금융그룹 출범 이후 조 회장은 2022년 말까지 메리츠금융지주 지분 72%를 소유했다. 지난해 4월 증권, 화재의 메리츠금융지주 완전 자회사 편입 과정에서 그의 지분은 현재 수준으로 조정됐고, 중간에 사퇴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결국 산업재벌처럼 소유와 경영을 독점하는 한국형 금융재벌로의 조정을 완성했다.

조 회장의 메리츠금융지주 보유 주식 가치는 지난 20일 기준 7조8000억원을 넘는다. 메리츠금융지주 주가가 2020년 최저 5560원에서 1340% 뛰었기 때문이다. 이 금액은 삼성그룹 이재용 회장 보유 주식 가치 15조원 다음으로 많은 액수다. 지난해 조 회장은 소유 주식 가치나 배당 수령액 모두에서 대부분 산업재벌을 뛰어넘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초대형 금융자본가로 탄생했다. 어쩌면 금융시장에 발을 디뎠던 당시 금융재벌의 꿈이 이제 이루어졌는지 모른다. 그렇지 않아도 극단적 이익 추구 경향이 있다는 금융시장에 대한 평가로 세간의 눈총이 따가운 가운데 금융재벌 딱지까지 달게 된 메리츠금융그룹이 금융의 공공성을 강조하는 정부에 어떻게 비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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