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아들 ‘일본인 신유열’과 유승준의 ‘병역 미필’이 다른 이유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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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동빈 아들 ‘일본인 신유열’과 유승준의 ‘병역 미필’이 다른 이유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3.08.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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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강점 롯데 ‘3세 승계’ 시동… 국적·병역기피 ‘거버넌스 리스크’ 국민감정 악화 가능성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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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연예 시장에서 인기를 얻으며 큰돈을 벌다가 병역의무를 기피하려고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는 이유로 국민적 손가락질을 받고 한국 정부로부터 입국비자를 거부당한 가수 유승준. 그는 병역 입영 의무가 존속하는 연령인 38세가 지난 해인 2015년에 입국비자를 신청했으나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국 총영사관은 또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유승준 입국비자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반대 여론이 들끓었기 때문인데, 유승준은 발급 거부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았으나, LA 총영사관의 비자 발급 거부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유씨의 병역의무 면탈은 국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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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국가 안보가 대부분 청년의 젊은 날을 희생하는 병역의무를 근간으로 지탱하는 대한민국에서 병역의무는 신성에 가까운 영역이며, 더럽혀서는 안 되는 국민적 가치 영역이다. 그러나 ‘대부분’이라고 제한한 이유는 불행하게 금력 또는 권력을 가진 사회지도 계층 일부가 버젓이 병역을 기피하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렇게 부조리한 ‘사회적 차별 대우’에 유승준씨는 억울할 수 있다.

유승준씨 처지에서 롯데그룹 일가는 차별 대우의 대표적인 사례임이 틀림없다. 최근 롯데가 3세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씨의 등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 한화, LG 등 주요 재벌 그룹이 3세 경영에 본격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롯데그룹도 총수 승계 작업에 조심스럽게 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아킬레스건은 ‘친일 색채’인데, 지난 정권까지는 3세 경영을 전면적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신유열씨가 여전히 일본 국적을 가지고 있고 그의 부인도 일본인인 전형적인 일본 가계를 가지고 있어서였을 것이다. 신유열씨는 유치원부터, 초·중·고교를 일본 아오야마에서 다니고 게이오대학을 졸업한 후 노무라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이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학 석사과정(MBA)을 마쳤다. 신유열씨의 이러한 성장과 결혼, 사회진출 과정은 그의 아버지인 신동빈 회장과 거의 판박이다.

롯데는 고 신격호 회장이 1948년 일본에서 껌을 주력으로 사업을 시작한 유통 중심 그룹이다. 신격호 회장은 아베 신타로 전 외무상,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와 인연이 있었으며 한일 국교 정상화를 막후에서 도운 것으로 알려진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1967년 롯데제과를 세우며 한국에 진출했으나 지금도 지배구조의 정점에는 일본 기업들이 있다. 이러한 사실은 2015년 ‘롯데 형제의 난’이라 불리는 경영권 분쟁을 통해 알려졌다. 이후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2022년 5월에는 비밀에 싸였던 롯데그룹의 일본 지분이 구체적으로 공개됐다. 국민 인식에 롯데의 일본 색이 짙어진 후 2018 한일 초계기 갈등, 한국 대법원 일본 제철 강제 배상 판결에 대한 2019년 일본 정부의 보복성 한국 수출 제재 등 한일 갈등이 불거지자 친 일본 기업 배경은 롯데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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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과 그의 아들 신유열은 전통적인 일본 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와의 관계 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을 것이다. 다만 신동빈 회장은 이중 국적을 가지고 있다가 41세인 1996년 일본 국적을 포기했다. 38세 병역의무가 해제된 이후 시점으로 추측된다. 그는 국적 포기 이듬해인 1997년 롯데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그의 그룹 승계 과정으로 추측할 때 신유열도 신동빈 회장과 유사한 경로를 갈 것으로 보이는데, 1986년 출생인 신유열은 아직 일본 국적을 가지고 있는데, 아버지 신동빈 회장 사례를 미뤄보면 만 39세가 되는 2025년 이후에 경영 전면에 나서기 위해 일본 국적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신유열은 2020년 일본 롯데와 일본 홀딩스 부장으로 롯데그룹에 발을 들였다. 2021년 롯데상사를 거쳐 2022년 5월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보, 7월에 일본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 8월에 LSI 대표이사, 연말에 한국 롯데케미칼 상무를 겸임했다. LSI-롯데파이낸셜-롯데케미칼은 상하 계열관계다. 신유열이 몸을 담자마자 2023년 3월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2.7조 원에 인수하며 2차 전지 산업에 진출했다. 과도한 투자가 롯데건설 부동산 PF 문제와 겹치며 그룹은 자금 위기로 휘청이는 가운데 신유열 상무의 롯데그룹 경영 역정에는 무게가 더해지고 있다.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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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미래 파트너로 관계 설정을 하고 제반 정책을 추진하는 윤석열 정부에서 롯데그룹은 운신의 폭이 넓어졌음을 통감할 것이다. 지난 광복절에 정부는 국정 농단과 연루된 뇌물 사건으로 2년6개월 징역형에 집행유예 4년을 받은 신동빈 회장을 사면했다. 신동빈 회장은 일본 관계에서 롯데가의 지원이 필요한 정부와 상호 협력하며, 현 대통령 임기인 2027년까지 일본 국적 신유열 상무의 3세 경영 승계 과정의 상당 부분을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현 정부 출범 이후 신유열 상무의 행보가 바빠지고 있다. 신유열 상무는 지난해 8월 신동빈 회장 베트남 출장 동행, 9월 롯데-노무라 교류회 참석에 이어 올해 7월 18일 전격적으로 그룹 사장단 회의 격인 VCM(Value Chain Meeting)에도 참석했다. 누가 봐도 롯데 후계 구도가 선명하게 드러난 행보다.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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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일본 색 문제는 친일 지향 행정부와의 밀착으로만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국 롯데그룹에 수익을 제공하는 것은 한국 국민의 수요인데, 현 정부의 국민 설득 과정을 생략한 일방통행식 친 일본 정책 추진으로 상당한 국민의 반일 감정이 격해지고 있다. 일본 강제 징용 배상 등 역사 갈등 부각에 이어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는 반일 정서를 국민 안전 문제로 키울 가능성이 크다. 반일 정서 게이지는 역사상 최고 수치를 나타낼 수 있어 이러한 상황은 친일 색채가 짙어진 롯데그룹에는 위협적이다. 또한 신동빈-신유열로 이어지는 병역 미필 문제는 잘못하면 유승준 사태보다 더 걷잡을 수 없는 국민감정 악화를 불러올 수도 있다. 롯데그룹 신용평가 하락 이후 자금 위기설이 나도는 가운데 거버넌스 리스크가 더해지면 신용평가 회사가 다시 한번 롯데그룹에 대해 심각한 재평가를 해야 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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