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넘게 벌었다는데… ‘국민연금’ 탈퇴하면 안 될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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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 넘게 벌었다는데… ‘국민연금’ 탈퇴하면 안 될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4.01.05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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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운용수익률 12% 돌파, 사상 최대 기록… 연금공단 ‘성과급 잔치’ 등 기금 누수 우려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우수인력 유치를 위해 성과급 등 보수 수준 합리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2022년 12월 8일 김 이사장이 공단 출입 기자단과 국민연금 개혁 방향에 대해 간담회를 갖는 모습. /사진=국민연금공단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우수인력 유치를 위해 성과급 등 보수 수준 합리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2022년 12월 8일 김 이사장이 공단 출입 기자단과 국민연금 개혁 방향에 대해 간담회를 갖는 모습. /사진=국민연금공단

“설마 성과급 잔치하는 건 아니겠지?”(jsh0****) “성과급 잔치하고 2060년부터 고갈이라는 잡소리 무한 반복 중”(kimj****) “이 뉴스는 성과 냈으니까 성과급 잔치해야겠다는 소리네”(autu****).

KT와 포스코 CEO 인선 과정에 잇따라 개입한 국민연금이 또 누리꾼들 입길에 올랐습니다. 이번에는 연금 기금이 장사를 잘했다는 소식인데, 칭찬보다 쓴소리가 앞섭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민 2225만411명이 가입한 생때같은 연금이 엉뚱한 곳으로 새지는 않을지 걱정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국민연금 기금은 지난해 얼마나 많은 수익률을 올렸을까요.

5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은 2023년 한 해 동안 12%가 넘는 수익률(잠정)을 달성했습니다. ▲2009년(10.39%) ▲2010년(10.37%) ▲2019년(11.31%) ▲2021년(10.77%)에 이어 다섯 번째 두 자릿수이자 사상 최대 수익률입니다. 1988년 국민연금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낮았던 2022년 수익률(마이너스 8.22%)을 1년 만에 큰 폭의 플러스로 바꿔놓은 것입니다.

지난해 1~10월 국민연금 기금 수익률은 6.75%(잠정)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수익금은 62조8000억, 기금 설립 이후 누적 운용수익금은 514조1000억, 기금평가액은 968조297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로는 역대 최고인 12%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은 오는 3월 최종 집계를 마치고 정확한 지난해 수익률을 공개할 예정이다. /자료=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지난해 1~10월 국민연금 기금 수익률은 6.75%(잠정)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수익금은 62조8000억, 기금 설립 이후 누적 운용수익금은 514조1000억, 기금평가액은 968조297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로는 역대 최고인 12%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은 오는 3월 최종 집계를 마치고 정확한 지난해 수익률을 공개할 예정이다. /자료=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이에 따라 연간 수익금도 처음 100조원을 넘어섰으며, 전체 적립 기금 규모도 1000조원을 돌파했습니다. 다만, 정확한 국민연금 수익률은 오는 3월 최종 집계를 마치고 공개될 예정입니다. 앞서 공단은 지난해 10월 기준(잠정) 연금 기금의 수익률이 ▲금융 부문 6.76% ▲해외 주식 13.51% ▲채권 투자 6.91% ▲대체투자 8.18%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공단의 성과급 걱정까지 하게 된 국민연금 기금의 수익률은 지난해 국내외에서 불어온 주식시장 훈풍이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10월 31일 2277.99였던 코스피 지수가 2655.28로 마감하면서 두 달 새 40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미국 증시도 4분기에만 나스닥지수가 43.4% 뛰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13.7%씩 올랐습니다.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2225만411명으로, 2022년 말보다 24만7408명 줄었다. /자료=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2225만411명으로, 2022년 말보다 24만7408명 줄었다. /자료=국민연금공단

하지만 사상 최대 연금 기금 운용수익률과 달리 국민연금 가입자들의 수급액은 ‘노후 안전판’으로는 턱 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연금 공표 통계(2023년 9월 말 기준)에 따르면, 국민연금 중 장애연금과 유족연금을 제외한 ‘노령연금’을 수급하는 사람의 수는 544만753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월 수급액 20만원 미만 11.9%(64만6871명), 20만∼40만원 미만이 38.0%(207만112명)를 차지했습니다. 이들을 합치면 49.9%, 전체 수급자의 절반이 40만원보다 적게 받는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에 40만∼60만원 미만 수급자도 20.4%(111만1명)로, 70.3%의 노인들이 60만원이 안 되는 급여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는 올해 연금 개혁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입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공론화 과정을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함으로써 구체적인 개혁 방안 마련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관계부처 협의체를 통해 국민연금 외에 기초·퇴직연금 등 노후 소득 보장 체계의 개편 방안도 함께 논의할 예정입니다.

누리꾼들은 국민연금 기금의 누수 우려와 함께 손실을 보지 않는 운용 능력을 주문하고 있다. 사진은 전주시 덕진구에 자리한 국민연금공단. /사진=뉴스웰DB
누리꾼들은 국민연금 기금의 누수 우려와 함께 손실을 보지 않는 운용 능력을 주문하고 있다. 사진은 전주시 덕진구에 자리한 국민연금공단. /사진=뉴스웰DB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앞서 소개한 대로 연금 기금의 누수 우려와 함께 손실을 보지 않는 운용 능력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미국 주식이 올랐으니 오른 건데 떨어질 때는 확 떨어지겠지. 800조(원)로 4% 배당만 받아도 32조다. 국가기관은 세금을 어떻게 계산하는지 모르겠다만 빼면 약간 빠지겠지. 작년 손실액에 조금 더 번 거 아니냐?”(appl****) “돈 벌면 성과급 잔치, 손해 보면 수급 연령 연장. 김선달도 울고 가겠네!!”(ibiz****) “성과급 잔치하려면 손해 났을 때 책임 부담도 해(져)야 하는 것 아닌가. 손해났을 때 세금으로 채울 생각 마라”(lghb****) “돈 많이 버셨으니 전 탈퇴하면 안 될까요? 수익률이 국민연금보다 안 좋더라도 수십 년 후에 ‘확실히’ 받을 수 있는 개인연금에 원금 올인하고 싶거든요”(tgwp****).

한편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수인력 유치를 위해 성과급 등 보수 수준 합리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한 달여 뒤인 지난해 11월 28일 국민연금 노조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날 하루 파업에 돌입한 노조가 직무급제 저지와 함께 내세운 것은 ‘연금 공공성 강화’였습니다. 그들의 주장입니다.

“(정부가 한 달 전 내놓은 제5차 국민연금 종합 운영 계획안인) 확정기여(DC형) 방식 전환은 국민연금 운영 원리를 사적연금과 같게 만드는 것으로 사실상 연금 민영화다. (전환 시) 국민연금 급여가 대폭 삭감돼 노후 소득 보장을 불가능하게 하고 다수 국민이 노후 파탄에 이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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