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에 수억대 연봉, 기사 딸린 ‘고문’ 맡긴 임종룡의 과도한 전관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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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에 수억대 연봉, 기사 딸린 ‘고문’ 맡긴 임종룡의 과도한 전관예우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3.11.1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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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감축한다더니… 없던 자리 만들어 4억대 연봉에 업무 추진비 제공
손태승, 재단 이사장직도 유지… “회사에 손해 끼친 경영진 예우 부적절”
우리금융그룹 본사. /우리금융
우리금융그룹 본사. /우리금융

라임사태 등 경영 책임 논란을 안고 불명예 퇴진한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이 여전히 우리은행 고문으로 있으면서 수억대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손 전 회장을 위해 만든 ‘우리은행 고문’이라는 자리가 이전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임종룡 회장이 예우 차원에서 급조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사고 있다.

이로 인해 그룹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고 물러난 손 전 회장에게 수억대 연봉의 고문을 맡긴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은 물론, 없던 자리까지 새로 만들어 특혜를 준 것과 다름없는 임 회장을 향한 비난이 거세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이 지난 3월 퇴임한 손태승 전 회장에게 우리은행 고문자리를 신설하고 연봉 4억원에 달하는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계약이 2년인데다, 매달 업무추진비로 1000만원을 별도로 받아 손 전 회장은 10억원이 넘는 돈을 챙길 뿐 아니라 사무실과 차량, 기사 등도 제공 받는다.

지금까지 우리금융 회장이나 우리은행장이 퇴임한 후 카드 등 자회사 고문으로 간적은 있지만, 우리은행 고문으로 간 적은 한번도 없었다. 결국 임 회장이 손 전 회장을 위해 우리은행에 처음으로 고문직을 신설하고 과도하게 예우한 것이란 얘기다.

또 지난 7월 퇴임한 이원덕 전 우리은행장도 손 전 회장과 같은 우리은행 고문 계약을 맺고 2억8000만원 연봉에 매달 50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받는 사실이 드러났다.

주요 금융그룹은 전임 CEO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1~2년 그룹 고문역을 맡기는 게 관례이긴 하다. 하지만 손 전 회장의 경우 내부통제 부실로 인한 DLF(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와 라임펀드 사태 등으로 중징계를 받은 데다 은행에 막대한 손실을 안겼다. 또 CEO로 재직 중이던 지난해 700억원대 횡령사고에 대한 책임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손 전 회장과 이 전 은행장이 퇴임 후 자회사도 아닌 우리은행 고문으로 있다는 사실은 은행 내부에서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접한 내부에선 “전혀 몰랐던 사실”이라며 비용구조 효율화를 내세워 임원 대상 업무용 차량 기사까지 없앤 임종룡 회장의 이율배반적 행태를 꼬집었다. 한 손에 비용감축 카드를 꺼내 들고 뒤로는 사측에 치명적 타격을 입히고 물러난 전관을 예우하기 위해 없던 자리까지 새로 만들어 주는 게 적절했냐는 지적이다.

우리다문화장학재단 홈페이지에 손태승 이사장의 인사말이 게재돼 있다.
우리다문화장학재단 홈페이지에 손태승 이사장의 인사말이 게재돼 있다.

손 전 회장에 대한 예우는 우리금융이 운영하는 재단 이사장직 유지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손 전 회장은 퇴임 후에도 우리다문화장학재단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통상적으로 장학재단 이사장은 현직 회장이 겸직해왔다. 손 전 회장의 임기는 2025년 3월까지로 돼있다.

한편 우리금융 측은 고문 선임에 법적 결격 사유나 자격 요건은 없다며 손 전 회장의 경우 자회사 설립, 현장 경영 등 그룹 전반에 걸친 자문을 받기 위해 고문으로 선임했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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