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 갈림길’서 다시 불붙은 쌍용차 인수전, 승자는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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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 갈림길’서 다시 불붙은 쌍용차 인수전, 승자는 ‘돈’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2.04.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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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그룹·KG그룹·파빌리온PE 3파전 치열… 결국 자금력이 새 주인 결정
자산 매각 가치 극대화하기 위해 매수인과 수의계약 체결한 뒤 공개 입찰 예정
청산 위기에 처했던 쌍용자동차가 인수 후보들이 몰려들면서 회생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다. /사진=쌍용자동차
청산 위기에 처했던 쌍용자동차가 인수 후보들이 몰려들면서 회생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다. /사진=쌍용자동차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 매각이 무산된 후 청산 위기에 처했던 쌍용자동차에 회생의 불씨가 타오르고 있습니다. 에디슨모터스와 매매 계약 해지 후 쌍방울그룹에 이어 KG그룹, 그리고 최근엔 국내 사모펀드 파빌리온프라이빗에쿼티(PE)가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다시 불이 붙은 것입니다.

여기에 법원으로부터 쌍용차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이 10월 16일까지 6개월 연장되면서 인수전에 탄력이 붙었습니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인수를 위해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에 인수 의향을 전달한 곳은 쌍방울그룹, KG그룹, 파빌리온PE 등 3곳입니다.

가장 먼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쌍방울그룹인데요. 지난 1일 쌍방울그룹은 그룹의 특장차 계열사인 광림을 중심으로 쌍용차 인수를 위한 의향서를 EY한영회계법인에 제출했습니다. 쌍방울그룹은 광림 컨소시엄으로, 광림·쌍방울·나노스 그리고 KH그룹의 KH필룩스가 참여합니다.

문제는 자금력인데요. 쌍방울그룹이 쌍용차 인수 의향서를 전달할 당시에는 자금력 동원에 큰 문제가 없는 듯 보였습니다. 지난해 이스타항공 인수 추진 당시 1000억원대의 자금을 이미 확보한 상태인데다, 여기에 다른 계열사까지 추가로 참여하면 인수자금 마련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쌍방울그룹 측도 “지난해 이스타항공 인수전 때 마련한 실탄이 있고 그룹 내 상장사가 7개가 되다 보니 자금조달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돌발 변수가 생겼습니다. KB증권이 쌍방울그룹의 쌍용차 인수자금 조달 참여 계획을 철회한 것입니다. 인수자금의 절반을 담당하기로 했던 KB증권이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쌍방울그룹의 쌍용차 인수 추진에 차질이 생긴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옵니다.

이에 대해 쌍방울그룹 측은 “KB증권 외에도 논의 중인 기관투자자들이 있다”며 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KG그룹도 쌍방울그룹에 이어 지난 13일 EY한영 측에 사전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습니다. KG그룹은 동부제철 인수 당시 손잡았던 사모펀드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쌍용차 인수를 추진할 방침입니다.

자금력에 있어서도 쌍방울그룹보다 낫다는 평가입니다. 사실상 그룹의 지주회사인 KG케미칼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636억원, 유동자산은 1조8855억원 수준입니다.

쌍용차 인수에는 최소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관측됩니다. 당장 부담해야 할 회생담보권 및 회생채권이 4000억원, 공익부채 3000억원, 운영자금 3000억원 등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KG그룹의 현금성 자산만을 놓고 보면 1조원이 넘는 자금이 필요한 쌍용차 인수에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KG ETS의 매각 대금 5000억원이 하반기 중 납입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쌍용차 인수자금 마련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파빌리온PE도 오는 18일 EY한영에 인수 사전의향서를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파빌리온PE는 지난해 전기차업체 이엘비앤티와 컨소시엄을 꾸려 쌍용차 인수에 뛰어들었지만,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 밀려 고배를 마신 바 있습니다. 재도전하는 것인데요. 이번에는 안정적 자금조달을 위해 국내 대형금융기관과 손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아직 정확한 자금 동원력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한편 쌍용차의 매각은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자금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했기 때문으로 전해집니다.

스토킹 호스는 인수 예정자를 선정해 놓고 별도로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하며 입찰 무산 시 인수 예정자에게 매수권을 주는 매각 방식입니다. 즉, 자산 매각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매수인과 수의계약을 체결한 뒤 공개 입찰을 거치는 방식입니다.

청산 위기에서 다시 매각에 불이 붙은 쌍용차가 누구의 품에 안길지 업계의 이목이 쏠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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