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빨대’ AIA생명, 보험시장 흐리는 미꾸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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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빨대’ AIA생명, 보험시장 흐리는 미꾸라지?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3.09.0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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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자금 앞세워 파격 스카우트… 한 곳에서 300명 퇴사하기도
업계 “법적 대응 검토”… 당국도 자제 당부 속 ‘불완전 판매’ 촉각
네이슨 촹 AIA생명 대표. /사진=AIA생명

AIA생명보험이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 영업조직을 확대하면서 대면채널에 이어 TM채널에서도 설계사 빼가기에 열을 올리고 있어 업계가 강력 반발하며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A생명은 네이슨 촹 대표 취임 1년과 함께 지난달 자회사 GA ‘AIA프리미어파트너스’를 출범을 앞두고 과도한 정착지원금을 제공하며 외부에서 설계사 수백명을 영입해 업계의 눈총을 받은 바 있다. 또 무리한 인력 스카우트 방식이 결국 승환계약 유도 등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금융당국도 자제를 당부하며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AIA생명은 TM채널 설계사 스카우트를 위해 오는 10월 위촉대상자까지 위촉축하금으로 전직 평균수당에 따라 최대 1200만원까지 보장하고 있다.

AIA생명은 우수경력자 대상으로 전직 6개월 평균 수당 500만원인 TM설계사에게 2개월 동안 최대 1000만원을 지급하고, 평균 수당 400만원 이상인 TM설계사에게 최대 800만원, 300만원 이상 600만원, 200만원 이상 400만원을 지급한다.

또 실적에 따라 입사 후 2~13차월까지 매월 최대 200%를 추가로 지급하며, 추가로 4차월까지 누적 100만원 달성 시 시상금 100만원, 7차월까지 200만원 시 100만원, 10차월까지 300만원 시 100만원, 13차월까지 400만원 시 100만원, 16차월까지 500만원 시 100만원으로 총 500만원의 추가 시상도 제공하고 있다.

일반 경력직과 신입 설계사를 대상으로는 1차월에 실적과 상관없이 150만원의 교육비를 일괄 지급하며, 2~7차월까지 매월 최대 200만원의 수당을 보장하고 있으며, 8~13차월까지 최소 실적 충족 시 매월 최대 100%의 추가 수당이 지급된다.

공태식 AIA프리미어파트너스 대표. /사진=AIA생명
공태식 AIA프리미어파트너스 대표. /사진=AIA생명

이처럼 지원금이 기존 GA시장의 관행(20~50%)보다 두배 이상 높다 보니 설계사들이 대규모로 이동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GA 한 곳에서만 300명의 인력이 유출되기도 했다. AIA생명의 자회사 GA 초대 대표로 선임된 공태식 대표도 GA에서 영업조직을 총괄했던 부사장 출신이다.

설계사 이탈 사태를 겪고 있는 일부 보험대리점은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을 알려졌다.

일부 GA는 이 같은 과도한 인력 영입방식이 모집 질서를 흔들고 공정거래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공정거래법 제47조에서는 자회사 등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 이익제공을 금지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정상적 거래 조건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와 회사에 상당한 이익이 될 사업 기회를 제공하는 행위 등이다.

설계사 인력을 빼앗긴 한 GA 관계자는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는지 내부 검토 중”이라며 “AIA생명이 회사의 이익 증대를 위해 과도한 비용을 자회사 GA에 투입하고, 자회사가 이를 타사 인력 영입 비용으로 활용한 것이 정당한지 확인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설계사들의 대이동으로 인해 결국 금융소비자에게 악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우려도 하고 있다. 무리한 스카우트로 승환계약 유도 등 불완전판매가 발생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승환계약은 보험설계사가 소속을 옮길 때 기존 보험계약을 해지한 후 새 보험을 가입시키는 행위로 일명 갈아타기라고 불리는데 이번 사례처럼 설계사들이 대거 이탈하는 경우 소비자들의 보험까지 무리하게 승환을 유도하는 불완전판매가 무더기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도 이번 사안이 불완전판매로 대거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주시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미 AIA생명 측에 부당한 스카우트를 자제하라고 권고한 상태이지만 결국 개별사의 채용 관련 부분이기 때문에 명확하게 규제할 근거는 없다”며 “다만 이같은 리쿠르팅 방식은 약 6개월에서 1년 정도 후에 승환계약 유도등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금융소비자들의 피해 여부를 파악해 현장검사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AIA생명의 부당 스카우트 논란은 2012년에도 제기된 바 있다. AIA생명은 메트라이프생명과 ING생명 등 타 보험사 설계사를 무리하게 영입했다는 이유로 소송전을 벌여 손해배상으로 6억원을 지급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AIA생명 대표로 취임한 네이슨 촹 CEO는 1988년생으로 본사에서 초고속 승진을 거쳐 35세에 한국으로 부임하자 내부조직을 재정비하고 AIA그룹의 강점인 대면 설계의 전문성 강화에 힘을 쏟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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